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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 봐도 질질끄는 글 시리즈다.



글쓰는 본인도 생각없이 쓰는 글이니까 그냥 휙 보고 넘겨라.


이 글은 그냥 나이먹은 겜돌이가 푸는 겜썰 같은 거니까.


아주 지루하고 재미 없는 긴 글임.



혹시나 읽어 보려고 한다면 제대로 이전글부터 차례대로 봐 주시길 바람.






지난 번 이야기때 메이플의 오한별 실장의 미친 빅뱅 없뎃 이후의


메이플에서 휘몰아친 광풍에 대해서 이야기했었다.


이것 때문에 내 고등학교 생활의 절반을 쓰레기통에 날려 버렸었음.


중요한 시험을 치는데도 메이플 신케 떡밥을 물고 늘어져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플을 하지 않음.


접었으니까.




현재 본인은 지금 메이플의 메자도 꺼내기 싫어한다.


지금까지도 메이플을 못 접는다고 난리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면


나 스스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진성 메이플 중독자였던 나를 접게 만든건 바로


해킹 이였다.




나는 지금까지도 이게 어떻게 해킹을 해 간 것일까 궁금할 따름이다.


내가 고학년이 되고서 나이를 먹고 잔머리가 굵어질 때여서


결코 컴퓨터를 찜질방 컴퓨터 마냥 막 굴려 대지 않았기 때문이였다.



나름대로 유명하다는 어베스트도 깔고 윈도우 방화벽 관리도 신중했으며


무언가를 다운받을 때도 상당히 신중을 가했다.


하다못해 공기업 사이트를 이용할때 깔리는 잡다한 프로그램들조차도 몹시 혐오했었고


고클린으로 시간 날 때마다 쿠키나 기타 등등 잡스러운 프로그램도 청소를 했었다.


메이플을 할 때도 2차 비밀번호까지 걸어 놨었다.


otp까지 걸면 좋겠지만, 그때 나는 휴대폰이 없었다.




메이플 인소야에 올라오는 기상천외한 해킹 후기에 나도 여러모로 걱정을 했었다.


그때 올라온 썰 중 기억나는게


아무것도 깔지 않고 오로지 메이플 전용 컴퓨터를 셋팅했는데도 털렸었다.


라는 무시무시한 글도 올라오곤 했으니 말이다.




otp도 걸고 할거 다 했다고 하는데도 털렸다고 하는 글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지경이였으니


지금, 메이플 운영진의 병크인지 아니면 게이머들이 구라를 쳐 댔던 건지


알수는 없지만 하여간 메이플은 털리기 쉬운 겜이라는 거였다.




지금도 메이플이 유저들의 개인정보를 털렸다고 했을때


돌아온 보상이 2주짜리 웰시코기 펫이였다는걸 알았을 때 게임을 접었어야 하는건데


하는 후회감이 든다.









하여간 어떻게 내가 해킹을 당했냐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느날이였다.


컴퓨터를 하는데 시작프로그램 뒤에서 항시 돌아가고 있어야 할 백신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춘 거였다.



나는 그때당시 아직도 학교에서 보급받은 구형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또 컴터가 말썽인줄 알았다.


구형컴퓨터가 너무 낡아서 백신 프로그램도 못 돌릴 정도가 됬다....


나는 이렇게 인지하고 심각한 문제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시절에는 컴퓨터가 맛이 갈 때가 되어서 인터넷을 하는 데도


꽤나 길게 기다렸어야 했었다.


컴퓨터에서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릴 생각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당시 이런 요인들이 겹쳐서 나는 그만 방심을 해 버린 거였다.


나는 지금도 그때 백신을 어떻게든 다시 원상복귀를 시켰어야 했다고 후회하고 있다.





다음날이였다.


평소처럼 메이플을 켰다.


로그인을 하고 2차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나는 캐릭터 선택 창을 봤다.


케릭터가.... 뭔가 이상했다.




분명 캐릭터가 입고 있어야 할 무기와 장비들을 벗고 있었다.


다른 부캐들도 마찬가지였다.



살짝 패닉이 왔다.


아주 살짝.


평소의 버릇대로 캐릭터 창을 눌러서 인게임으로 들어갔다.




왜 내 캐릭터가 자유시장에 와 있는가?


왜 내 캐릭터가 헐벗고 있지?



인벤토리 창을 열었다.


텅 비었다.


깔끔하게....



내 머릿속도 새하얗게 되었다.




창고용으로 쓰던 케릭터로 들어갔다.




비슷한 상황이였다.




아니, 날 조롱하는거 같았다.




몇년간 득탬하면 고이 고이 모셔둔 주문서.

(이때 당시 필드에 떨어지는 강화 주문서는 가격이 꽤 나가서 정말로 귀중한 아이템이였다)




내 피같은 주문서들만 싹 사라졌다.




디씨 길드원분이 뉴비를 지원해 준다고 주신 것도 있었다.




귀한 재료인 광물도 다 사라졌다.

(이것도 드물게 떨어지는 아이템이였는데 조금 비싼 가격이였다.)





남겨진 건 쓸데도 없는 잡템들.





마치


나는 값나가는건 다 털어먹었으니까

쓸모없는건 너나 가지라는 듯한 인벤토리 상황.






나는 조용히 절망했다.















뭐 어쩌겠는가.


내가 울어도 아이템은 돌아오지 않는다.


어른이 된 지금이라면 신고든 뭐든 했었겠지만 그때 당시엔 아무것도 떠올릴 수가 없었다.



잠깐 상황을 꼽씹어 생각해 보니


전날, 백신 프로그램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이거였다. 나는 바보같이 당했다.





도대체 어떤 경로로 들어온건지 해커가 해킹을 한건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나 뭐 크래킹 같은걸 당한건지


백신 프로그램을 무력화 시키면서까지 해서 내 메이플 아이템을 몽땅 다 털어간 거였다.






그런데 기분이 이상했다.


오래간만에 인생에서 냉정함을 되찾은 기분이였다.


물론 수년간 차곡차곡 쌓아 둔 아이템들이 털린건 기분나쁘고 화가났다.




헌데 다른 한편으로는



홀가분했다.




집착하던 것들이 다 사라지니까 고요함이 찾아온 느낌이였다.






사실 돌이켜 보면 나는 게임을 하면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시즌마다 나오는 사기 캐릭터는 내 사냥터 자리를 빼앗기 일수였고.


향상 나오는 이밴트도 내가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어쩌다 이밴트에 참가해 봤자 기간제 아이템이나 줄 거고


경쟁 콘텐츠는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밀렸다.




이놈의 게임은 직업간 벨런스가 맞아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항상 사기케릭터는 사기케릭터.


내가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 캐릭터는 똥쓰레기 케릭터.


버프해 줘도 개미 눈꼽만큼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사기 케릭터는 언제나 필드를 날아다녔다.




늘상 올라오는 고확의 쓰레기 같은 메세지라든가


캐주얼 게임의 탈을 쓰고 더러운 일진놀이나 하는 유저들.


미쳐 버린 시세의 내가 손도 못 대는 자유시장 아이템들.




그러면서 인소야에서는 너도 이렇게 될수 있다는 듯이


보스를 몇초컷내는 캐릭터들이라든가


나도 항상 그렇게 몇초컷을 내고 싶었지만 현실은 사냥터에서 빌빌기는 케릭터나 봐야 했었다.






나는 알았다.


메이플의 온갖 요소들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안겨 주고 있었다는걸 깨달아 버렸다.





해킹당한 충격에 홀가분해졌다는 느낌으로 


나는 메이플을 내 손으로 삭제했었다.





삭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자유시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아무 아이템이나 구경했었는데 어느센가 패치를 했는지


무기의 스텟 창이 새롭게 바뀌어져 있었다.




어느 센가 찔끔찔끔 패치를 하더니


이제 내가 알던 스텟창이 아니였다,



내가 기억하던 시절에는 그냥 올스텟 하나만 붙어 있어도 대단한 아이템이였는데



새롭게 패치된 스텟 창에서는


온갖 부가 요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마치 지저분해질대로 지저분해져서 삶의 때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환락가 같은 느낌이였다.


그저 공격력만 중시해서 공격 스텟만 네온샤인처럼 크게 부풀려 적혀진 그 스텟창.




그제서야 나는 메이플이 지독한 게임이라는걸 알았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을 넘어서 3학년이 되어 있었다.


입시였다.



눈코뜰세없이 바빴다.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때에는 새로운 놀이터인 유투브를 자주 봤다.


커뮤니티질조타 뜸하게 하게 됬다.


그럴 시간조차 사치가 되었다.




마치 고3이 되니 빽빽한 대나무숲처럼처럼 사방에서 죄여오는 느낌이였다.


대학을 갔냐 못갔냐로 모든 것이 판결났다.


나는 빠르게 메이플을 잊었다.




인소야 닷컴에도 그다지 발을 들여 놓지 않았다.


가끔 들어가기는 했었는데 이제는 기대되지 않았다.


그저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벨붕 사기케라든가


페인이 아니면 도저히 손도 못댈 이밴트나 업데이트라든가


그런걸 비웃어 주려고 들어갔었다.


이조차도 질려서 어느날부터인가 더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어른이 됬고 나는 무사히 지방 3류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 생활은 그다지 즐겁지 못했고


무겁게 쌓인 등록금은 내 우울감을 더해 주었다.





정신을 차리고 유투브로 세상을 들여다 보니 참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인터넷 방송 bj들은 어디서 구해 왔는지 외국산 비디오 게임들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들은 스팀이라는 곳이라든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같은 


나에게는 생소한 게임들을 보여 줬다.




내가 메이플에 정신이 팔려 있을 동안, 세상은 무섭게 진화한 것이다.


예전에는 제대로 된 3d 게임이라고 해봐야 누나 옆에서 지켜본 마비노기 같은


각진 폴리곤이였다.




하지만 대학 친구가 가져온 플스의 데드 스패이스 2는 마치 현실의 리얼함 그 자체를 그려낸 듯 했다.


내가 아는 세상은 쓰레기가 됬다.


나는 뒤쳐졌다.







내가 방구석에서 메이플이나 하고 있을 동안 


세상은 저 멀리 지평선 어딘가로 달아나 버린듯 했다.





여기까지 이 글을 읽었으면 그냥 그때 스팀이나 뭐 그런 새로운 겜으로 넘어가지 않겠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메이플을 벗어난 새로운 세계가 너무 이질적이고 두려웠다.


마치 종신형 선고를 받은 죄수가 갑자기 발전한 세상으로 풀려난 기분이라고 해야 겠지...








나는 무슨 게임을 해야 할 지 길을 잃었다.


물론 대학 생활동안 아무 게임도 안한 건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자동사냥이 된다는 이유로 중국산 온라인 게임을 했었다.


그 중국산 온라인 게임은 모든게 엉망진창이였다.



스토리는 대놓고 어느 영화에서 배껴왔었고


케릭터나 탈것이나 싸구려 금박을 입혀둔 것 같았다.


케릭터의 모션과 무기는 아예 따로 놀고 있었고


정작 그 자랑하던 자동사냥도 제한이 있었다.




짧디 짧은 게임이였지만 나는 다시 한번 더 게임이란 것에 혐오감을 느꼈다.



대학 친구는 그때 오픈한 마영전을 하자고 했지만


그런 고사양의 게임이 내 컴퓨터에 돌아 갈리가 없어서


나는 쓰레기 중국산 게임을 한다고 했었다.


그 친구는 듣도보도 못한 게임 하지 말고 새로운 온라인 게임이 열리면


먼저 선점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쓸데 없으면서 요긴한, 그런 정보였다.





나는 게임이라는 걸 관둬 버렸다.


대신, 유투브가 동영상으로 게임을 대신 해 줬다.


유투브의 게임 동영상은 편안했다.


스테이지의 길을 몰라서 막힐 일도 없었다.


공략 방법을 모르는 보스에게 몇백번 죽을 일도 없었다.


몇시간씩 죽어라 노가다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나는 유투브로 빠졌다.







또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군대에 갈 때가 다 되 버렸다.


군대의 끔찍한 사고사나 무서운 소문들을 들었다.






문득, 또 다시 메이플이 생각이 났다.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메이플을 또 다시 즐기기로 했다.


또 다시 중독자가 되고 싶다거나 현실 도피하기 위한게 아니였다.




어렸을 적, 메이플스토리의 만렙은 그 누구보다 멋졌다.


왼쪽 아래에 적힌 세 자릿수의 레벨은 정말로 빛이 나는 듯 했다.



나는 웃기지만 한가지 소원을 빌기로 했다.


메이플 스토리 레벨 120까지만 찍자.... 라고.


정말 웃긴 소원이지만 군대에 가서 혹시나 죽거나 해 버리면


못 이룬 소원 같은게 한이 될거 같았다.




그 당시 120 레벨은 딱 4차 전직을 하기 위한 레벨이였다.


이제까지 쓰레기 케릭터를 키운답시고 레벨을 세자릿수도 못채운게 다반사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철저하게 사기 신캐릭터를 키우리라, 마음먹었다.



이제 더 이상 노가다도 끔찍했다.


그냥 딱 120. 이것만 하자는 마인드였다.




이전 캐릭터들은 무시하기로 했다.


어차피 아이템도, 무기도 없다.





이번에는 정말 쉬었다.


방구석에서 단 몇주동안만 투자했을 뿐이였다.


너무나도 간단하게 레벨 120을 찍었다.




뭔가 마음속에서 텅빈, 뭔가 아쉽지만 기쁜듯한 기분이 들었다.


120 레벨업을 하고 한참 케릭터를 바라 봤다.


정말로 나는 어렸을 적 꿈을 달성했던 것이다.



하지만 메이플은 너무 달라져 있었다.


그 달라진 메이플 속에서 꿈을 달성하는게 너무나도 느렸다.


느려서 후회했고 늦게나마 꿈을 달성해서 홀가분했다.




나는 메이플을 지우고 군대로 갔다.



군대는 정말로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메이플에서 내가 꿈꾸던 레벨을 달성했다는게


아주 조그마한 위안을 주기도 했다.





군대에서 던파를 하는 녀석을 만났다.


좀 그저 그런 녀석이였지만 친화력이 있어서 금방 친해졌다.


내가 게임 이야기를 꺼내자 던파를 추천해 줬다.


나의 이런저런 게임 성향을 이야기해주니 그 녀석은


던파에서 내가 해 볼만한 직업을 몇가지 추천해 줬다.




나는 군대를 나와서 던파를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