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제작자는 그냥 유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을 하나 만들어 놓고


유저들이 그 세상에서 각자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었지


스토리라 해봤자 대충 어찌저찌 해서 이런 세상이 생겨났습니다 하는 배경설정 정도가 전부였고


그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사냥도 하고, 이곳저곳 모험도 하고, 던전을 공략하기도 하고, 그러다 혼자서 힘들면 다른 유저들이랑 협력하기도 하고, 이러다 저러다 수틀리면 서로 맞장 뜨기도 하고 그렇게 세상 안에서 유저들이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들 그 하나하나가 스토리였던거지


오히려 와우처럼 정해진 서사를 따라가는 MMORPG가 특이한 케이스였지


와우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난 후에는 이제 스토리가 있는게 표준이 돼서 스토리가 없다 하면 무슨 MMORPG가 스토리도 없냐고 노근본 취급을 받게 돼서 스토리 없던 게임들도 스토리를 추가하기 시작하고 신작 게임들은 무조건 양산형이라도 어떻게든 스토리텔링을 하려고 하게 됐지


와우가 흥행하지 못하고 금방 망했다면 어쩌면 아직도 MMORPG는 스토리가 없는게 디폴트값이었을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