마법사 제이든 군의 일일


 단장은 제이든 군이 제 방에서 나와, 마루 끝에 놓인 장화를 신고, 기둥 못에 걸린 망토를 꺼내 들고 문으로 향하여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어디 가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대문 앞까지 나간 제이든 군은, 단장의 말을 듣지 못하였는지도 모른다. 또는 제이든 군의 대답 소리가 단장의 귀에 까지 이르지 못하였는지도 모른다. 그 둘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 단장은 이번에는 밖에 까지 들릴 목소리를 내었다.


 “오늘 신결 데이니 일찍 들어오너라.”


 역시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대문이 소리를 내어 열려지고, 또 소리를 내어 닫혀졌다. 단장은 얇은 실망을 느끼려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려 한다. 대문 소리만 크게 나지 않았으면, 제이든 군의 '네' 소리를, 혹은 들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성 친구를 갖지 않은, 스무 살짜리 용병은 늙은 단장에게는 온갖 종류의 근심 걱정거리였다. 우선 낮에 한번 집을 나서면 그는 밤늦게나 되어 돌아왔다. 전자 계집이 그려진 마법 교본을 들고 다니는 걸 봐선 학교에 가는 것 같은데, 학교가 그렇게 늦게 끝날 리 만무하다. 그런다고 친구와 다니는 걸 본 적도 없다. 괜히 밤 거리를 돌아다니다 무뢰배한테 얻어맞지 않을까 걱정이다. 원체 체력이 좋아서 맞아도 죽진 않겠지만… 밤에 들어와선 방에 틀어박혀서 만화책이나 본다. 눈깔 큰 전자 계집밖에 안 보인다. 대체 이 녀석은 밖에서 뭘 하고 다니는 걸까?



 제이든 군은 집을 나와 발걸음이 향하는 곳으로 걸어가며, 단장에게 단 한마디 '네'하고 대답 못했던 것을 뉘우쳐 본다. 하기야 대문을 여닫으며 제이든 군은 '네' 소리를 목구멍까지 내어 보았지만, 대문과 안방과의 거리는 제법 큰소리를 요구하였고, 그리고 공교롭게 활짝 열린 대문 앞을, 때마침 세 명의 여고생이 웃고 떠들며 지나갔다. 여고생은 제이든 군을 보자마자 흠칫 놀랐고, 제이든 군 역시 마찬가지다. 이내 여고생의 눈빛에 무어라 표현키 난처한 경멸이 드러나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네’ 소리도 소멸되었다.


 마법 학교에 가는 길은 언제나 멀게 느껴진다. 졸업반 딱지를 단지도 어언 2년. 동기들은 벌써 사회에 나가 4성, 5성을 달고 마법을 부리고 있다. 망토 속 감춰진 별 세 개. 그저 하찮게 느껴지는 주홍 글씨다. 어젯밤 여섯 개의 별을 달고 당당히 마법을 부리는 꿈을 꿨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죽을 때까지 마법 학교를 졸업할 수 있을 지나 의문이다. 늙은 단장의 굽은 허리를 펴주긴 커녕 더욱 꺾는 현실이 괴롭다. 사무치는 현실에 시선은 아래로. 오른손에 들려 있는 나의 그녀. ‘체리와 함께 하는 즐거운 마법 강의’ 체리… 넌 항상 웃는 구나. 뚱뚱하고, 못 생기고, 하찮고, 볼품없는 날 보고도 웃는 구나. 나도 웃을게. 스마일…! 헤프게 웃는 제이든 군을 본 시민들이 한심하다는 시선을 보낸다. 물론 제이든 군은 개의치 않는다. 그의 머릿속은 온통 체리 뿐…


 오래 지나지 않아 제이든 군은 마법 학교에 다다랐다. 곳곳에 뾰족 모자와 망토를 입은 마법 학생들이 보인다. 제이든 군보다 어린 여학생들이 많다. 괜시리 그의 볼이 붉어진다. 허나, 여학생들은 그를 무시했다. 무시보단 회피 쪽이 가깝다. 이따금 그와 눈이 마주치면 얼른 시선을 돌린다. 죄를 지은 적은 없지만, 묘하게 죄수가 된 기분. 그도 바보는 아니라 학생들이 자길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추 알고 있다. 그래서 굳이 다른 학생들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무고한 죄인이 교정을 넘는다.


 제이든 군은 교실로 들어갔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재잘재잘 떠들고 있다. 그는 괜히 고개 숙이며 자신의 자리로 향했다. 이내 멈칫한다. 누군가 제이든 군의 책상에 걸터앉은 채 맞은 편 여학생과 떠들고 있다. 어깨에 대충 걸친 백호 로브와 살랑거리는 꼬리, 작고 귀여운 고양이 귀. 얼마 전 전학 온 수인 유리다. 제이든 군은 자리에 서서 빤히 유리를 쳐다봤다. 맞은편 여학생이 유리에게 속삭인다.


 “자리 주인 왔다. 비켜 드려.”


 그러자 유리가 휙 하고 고개를 돌린다. 제이든 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한마디 툭 뱉는다.


 “뭘 봐, 뚱땡아.”


 제이든 군은 당황했다. 유리는 수인 출신이라 예의범절을 배우지 못한 것일까? 이리 생각하며 어색한 미소를 짓는다.


 “저… 저기. 거긴 내 자린데 비켜주겠니?”


 유리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고양잇과 맹수 특유의 먹이를 노리는 눈빛 같았다.


 “내가 먼저 와서 앉았으니까 이젠 내 자리야!”


 제이든 군은 상급 기절을 맞은 듯 얼이 나갔다. 맞은 편 여학생이 눈치 보며 말한다.


 “얘… 아무리 그래도 선배인데 너무 그러지 마.”


 유리가 언성을 높였다.


 “선배 그딴 게 어디 있어! 뚱뚱하고 무능하니까 졸업을 못한 거지. 저 뚱뚱한 덩치로 칠판을 다 가려서 수업도 못 들어!”


 멍한 와중에 제이든 군은 생각했다. 뚱뚱한 거랑 졸업을 못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그러든 말든 유리는 계속 그를 몰아붙였다.


 “꺼져, 뚱땡아! 내 말 안 들려? 귀까지 살 찐 거야?”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제이든 군은 한 마디 하려 했지만, 귀여운 여학생에게 차마 심한 말은 할 수 없기에 웃어 넘겼다.


 “미, 미안해. 그럼 뒤쪽으로 갈게.”


 “꺼져 버려!”


 “허허…”


 제이든 군은 터벅터벅 교실 뒤편으로 물러났다. 처량한 뒷모습. 입은 억지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가엔 작게 눈물이 고인다.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제이든 군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유리의 날카로운 말만 머릿속에 맴돈다.


 ‘뚱땡이, 꺼져, 무능해!’


 그러는 동안 시간은 흘러, 점심이 됐다. 제이든 군은 다른 학생이 전부 나간 후에야 홀로 일어나 식당으로 걸어갔다. 터벅터벅 힘없는 발걸음. 창밖의 지저귀는 새들조차 그를 비웃는 것 같다. 최대한 늦게 식당에 갔지만 아직도 줄이 있다. 줄 서던 학생들이 제이든 군을 힐끔 쳐다본다. 혐오스러운 걸 본 듯 표정이 굳는다. 기이한 침묵이 흐른다. 제이든 군은 이 침묵이 너무나 싫었다. 차라리 대놓고 욕을 하는 유리가 나을 지도 모른다. 욕도 일종의 관심이 아닌가? ‘욕데레 유리쨩?’ 헛된 망상. 입가엔 미소가 흐른다. 얼굴이 붉어진다. 그럴수록 주변 학생들의 혐오감은 커져간다. 침묵을 깨고 곳곳에서 술렁거림이 들린다.


 “왜 웃는 거지? 기분 나빠.”


 “어머, 별 꼴이야. 침까지 질질 흘리고 있잖아.”


 “우웩! 아, 밥 맛 다 떨어졌어.”


 역시나 제이든 군은 주위 반응에 개의치 않았다. 자신만의 상상 속에서 행복한 그림을 그리며 웃는다. 행복한 사나이 제이든 군. 씩씩하게 밥을 먹고 기운을 냈다.



 마법 학교는 제이든 군에게 있어 따분한 곳이다. 말 걸어주는 친구 하나 없고, 수업도 재미없다. 수업이 끝날 시간 만을 기다린다. 학교라는 족쇄가 풀리면 천국이 기다리고 있다. 제이든 군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운다. 그 순간, 강의 중이던 마법 선생이 제이든 군을 지목했다.


 “거기, 구석탱이 마법사! 너 말이야 너!”


 제이든 군은 움찔 두리번거리다 대답했다.


 “예? 저요?”


 “그래, 임마. 강의 중에 뭘 그리 실실 웃나? 응?”


 교실 안 모든 시선이 제이든 군에게로 향했다. 긴장한 나머지 제이든 군은 말을 더듬었다.


 “저… 저… 그냥… 음…”


 “말도 똑바로 못하나! 그래, 마법에 자신이 있으니 수업 따윈 안 들어도 된다 이거지? 그러면 실력을 보여 봐!”


 제이든 군은 갸웃했다.


 “네?”


 “앞으로 나와서 마법 한 번 부려보라고!”


 “아… 알겠습니다.”


 제이든 군은 자신의 마법봉을 들고 교실 앞으로 뒤뚱뒤뚱 걸어갔다. 그리고 마법 선생의 옆에 서서 물었다.


 “어떤 마법을 쓸까요?”


 “자신 있는 걸로 아무거나 해봐.”


 “네… 넵! 어… 염동 마법으로 ”


 제이든 군이 마법봉을 바로 잡았다. 눈을 감고 집중을 한다.


 ‘배운 대로만 하면 돼. 체리… 나한테 힘을 줘!’


 마법봉에서 녹색 빛이 발한다. 이내 그의 앞에 있던 칠판 지우개가 위로 떠올랐다. 마법 선생이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오? 제법인데.”


 그런데 제이든 군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이마엔 식은땀이 흐른다. 그가 나지막이 말한다.


 “체리… 체리쟝… 더 이상은 무리야!”


 마지막 외침과 함께 칠판 지우개가 튕겨져, 엄청난 속도로 교실을 갈랐다. 칠판 지우개는 정확히 유리에게로 향했다. 하필 유리는 그때 창밖을 보고 있었다. 옆에 있던 여학생이 외쳤다.


 “유리야! 위험해!”


 이에 유리가 고개를 휙 돌렸다. 그와 동시에 칠판 지우개가 그녀의 얼굴을 강타했다. 기묘한 단말마.


 “브!”


 불의의 기습을 당한 유리가 고통스러워했다. 그녀는 겨우 고개를 들었다. 예쁜 얼굴에 퍼렇게 멍이 들고, 코피까지 흐른다. 유리의 눈빛이 맹수처럼 돌변했다.


 “누구야… 어떤 자식이 던졌어?”


 오금을 저리게 하는 살벌한 목소리. 반 학생들이 덜덜 떨면서 제이든 군을 가리켰다. 제이든 군과 유리의 눈이 마주쳤다. 찢어발길 듯한 저 날카로운 눈빛. 호랑이를 앞에 둔 것 같다. 제이든 군은 원초적 공포를 느꼈다. 유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서서히 앞으로 향했다.


 “뚱땡이… 그렇게 죽고 싶은 거야? 좋아, 없애줄게.”


 살벌한 분위기에 마법 선생이 나서서 그녀를 말렸다.


 “저기, 유리 양. 고의로 그런 게 아닐 거야. 너그럽게 용서를…”


 “꺼져!”


 “끄악!”


 유리는 가볍게 마법 선생을 날려버리고 제이든 군 바로 앞에 섰다.


 “뚱땡이, 유언이 뭐지?”


 제이든이 벌벌 떨며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유언 접수 완료.”


 유리가 감춰뒀던 날카로운 손톱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제이든 군을 마구잡이로 할퀴었다. 교실… 아니, 학교 전체가 제이든 군의 비명이 퍼졌다.


 “끄아아아악! 사… 살려줘! 으아아악!”


 겨우 일어난 마법 선생이 외쳤다.


 “저러다 진짜 죽겠다! 얘들아, 어서 유리를 말려!” 


 학생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머뭇거렸다. 유리의 기세가 워낙 사납고, 딱히 제이든 군을 구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마법 선생이 직접 완드를 꺼냈다.


 “거기까지다! 구속 감전!”


 완드 끝에서 전격이 튀어나왔다. 전격은 긴 밧줄처럼 뻗어 유리의 몸을 감쌌다. 전격에 묶인 유리는 찌릿찌릿 감전 당했다.


 “으읏! 죽일 거야, 죽일 거라고! 어흥!”


 유리는 감전되는 와중에도 끝까지 제이든 군을 할퀴었다. 마지막 일격은 제이든 군 얼굴에 큰 상처를 냈다. 


 “크어억!”


 단말마와 함께 제이든 군은 의식을 잃었다. 감전 당한 유리 역시 그 옆에 쓰러진다.


 "브…"


 어두운 교실 안, 제이든 군은 자리에 앉아 만화책을 보고 있었다. ‘슬라임 걸과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걸까?’ 제목부터 비범하다. 제이든 군은 침까지 흘리며 만화를 열독한다.


 “히히… 슬라임 걸쨩… 너무 귀여워.”


 제이든 군은 문득 허공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슬라임 걸이 내 눈 앞에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순간, 그의 주변에 번쩍하고 빛이 났다. 허공에 균열이 생기더니 이내 무지개색 슬라임을 든 소녀가 나타났다. 제이든 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지, 진짜 슬라임 걸이 나타났어? 세상에…”


 제이든 군 앞에 선 슬라임 걸이 빙긋 웃으며 말한다.


 “반갑습니다! 전 소원을 들어주는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랍니다. 불행한 일상을 보내는 당신을 구원하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제게 소원을 비세요. 무엇이든 들어드릴게요!”


 제이든 군은 믿기지 않는지 눈을 비볐다. 이내 그의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거야?”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 씩씩하게 끄덕였다.


 “물론이죠, 어떤 소원이든!”


 제이든 군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다면 말이지…”


 잠시 후, 레인보우 슬라임 걸의 옷이 하얀 원피스에서 메이드 복으로 바뀌었다. 졸지에 메이드가 된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런 게 소원인가요?”


 제이든 군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흐흐… 소원 들어주는 나만의 메이드 슬라임 걸… 정말 최고라능!”


 흥에 겨워 두 손을 번쩍 든 제이든 군. 그 손에 지나가던 남학생이 얻어맞았다. 반에서 성격 더럽기로 유명한 양아치 코자크였다. 코자크가 제이든 군의 머리를 잡고 말했다.


 “선빵 쳤냐?”


 제이든 군은 겁에 질려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미안해.”


 “때려 놓고 미안하다고? 오케이.”


 코자크가 제이든 군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곧바로 주먹으로 턱을 강타했다.


 “분노의 일격!” 


 “컥!”


 제이든 군은 교실 저 멀리 나가 떨어졌다. 형편없이 쓰러진 제이든 군을 향해 코자크가 비꼬듯 말했다.


 “때려놓고 미안하다고 했으니, 나도 똑같이 한다. 야, 미안해.”


 쓰러져 있는 제이든 군에게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 다가왔다.


 “저기… 괜찮으세요?”


 제이든 군은 쓰러진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가 눈을 감으며 말했다.


 “레인보우 슬라임 걸,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지?”


 “네, 말씀만 하세요.”


 “나… 강해지고 싶어.”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 부드러운 미소 지었다.


 “드디어 소원다운 소원을 비셨군요. 좋아요, 당신을 강하게 만들어 드릴게요.”


 레인보우 슬라임에서 빛이 솟는다. 푸르스름한 빛은 공중을 맴돌다 제이든 군 몸속으로 들어갔다. 직후 제이든 군이 벌떡 일어났다.


 “이건… 몸이 개운해! 푹 자고 일어난 듯한 상쾌함이야!”


 레인보우 슬라임 걸이 말했다.


 “잠재된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어요. 당신은 마력은 평범하지만 체력이 우월해요. 이를 이용해 체력을 지속적으로 회복시키는 능력과 체력을 통한 공격 마법을 부여했어요.”


 감격한 듯 제이든 군 눈가에 눈물이 고인다.


 “고마워, 레인보우 슬라임 걸.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하지?”


 “보답은 필요 없어요. 이건 멸시 받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행복을 잃지 않는 당신에게 드리는 작은 선물이에요. 앞으로도 그 행복을 잘 간직하세요. 그럼, 잘 있어요. 제이든 쿤!”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레인보우 슬라임 걸의 모습은 사라졌다. 주변의 공간도 일그러진다. 어두운 교실이 점점 더 검어지더니 칠흑으로 뒤덮인다. 눈앞에 펼쳐진 어둠, 곧 희미한 빛이 조금씩 들어온다. 제이든 군은 주변을 둘러봤다. 여긴… 보건실이다. 유리에게 정신없이 얻어맞고 보건실로 실려 온 모양이다. 제이든 군은 한숨을 쉬었다.


 “후, 꿈이었나?”


 깨어난 제이든 군을 보곤 보건 선생이 말했다.


 “제이든 군, 깨어났구나! 몸은 좀 어떠니?”


 제이든 군은 자신의 몸을 봤다. 옷이 너덜너덜하게 찢겨져 있다.


 “엉망진창이죠. 하아… 여자애한테 맞고 기절하다니.”


 “아까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죽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하더라. 어쨌든 교장실로 가보렴.”


 제이든 군이 갸웃했다.


 “네? 교장실은 왜요?”


 “교장 선생님이 싸운 걸 들으신 모양이야. 유리 양은 먼저 가 있단다.”


 “싸운 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얻어맞은 건데. 흠, 알겠어요. 저도 가볼게요.”


 “그래, 아프면 또 찾아오렴.”


 “감사합니다.”


 제이든 군은 꾸벅 인사하고 보건실을 나왔다. 그가 떠나고 나서야 보건 선생은 위화감을 느꼈다.


 “잠깐 그러고 보니 제이든 군, 입실 할 때만 해도 얼굴에 큰 흉터가 났었는데… 사라졌어?”


 

 그 시각, 학교 옥상. 학교 양아치, 코자크가 패거리 셋과 노닥거리고 있다. 


 “야야, 아까 그 뚱땡이 쳐 맞는 거 봤지? 하하! 살려 달라고 비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친구이자 부하들이 맞장구친다.


 “그러게 말이야. 크흐흐.”


 “어우 근데 유리 걔 장난 아니더라. 무섭던데.”

 

 부하의 말에 코자크가 고갤 젓는다.


 “여자애한테 쳐 맞다니… 남자 망신 다 시켰어.”


 좋은 생각이 났는지 코자크가 무릎을 탁 친다.


 “그래, 우리가 유리 그 년을 혼내주는 건 어때? 남자의 자존심을 살리는 거야. 겸사겸사 조금 놀아도 주고 말이야.”


 부하들이 놀란다.


 “엥? 아까 못 봤어? 걔 화나면 눈에 봬는 게 없더만.”


 “맞아, 무서워. 난 빠질래.”


 “나도 빼줘.”


 코자크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부하들을 쳐다봤다.


 “이 바보겁쟁이들아! 정면에서 싸우자는 게 아니야. 사람이 머리를 써야지.”

 

 부하들이 물었다.


 “뭐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코자크가 부하들을 가까이 모아 머리를 맞댄 채 말한다.


 “유리는 고양이 수인이잖아. 그러니까 약초실로 가서…”



 한편, 제이든 군은 교장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교장이 자리에 앉아 있고, 유리가 그 맞은편에 있다. 유리는 제이든 군을 보자마자 쏘아봤다. 제이든 군은 그 눈빛을 애써 피하며 교장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교장 선생님. 절 부르셨다고…”


 분홍색 로브에 흰수염이 그윽한 늙은 교장이 손짓한다.


 “그래, 왔는가? 제이든 군. 유리 양 옆에 앉게나.”


 “넵.”


 제이든 군은 유리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앉았다. 교장이 제이든 군을 훑어보며 말했다.


 “다행히 많이 다치진 않은 것 같군. 몸에 상처도 없고… 옷만 찢어졌어.”


 교장의 말대로 옷만 찢어졌을 뿐 몸엔 생채기 하나도 없었다. 이를 본 유리가 흠칫 놀란다. 그녀가 혼잣말 했다.


 “이상하다? 이럴 리 없는데?”


 교장이 점잖은 목소리로 유리에게 묻는다.


 “얘기를 듣자하니 아침에 유리 양이 제이든 군의 자리를 빼앗은 다음, 모욕을 줬다지?”


 유리가 입을 삐쭉 내민다.


 “뒷자리에 있으면 칠판이 안 보여서 먼저 와서 앞에 있던 거예요.”


 교장은 이번엔 제이든 군을 바라봤다.


 “제이든 군, 아무리 그런 일을 당했다 해도 마법으로 칠판 지우개를 얼굴에 던진 건 너무하지 않나?”


 제이든 군은 당황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마법을 쓰다 컨트롤이 잘 안 돼서…”


 교장은 엄숙한 말투로 타일렀다.


 “변명하지 말게나, 제이든 군. 어찌 됐든 두 사람 전부 잘못이 있으니 함께 학교를 청소하고 돌아가게. 한 번 더 교실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킬 경우 엄벌에 처할 테니 그런 줄 알아.”


 “네…"


 “알았어요.”


 제이든 군은 할 수 없이 교장의 처분을 받아들였다. 유리도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끄덕인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방과 후, 학교 전체를 청소하게 됐다.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든 유리와 대걸레를 든 제이든 군이 나란히 서 있다. 유리의 눈이 이글거린다.


 “이게 뭐야! 오늘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는데. 으휴.”


 불만스럽긴 제이든 군도 마찬가지다. 그는 늘 학교가 끝나면 만화 카페에 간다. 그곳에서 저녁 내내 있다가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일상이다. 만화 카페에서 미소녀 만화를 볼 때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싹 풀린다. 게다가 오늘은 ‘마법 소녀 체리’ 신간이 나오는 날이다. 학교 끝나면 뛰어가서 볼 생각이었는데 꼬이고 말았다.


 “청소 다하면 저녁이 되잖아. 으 젠장!”


 한창 청소하던 중, 유리가 주먹을 꾹 쥔다.


 “에이 지겨워! 이딴 청소 후딱 끝내버릴래. 뚱땡이, 뒤나 잘 쫓아와!”


 유리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리곤 날뛰듯이 빗자루를 휘둘러 쓰레기를 쓸어 담았다. 너무 빨라서 눈이 쫓아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는 순식간에 복도 끝까지 쓸고 나갔고, 제이든 군은 멍하니 이를 바라봤다. 복도 저 멀리서 유리의 외침이 들린다.


 “뭐하고 있어! 어서 대걸레로 닦으란 말이야!”


 “아, 알았어.”


 제이든 군은 헐레벌떡 대걸레질을 하며 유리의 뒤를 따랐다. 복도 끝까지 왔지만, 유리는 벌써 위층으로 올라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제이든 군은 계단을 올랐다. 절반 쯤 올라왔을 때, 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야, 너희는? 귀찮으니까 비켜.”


 “비키기 싫다면? 근데 야옹아 너 좀 말버릇이 없다. 혼 좀 나야겠는 걸?”


 유리가 질 나쁜 남학생들한테 잘못 걸린 모양이다. 제이든 군은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조심스럽게 올라가 몰래 상황을 지켜봤다. 유리와 코자크 일당이 대치 중이다. 학교 일진인 코자크와 맞서는데도 유리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오늘 기분도 안 좋으니까 얼른 꺼져. 죽기 싫으면.”


 아까 교장의 엄포가 있어서인지 유리는 말로만 위협했다. 코자크 일당은 물러나지 않는다.


 “까칠한 게 딱 내 스타일인데.”


 “그러게.”


 “너무 귀여워.”


 유리는 슬슬 화가 치밀었다.


 “단체로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코자크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어허 야옹아, 바른 말 고운 말을 써야지.”


 결국 유리는 이성을 끈을 놓았다. 그녀가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렀다.


 “그래, 퇴학시키든 말든 맘대로 해. 다 죽일 거야!”


 코자크의 부하들이 기겁한다.


 “히익, 코자크! 그거 빨리 던져!”


 “아직… 조금만 더 가까이.”


 코자크는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가만히 있었다. 지근거리에서 유리가 손을 뻗는다. 그와 동시에 코자크가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던졌다. 유리는 엉겁결에 얼굴로 날아드는 봉투를 낚아 챘다.


 “뭐야, 이거? 으응…?”


 유리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취한 것처럼 눈이 풀리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헤헤, 뭐지. 왠지 기분이 좋아.”


 코자크가 크게 웃었다.


 “어떠냐! 야옹아, 캣닙이다. 고양이들은 이거에 사족을 못 쓴다지?”


 유리가 움찔했다.


 “캣닙? 으으… 나 고양이 아니야!”


 유리는 손에 들린 캣닙 봉투를 바닥에 집어 던지려 했다. 하지만 손이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봉투를 얼굴에 대어 비볐다.


 “으음. 기분이 좋아. 너무 좋아!”


 유리는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졌다. 그 와중에도 캣닙 봉투에 코를 갖다 대어 킁킁거렸다. 코자크 일당들이 그녀를 둘러쌌다.


 “진짜 이게 먹히네. 신기하다.”


 “봐봐, 내가 뭐랬어. 정신 못 차리는 틈에 묶어서 옥상으로 데려가자.”


 “오케이!”


 코자크의 부하들은 미리 준비한 밧줄로 유리를 묶었다. 유리는 작게 몸부림쳤다.


 “우웅… 하지 마. 놔 줘.”


 힘이 들어가지 않은 몸짓에 불과했다. 코자크가 밧줄에 꽁꽁 묶인 유리를 들어 올렸다.


 “읏차! 꽤 무거운데. 옥상으로 올라가서 재밌게 놀아보자고.”


 “흐흐! 너무 기대 돼!”


 이때, 뒤쪽에서 들리는 외침.


 “그만 둬!”


 숨어 있던 제이든 군이 용기를 내어 나선 것이다. 코자크가 고갤 돌렸다. 제이든 군을 보곤 안심한 표정을 짓는다.


 “제이든이잖아? 마침 잘 됐네. 지금 유리를 벌 줄 생각인데 같이 가서 혼내주자고. 아까 당한 것도 있잖아? 갚아줘야지.”


 제이든 군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이런 비겁한 짓은 용납 못해!”


 코자크가 비웃는다.


 “여자한테 맞고 다니는 놈한테 들을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뭘 어쩔 건데?”


 “유, 유리! 내가 구해줄게! 기다려!”


 눈이 반쯤 풀린 유리가 나지막이 속삭인다.


 “뚱땡이…”


 코자크가 혀를 찼다.


 “쯧쯧, 귀찮게 시리. 얘들아 후딱 해치워라.”


 “오케이.”


 코자크의 부하 셋이 손을 까딱거리며 나선다.


 “외톨이 뚱땡이 주제에 어딜 나데?”


 “만화를 하도 봐서 머리가 돈 거 아냐?”


 “오늘 저녁은 나비탕에 두루치기인가? 하하!”


 막상 나섰지만 제이든 군은 싸움에 자신이 없었다. 그나마 마법을 쓰면 모를까 지금은 손에 쥔 대걸레가 전부였다. 급한 대로 제이든 군은 대걸레를 마구 휘둘렀다.


 “으아아아! 받아라!”


 의외로 효과가 있었다. 다들 당황해서 뒷걸음질 쳤다.


 “우왓! 위험하잖아!”


 코자크가 고갤 저었다.


 “한심한 놈들. 비만 하나 똑바로 못 잡나? 쳇.”


 그는 유리를 바닥에 내려놨다. 그리곤 번쩍 도약하여 제이든 군의 머리를 주먹으로 강타했다.


 “분노의 일격!”


 작지만 파괴력 있는 펀치. 제이든 군은 휘청했다.


 “어억…”


 승리를 직감한 코자크가 몸을 돌렸다.


 “끝. 재미 보러 가자고.”


 “거기 서.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응?”


 코자크가 놀라 뒤돌았다. 제이든 군은 버젓이 서 있었다. 코자크는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정타로 제대로 날렸는데?”


 제이든 군이 씩 웃었다.


 “간지럽지도 않던데?”


 “큭, 뭣들 하고 있어! 조져 버려!”


 코자크 일당이 달려들어 제이든 군에게 린치를 가했다.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뒤에서 목을 졸랐다. 하지만 제이든 군은 아픈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코자크 일당이 때리다 지쳐갔다.


 “헉… 헉… 뭐야, 왜 꿈쩍도 안 하는 거냐고?”


 제이든 군의 눈이 번뜩였다.


 “맞고만 있는 줄 알았겠지만 실은 마력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이젠 내 차례야!”


 제이든 군이 두 손을 들었다. 손끝에 붉은 에너지가 깃들었다. 붉은 에너지는 곧 구체의 형태로 변했다. 그가 코자크를 향해 붉은 에너지 볼트를 날렸다.


 “거인의 일격!”


 "어어?"


 때리다 지친 코자크는 에너지 투사체를 피하지 못했다. 결국 제대로 일격을 얻어맞고 나가떨어졌다.


 “컥!”


 부하들은 경악했다.


 “코… 코자크! 이럴 수가? 천하의 코자크가 저 뚱땡이한테…”


 제이든 군이 목소리를 깔며 말했다.


 “다음은 누구냐? 덤벼라.”


 “으으… 도망 쳐!”


 코자크의 부하들은 대장을 들쳐 업고 줄행랑쳤다. 멋지게 코자크 일당을 격퇴한 제이든 군. 당당하게 유리에게 다가갔다. 온갖 폼은 다 잡는다.


 "유리, 내가 풀어줄게. 조금만 기다려."


 그는 줄을 풀어주려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제이든 군! 지금 뭐하는 짓인가!”


 교장 선생의 일갈이 날아들었다. 제이든 군은 놀라 그 자리에 굳었다. 꽁꽁 묶인 유리와 그런 유리에게 손을 뻗는 제이든 군. 참으로 묘한 상황이었다. 교장이 씩씩 거리며 제이든 군의 뒤통수를 잡았다.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와 봤더니 이런 해괴한 짓을 하고 있다니! 제이든 군, 그렇게 안 봤는데 실망이네!”


 제이든 군이 손을 내젓는다.


 “아, 아니에요. 전 유리를 구해주려고 했던 거예요. 그렇지 유리야? 유리야 말 좀 해줘.”


 제이든 군은 애절하게 유리를 불렀지만 유리는 여전히 캣닙에 빠져 정신을 못 차렸다. 


 “교장 선생님, 이건 정말 오해입니다. 전 위기에 빠진 유리를 구해주려…”


 “듣기 싫네! 당장 따라와!”


 “아아!”


 그렇게 제이든 군은 뒷덜미를 잡힌 채 교장실로 끌려갔다. 그리곤 밤늦게까지 훈계를 듣다가 겨우 풀려났다. 처량한 모습으로 운동장을 가로지르는 제이든 군. 그의 볼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 말은 들어주지도 않고. 정말 너무해! 흑흑…”


 학교 정문을 나가려 할 때, 위에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저… 괜찮아?”


 “응?”


 유리가 나무 위에서 제이든 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미안하다는 눈빛을 보낸다.


 “나도 이제야 정신이 들어서 해명해주지 못했어.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제이든 군은 눈물을 싹 닦고 웃음을 지었다.


 “아니, 유리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허허…”


 유리가 나무에서 내려와 묻는다.


 “어째서 날 도와준 거야? 그렇게 때리고 못 살게 했는데…”


 제이든이 괜히 목소리를 깔며 폼을 잡는다.


 “여자애가 위험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으면 남자가 아니지.”

 

 유리가 피식 웃는다.


 "흠, 바보구나. 제이든 선배는…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내일 학교에서 봐.”


 가볍게 손 인사를 하고 유리는 먼저 정문을 나섰다. 제이든 군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선배… 방금 선배라고 했지? 아하하… 하하하!”


 제이든 군은 기분 좋게 웃고, 학교를 나섰다. 발걸음이 가볍다. 만화 카페를 가지 못한 아쉬움도 잊었다. 집으로 돌아온 제이든 군이 단장에게 크게 인사를 올린다.


 “다녀왔습니다!”


 단장은 졸린 눈을 비비며 그를 반겼다.


 “제이든, 오늘도 이렇게 늦다니. 대체 어딜 싸돌아다니는 거니?”


 “비밀입니다!”


 “뭐? 에휴, 맘대로 해라. 그래도 씩씩한 게 보기 좋구나. 잘 자렴."


 “네!”



 검은 밤, 초승달이 빛나고 그 곁을 별들이 수놓는다. 아름다운 밤 아래, 제이든 군은 잠자리에 든다. 눈앞에 수줍어하는 유리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제이든 선배. 내일 봐.’


 절로 미소가 나온다. 오늘 유리를 구한 힘. 그것은 어쩌면 미소녀를 도우려는 진심이 통한 결과가 아닐까? 제이든 군은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한다. 앞으로도 미소녀를 지키기 위해 힘을 쓰리라. 앞으론 미소녀 신봉자 제이든이라 불려도 좋으리라. 눈을 감고, 잠이 든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밤이다.



 - 完 -



 3년 전에 썼던 브라운 개그 소설. 제이든 출시 직후에 쓴 거라 딱히 캐릭터 설정을 고증하진 않았음.


그땐 제이든 일러스트 및 스토리가 없었걸랑.


참고로 본 소설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임. 


(중딩 시절, 옆 반 여자 일찐이 내 자리에 앉아서 떠들고 있길래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뭘 봐 뚱땡아 꺼져 하면서 내쫓음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