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한 4일쯤 전부터 왼쪽 귀가 먹먹했음

대충 산에 올라가거나 비행기 탈 때의 그 먹먹함인데 이상하게 한쪽만 그러더라

귀지때문에 그런줄 알고 혼자서 귀도 파봤는데 귀지는 하나도 안나왔음

사실 평소에는 그렇게 신경도 안쓰이고 듣는데도 지장 없는데 뭐 먹거나 마실때만 잠깐 그래서 별일 아닌줄 알고 방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문득 그 이유가 궁금해져서 구글링 해봤음

'한쪽 귀 먹먹'이라고 검색하니까 돌발성 난청이라고 나오더라

근데 ㅅㅂ 이게 일주일 안에 치료 안하면 영구적인 청력 손상이 오는 병이라는거야

그걸 본 순간 여태까지 내 왼쪽 귀와 함께 해왔던 행복했던 시간들과 미래에 보청기를 끼고 살아가는 내 모습이 동시에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거임

가장 중요한건 싯-팔 겜할때 사플 해야하는데 왼쪽 귀 멀면 앞으로 나의 겜창 라이프에 크나큰 지장이 생긴다는게 문제였음

ㄹㅇ 손발이 앞을 가리고 눈물이 벌벌 떨렸다

어제 꿈에 00(내이름)공략법이라면서 왼쪽만 공격하는 레이드 당하는 꿈도 꿨음

그렇게 오늘 아침이 밝고 근처 이비인후과 열자마자 바로 가서 진료받았지

존나 비장한 얼굴로 왼쪽 귀가 먹먹하다니까 의사도 표정 씹진지해지면서 언제부터 그랬냐는거야

대충 저번주 목요일쯤부터 그랬다니까 의사가 '아... 한 4일쯤 지났네요...' 이러길래 바로 보청기 가격은 얼마쯤 할까 생각들더라

그러고 잠깐 본다면서 내 귀를 좀 들여다보다가 간호사한테 '썩션♂ '이러더니 웬 진공청소기를 내 귀에다 갖다 꽂았음

그러다 뭐가 따끔 하면서 귓속 저 안쪽에서 뭐가 떨어져 나가는게 느껴졌다

나는 내 고막 적출한줄 알고 여생을 좌반신실조 상태로 살아갈 생각에 다시한번 손발이 눈물이고 앞을 가리면서 벌벌 떨리더라


근데 걍 고막에 귀지가 달라붙어 있어서 그랬던 거라고 하더라

그러고는 갑자기 왜 먹먹했는지 자세히 설명을 하기 시작하는데 ㄹㅇ 수치스러워서 의사 입 틀어막고 싶었음

그렇게 왼쪽 귀에서 귀지 단 하나 떼고 데스크 가서 10300원인가 내고 집에 왔음



ㅅㅂ 이럴줄 알았으면 오른쪽 귀까지 청소해달라고 할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