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아 섬의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의 개발 일지는 브리핑 룸입니다.


브리핑 룸은 먼저 로딩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기다리며 머물 수 있는 공간입니다. 로딩 시간의 대부분은 가장 느린 컴퓨터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이전보다 참여 인원수가 늘어난 만큼, 가장 느린 컴퓨터가 좀 더 느릴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제는 내 컴퓨터 환경이 그리 나쁘지 않다면, 하염없이 로딩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브리핑룸에서 캐릭터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브리핑 룸에서 실험체는 20레벨 상태로 모든 스킬을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장비는 없다 보니 원하는 만큼의 위력은 안 나올 수 있지만, 처음 해보는 캐릭터라도 스킬 콤보를 한 번씩 써볼 수 있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를 공격할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도 사망하지 않고 체력이 회복됩니다. 혼자서 조용히 연습해 보고 싶다면 브리핑 룸만의 연습용 더미를 대상으로 스킬을 사용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 팀과 함께 채팅을 나눌 수도 있고, 조용히 스킬 설명을 읽거나 도감을 뒤져봐도 됩니다. M키를 눌러 루미아 섬의 맵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제작하거나 버릴 수 없으며, 크레딧을 얻거나 게임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로딩을 마치거나, 혹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브리핑 룸에 있던 실험체들은 몇 초 후에 스타팅 포인트로 전송됩니다. 그동안 게임을 시작할 때 늘 보았던 이 하이퍼 루프의 도착 장면 이전의 과정이 추가되었습니다. 물론 브리핑 룸은 로딩이 빠른 분들에게 로딩 화면을 대체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게임 시작 시간이 길어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로딩이 가장 늦은 플레이어는 아쉽게도 거의 곧바로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브리핑 룸은 로드맵에 가장 초기부터 올라와 있었던 피쳐입니다. 알파 테스트를 할 때부터 만들고 싶었던 부분이었는데, 게임의 실제 진행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브리핑 룸이 주는 가장 큰 가치는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자 이제 게임이 시작됩니다”라고 알려주며 조금 더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루미아 섬은 풍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과 전봇대처럼 지금은, 신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어진, 조금은 지나간 시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브리핑룸은 좀 더 첨단 실험실의 느낌이 풍깁니다. 이제부터 벌어질 싸움이 하나의 실험이고, 누군가 주최하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타포가 보여집니다. 이 공간에서 시작을 기다리면서, 내가 곧 배틀로얄이란 이름의 실험을 당하겠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4명의 실험체들이 가지는 존재감이 느껴지길 바랬습니다. 그냥 정지된 프로필 사진이 아니라 움직이는 적들을 보면서, 아 곧 이 사람들이랑 싸우겠구나 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게요. 팀 모드에서는, 우리 팀과 다시 만나는 건 아마도 서로 루트를 돌고 나서일텐데 그 전에 모여서 뭔가 전의를 다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이러한 감정들이, 어떤 분들께는 스킵 버튼을 누르면 후다닥 지나가는 대사들처럼 양념 정도일 수 있습니다. PvP의 가장 코어한 재미는 이후에 벌어질 경쟁과 전투이니깐요. 그리고 설령 이런 감정이 들어도 100판쯤 플레이하다 보면 무뎌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무뎌짐의 과정조차도 이터널 리턴이란 게임의 세계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길 바래서, 정식 오픈을 맞아서는 무리해서라도 꼭 넣어 보고 싶었습니다.


바로 다음 개발 일지는 승리 포즈 편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개발 일지는 7월 7일 (금) 공개 예정입니다.)


※ 개발일지를 통해 공개된 이미지 및 연출은 개발 단계로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