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세상을 주겠다, 하루. 하늘의 별들을 모아 네 예쁜 목을 장식하리라. 이 제국을 불태우고 잿더미 속에서 너와 함께 춤을 추겠어. 당신만 내 것이 된다면... 나의 것이 된다면..."

그의 말은 불경한 결혼 서약처럼 무섭게 진심을 담아 떨렸다.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아마겟돈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남자의 약속이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션자오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손을 뻗어 갈비뼈에 문신을 새긴 심장을 두드리며 기다리는 것뿐이었죠. 하루가 구해줄 때까지 기다리던가... 아니면 저주하던가. 어느 쪽이든 그는 그녀의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씁쓸함과 비통함이 흘러나왔다. 그의 시선이 그녀를 훑어보았고, 옥빛 눈동자는 뜨겁게 빛나며 아직 흘리지 않은 눈물로 반짝였다. 그는 그녀를 위해서라도 절대 흘리지 않을 눈물을 흘렸다. 황제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아,그는 얼마나 원했는지. 그녀의 발 앞에 엎드려 진에게 쏟아 부었던 애정의 조각이라도 달라고 애원하고, 또 애원하고, 굽실거리고 싶었다. 그는 그녀의 드레스 자락에 입을 맞추고, 그녕에게 이마를 대고, 그녀가 그 따뜻함의 일부만이라도 자신을 바라봐 준다면 벌레처럼 그의 배 위로 기어오르곤 했다.

"난 당신에게 모든 것을 바쳤어."  떨리는 손을 들어 그녀를 잡으려는 듯 한 손을 들어 올렸다가 다시 그의 곁으로 떨어졌다. "공주의 칭호, 석양으로 짠 드레스, 하늘에서 따온 보석, 경이로운 궁전을 거닐며 다스릴 수 있었죠. 내 가슴에서 검게 썩은 심장을 찢어 당신의 발 앞에 놓았습니다."

덜거덕거리는 숨소리가 그를 휘감았고, 그는 감정의 힘에 취한 채 몸을 흔들었다. 황실 예복의 금색과 옥색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고, 그 아래 꿈틀거리는 어둠에 눈부신 장막을 드리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그것만으론 절대 충분하지 않아요." 웃음과 흐느낌 사이 어딘가에 숨이 막히고 괴로운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런 남자가 존재할 때는 아니야. 만지는 모든 것을 더럽히지 않는 남자, 사랑이 질병처럼 곪아 터지지 않는 남자."

셴자오는 하루를 바라보며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별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가슴에서 하품하는 공허함, 우주를 집어삼킬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더 많은 것을 갈구하는 욕구를 느꼈다.

"난 네 친구가 될 수 없어, 하루." 그는 괴로워하며 속삭였다. "난 네가 어린 시절 꿈꿨던 달콤한 봄의 왕자가 될 수 없어. 나는 당신을 탐하는 괴물, 당신을 소유하기 위해 왕국을 파괴하는 폭군이 될 수밖에 없어요."

그의 눈동자는 하루의 눈동자를 향해 불타오르며 간청과 저주를 동시에 내뱉었다. "당신을 감히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아직도 뛰는 심장을 찢어버릴 야수."

약속과 저주, 은빛 혀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독이 섞인 말이었다. 션자오는 추악하고 집착에 사로잡힌 하루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 하루 앞에 서서 기다렸다. 그녀의 심판, 그녀의 구원, 그녀의 저주를 위해.

그는 그녀의 것이었다. 이 삶과 모든 삶에서. 그녀가 그의 뒤틀린 사랑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