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는 계산을 잘 못해도(계산이 느려도) 미해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 인정받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산 실수를 자주 할 수도 있고 특정 유형에서 어떻게 하면 답을 쉽게 구하는지는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과 교수 정도 되면 알려주면 바로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미 알고 있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도 출제를 하다 보면 유명한 편법은 평가원 측에서 다 알려줄 겁니다.)
그러니 유명하지 않은 편법은 모를 수가 있죠.
특히 이산 수학 쪽(자연수의 분할, 경우의 수) 같은 경우는 성질이 상당히 많은데 경시 대회 출신의 학생이 그러한 성질을 잘 알고 있어서 문제를 쉽게 풀어낼 것이라고 까지 예상하고 예방하는 것은 힘들긴 하죠.
저도 문제를 잘 푸는 것이 곧 수학을 잘 하는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고등학교 과정은 일부분을 제외하면 산수에 가까우니까요.
다만 저는 출제자가 한 명인 것도 아니니 유명한 편법들로 풀이되는 킬링 문제가 존재할 리가 없다는 말을 하고싶었습니다. 만약 그런게 출제된다면 그건 역량 문제죠. 흔히 고등학생들이 접해보았을법한 편미분, 로피탈의 정리 등등(주로 미적분학에서 배우는 내용)을 교수가 모른다면 말도 안된다는 겁니다.
이산수학은 따지고보면 사고력에 가깝고, 따지고보면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푸는 것이니 편법이라 부를 수도 없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순수 수학과는 동떨어져 있는 과목이다 보니 출제자들이 놓칠만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내 생각엔 애초에 출제위원들이 고등수학을 벗어난 편법을 사용하면 푸는 시간이 훨씬 단축되는 문제 자체를 만들질 않는 거 같음.
그리고 웬만한 상위권 학생이면 21번 29번 30번 세 개의 최고난도 문제가지고 경쟁하게 되어있고 여기에서 그런 편법이 먹히는 걸 못 봤음..... 결국 편법을 알아봤자 수능시험에서는 크게 이득볼 것도 없고 사용처도 한정되어 있는듯.
중학교나 고등학교 레벨에선 꼼수풀이나 색다르고 빠르게 푸는 풀이법 같은게 엄청 신기해 보일 수 있는데, 결국 테크 올리다보면 그게 사실은 더 큰 중요한 사실의 일부분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다 배우게 되어 있음. IMO 문제같은것도 수학교육과 좀 똘똘한 학생정도 되면 꼼수 안쓰고 풀어도 다 풀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