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칭송받는 자 2 : 거짓의 가면과 칭송받는 자 3 : 두명의 백황에 걸친 중대한 스포일러를 다루므로 주의할 것









우타와레루모노, 다시 말해서 칭송받는 자는 과거 투하트로 유명했던 리프(Leaf) 사의 작품으로 고대 일본 아이누풍 판타지 SRPG이자 성인 에로게인데 당시 리프 사는 계속되는 적자에 파산 직전까지 몰려있었지만 기적적인 흥행으로 리프 사를 다시 회생하게 만든 게임이었음.


거기에 힘입어 TV 애니메이션 화까지 이루어져 자연스럽게 양지에 진출. (이 시기는 수위가 대마인급 정도로 막나가지 않는 이상 성인 에로게가 양지화되는건 흔한 일이었음)


칭송받는 자는 결말이 매우 깔끔했기 때문에 이후 후속작이 나올지 여기서 그대로 시리즈화하지 않고 단일 작품으로서 완결될지 떡밥이 무성하였지만 오마케에서 농담의 형태로 2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장기간 기별이 없어 역시 이대로 끝인가 싶었으나...








2002년에 처음 나온 이래 그로부터 무려 13년 후, 예상치못하게 칭송받는 자의 후속작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칭송받는 자 2 : 거짓의 가면임.


칭송받는 자의 후속작은 이미 과거 명작의 후속작이라는 것부터 초대형 떡밥이었기 때문에 기다렸다는 듯 TV 애니메이션화까지 거의 동시에 제작, 거짓의 가면 뿐만 아니라 전작까지 포함한 총 3부작 계획으로 즉 3까지 예정되어있음이 드러나고 2016년에 시리즈 3부작 완결인 두 명의 백황이 출시됨.


게임의 흥행과 평가에 관해서는 보류하고 여기서 다룰 것은 바로 주인공과 게임 내 어떤 캐릭터와의 관계에 있음.







주인공인 하쿠(CV : 故 후지와라 케이지)와







게임 내 배경인 엔나카무이의 재상 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우근위대장 오슈토르(CV : 토네 켄타로)


주인공 하쿠 일행은 초반에 오슈토르와 인연을 맺어 엔나카무이에서 오슈토르의 지시, 혹은 같이 여러 가지 활약을 하게 되고 하쿠와 오슈토르는 실질적인 더블 주인공 체재로 극을 이끌어나가게 되는데


이 둘의 특징은 서로 우연찮게도 혈연도, 심지어 인종도 다름에도 불구한데 외형과 목소리가 매우 흡사하다는 것에 있음. 하쿠가 오슈토르의 가면을 쓰면 오슈토르의 친여동생이 오라버니가 아니라는 것을 못 알아챌 정도.


외형은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체로 커버가 되나 목소리는 동일 성우가 아닌데도 분간이 불가능하다는 신기한 설정인데


이는 토네 켄타로가 후지와라 케이지의 대표적 배역인 노하라 히로시 일명 짱구 아빠 성대모사가 가능, 성우 개그로 자주 써먹을 정도였다고 하여 목소리 역시 대강 유사하게 맞추는 것이 가능했다고 보여짐.


이것이 어째서 본문에서 왜 중요한가, 오슈토르는 거짓의 가면 마지막에 하쿠에게 자신의 뒤를 부탁하고 사망하기 때문.


엔나카무이는 지배자인 미카도(황제)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져 후계자 싸움에 의한 초유의 내전 사태에 돌입, 이 혼란 속에서 황녀를 오슈토르와 하쿠 일행이 호위하여 제도에서 탈출 도중 오슈토르가 가면의 힘을 해방함으로서(부연설명을 더해 이 가면은 보통 가면이 아님) 적을 격퇴, 힘을 해방한 대가로 전신이 소금화되어서 자기 희생으로 사망하게 됨.


허나 오슈토르의 죽음은 엔나카무이와 그 백성들을 위해서 알려져서는 안 되었음. 이미 오슈토르의 존재는 엔나카무이의 하나밖에 없는 정신적 지주이자 오슈토르만이 이 내전을 수습하는 것이 가능한 존재였기에 오슈토르 본인은 죽었을지언정 오슈토르의 존재는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었던 것임.




그렇기에 하쿠가 마치 운명의 인도와도 같이 오슈토르의 가면을 대신 쓰게 되고 오슈토르가 됨. 


오슈토르가 희생해서 죽은 것이 아니라 하쿠가 희생하여 오슈토르가 살아남았다고, 진실을 거짓으로 덮고 동료들에게도 심지어 가장 가까운 히로인에게도 자신의 존재를 거짓으로 덮음.


이 진실을 아는 것은 오슈토르를 연기하는 하쿠 본인과 오슈토르의 친여동생 뿐. 그래서 칭송받는 자 2의 부제가 거짓의 가면, 오슈토르의 가면을 쓰고 거짓을 연기하게 된 하쿠를 뜻하는 것.


칭송받는 자 2 : 거짓의 가면은 여기서 끝나고 오슈토르를 연기하게 된 하쿠의 운명은 칭송받는 자 3 : 두명의 백황에서 이어짐.










3부작을 위한 발판이라고는 하나 거짓의 가면은 노골적인 후속작 마케팅으로 잡음이 많았지만 어찌 시리즈 완결작인 두 명의 백황에서 성공리에 끝마치는 데 성공.


이 이후로도 칭송받는 자 세계관을 잇는 정식 넘버링 후속작이 나타날지는 역시나 미지수인데 이와는 상관없이 시리즈 외전의 형태로 신작들이 출시되며 존속되고 있기에 당분간은 하쿠 혹은 오슈토르를 그대로 볼 수 있을지도 몰랐으나...


2020년 4월 12일, 모든 서브컬쳐를 통탄케하는 소식이 들려오고맘.








바로 故 후지와라 케이지가 향년 55세의 나이로 암 투병으로 작고했다는 소식.


후지와라 케이지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소식들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지와라 케이지는 그 연기력과 스펙트럼으로 현역으로서 출중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후지와라 케이지의 작고는 업계와 각지를 따지지않고 많은 충격들을 줌.


슬픔을 뒤로 하고 현실로 돌아오면 후지와라 케이지의 갑작스런 작고란 그가 맡고 있던 배역들에 경고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에도 연결되기도 함. 짱구의 노하라 히로시,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의 레노,


그리고 칭송받는 자의 하쿠.







후지와라 케이지의 부재로 인하여 하쿠 성우의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음.


제작진에서도 칭송받는 자 매니아 팬층에서도 아낌받고 있는 캐릭터였기에 신중과 신중을 기한 결과 본래 오슈토르 성우인 토네 켄타로가 하쿠 성우의 대역을 맡게 되고


현재 칭송받는 자 시리즈는 외전인 칭송받는 자 참 2 발매를 눈에 앞두고 있는 중.






게임 내에서 하쿠는 오슈토르를 연기하는 하쿠가 되는 것이 스토리임.


그러나 실제로는 어떤가, 오슈토르를 연기하는 하쿠를 연기하는 오슈토르인게 현실.


누가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기나 했을까.


슬픈 운명의 장난이 느껴지는 부분임.



우연히 칭송받는 자 참 2 PV를 보다가 이 글을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