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 끄적끄적 해볼까 함


대충 현우시체 혜진이 붙들고 눈물 방울방울 흘리는 장면 연상해주세요


눈물이 난다.
이 길을 따라, 여기에 오면.

그 사람의 미소가, 그 사람의 눈길이
자꾸 생각이 난다.

붙잡질 못했던 이유.
미리 전하지 못했던 이유.
내가 부족했던 이유.

사랑이란게, 참 변덕스럽다.
낮에는 그토록 달콤했는데.
밤에는 이처럼 쓰라리던가.

당기려 할수록, 더 멀어지고.
밀려고 할수록, 더 가까워져.

이제서야 가까워졌는데
아무래도 좋았는데
너무나 원망스럽다.

시간은 매정하고 잔혹해서
내가 붙잡을 새도 없이 달려간다.
고별할 낌새도 없이.
보내줄 빈틈도 없이.

시간은 그저 시냇물마냥, 굽이굽이 흘러간다.
목이 멜 때까지, 널 부르고 싶다.
내 몸이 부서질 때까지 안기고 싶다.

짧고도 영원했고, 진실이었다.
나 자신보다 너를 아끼고 싶었다.

무엇보다 아련하고 쓰라린 첫사랑이었다.
세상 어느 것보다 소중했고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너와의 첫사랑이었다.


다음은 현우의 품에서 나온 편지


"너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난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겠지.
이런 편지를 써 본 적도 오랜만인데.
내일 마지막 싸움을 해야 하니까, 할 말은 있는데 널 보니까 할 수가 없더라고.
이제 내일이면, 아드리아나 쇼이치 듀오랑 싸워야 하는데, 난 좀 무섭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넌 안 무섭냐?
칼에 찔리던, 불에 타던 뭐에 죽어도 고통스러울거 같은데.
이것도 뭐 너가 말하는 운명 그런걸로 점 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에 우리 둘 중에서 한 명만 살 수 있다면, 너가 살기를 바란다.
난...... 솔직히 말하자면 너한테 정이 많이 들어서 그래.
다시는 내가 마음줬던 사람들이, 정들었던 사람들이, 한켠으로는 좋아했던 여자애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거든.
아 씨 진짜 쓰려니까 낯간지러운데, 그래도 끝까지 써볼게.
어차피 우리의 기억은 언젠가는 사라질거고 나중에 우리가 다시 만난다 해도 지금같은 사이로 다시 실험에 참가할 일은 없을거야.
그래도, 그래도 딱 하나만 바라는게 있다면...... 너의 마음 속 한 켠에, 지워지겠지만 나랑 지냈던 추억을 넣어 두고 지내 줬으면 좋겠다.

지난 2주간 즐거웠고 너랑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이건 진심이야. 내 모든 것을 걸고 말할 수 있는 순수한 진실.

그래도 고백 못한게 좀 아쉽긴 하네 하핫.......

먼저 죽어서 미안.
너한테 말도 없이 이런 편지를 써서 미안.
널 걱정시켜서 미안.
실험 내내 계속 툴툴대서 미안.
염치없게 자꾸 부탁해서 미안.
그리고.......
너한테 어려운 일을 다 떠넘겨서, 진심으로 미안하다.

장현우"


장면 : 마지막 금지구역에서 아드 잡고 남은 쇼이치 칼침맞고 둘다 죽어가는 현우와 혜진에게 남은 힐링포션 한병.

현우는 힐링포션을 혜진의 입에 털어넣고 자신이 혜진의 품에서 죽음을 맞이함 > 혜진이 현우 품속에서 편지 발견하고 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