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아래 글에 나온 상황은 다소 극단적이라 저정도 수준까진 안가긴 하는데, 기본 스탠스에 대한 이야기야.

저정도 수준이면 매우 심한거 맞음 ㅋㅋㅋㅋㅋ


그럼에도 서울 사람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대부분 무시도 아니고, 까내리는 것도 아니고, 부심 부리는 것도 아님.

한마디로 요약하면, 서울 밖에 관심이 없음. 무지함.

그 뭐 애기들 순수악이다 하는거 있잖아. 그거랑 비슷한 맥락인거지.


이 채널 유저들이야 지리에 관심이 많으니 ’저 정도라고?‘ 싶겠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애들은 애초에 지역 규모에 대한 감이 없어.


통상적으로는 광역시다. 인구 100만 도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느 정도 규모의 지역이구나 하는게 머리 속에 떠오를거야.

특히나 내가 거주하는 지역이나 나고 자란 지역이 낙후되고 소규모일수록 더더욱 그럴테지.

살면서 무언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인근 대도시에 가야 하는 일을 꽤나 많이 겪으니까.

그렇다보니 지리적 특징이나, 규모의 차이 등을 접할 기회가 더 다양해. 그게 경험으로 쌓이고.

이를테면, 부산이 본가인 내 친구는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덕질하러 서울 자주 올라왔다고 하더라고. 아이돌 팬이거든.


반면,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애들은 저런 기준 자체가 안잡힌 상태로 성인이 되는 경우가 많아.

우선 여행 목적이 아니고서야 서울 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 왜냐하면 대체로 대도시를 가는건, 해당 지역에서 공급되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방문하게 되는데, 그런 일이 안생기거든.

근데 뭐 어디 여행가면, 그 지역의 생활이나 이런걸 엿볼 수 있는 곳을 가나.

관광지, 휴양지 위주로 가지. 이러니 서울 밖 = 시골 같은 인식이 디폴트로 생기는거야.


학창시절에 지리를 선택하지 않는 이상 지리에 대해 배우면 얼마나 배우겠어.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관심없는 과목이면 대충 막 외워서 시험 보기 바쁘지, 해당 과목이나 학문을 이해하려고 하진 않잖아?


더더군다나 아래 글에서 언급된 썰과 유사한 상황을 겪어봤다면, 아마 대부분 20살 초반 때 일거야.

극단적으로 이야기 하면, 대학에 가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나고 자라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거든.

나도 20살 때 재수하면서 처음 지방 친구를 사귀었거든.


요약하자면, 내가 지리 등에 관심이 있거나 하지 않는 이상 서울 밖의 어떤 뭔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일이 거의 전무하다.

친구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든, 직접적으로 내가 가서 체험하든 말야.


뭐 조금 더 이야기 하자면, 그 지방 친구들 ‘ㅁㅁ에도 ㅇㅇ있어?’ 같은 이야기 많이 듣잖아?

그걸 맨날 듣는 이유는 또 이래. 


기본적으로 서울 밖 지역에 대해 무지하고, 무차별하게 받아들인다고 했잖아? 관심도 없고, 경험할 일도 없으니까.


서울 사람 a가 경산이나 청도 등 대구 인접 도시에서 온 친구b한테 우리 동네에는 ㅁㅁ가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어.

서울 사람 a는 경산이나 청도가 어딘지 정확히 몰라 그러면 대체로 b는 아 그 대구 주변이야 이렇게 이야기 하겠지?

그럼 a는 그냥 경산 청도 다 묶어서 그냥 대구인거야.


얘가 이제 대구에서 온 c를 만나. 근데 b한테 ㅁㅁ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잖아. B는 분명 본인의 동네에 없다고 한 것이지 대구에 없다고 이야기 한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a는 지리에 무지하니까 대구에도 없다고 받아들인 상태가 돼.

그래서 이제 c한테 ㅁㅁ를 데리고 가서는 ’여기 처음와보지? 대구에는 없잖아‘ 이런 말을 해버리는거지.


대체로 저런 식이야. 

서울 애들 그냥 서울이 디폴트라 어딜 무시하거나 깔보거나 부심을 부리는 경우는 별로 없어.

좀 안좋게 말하면, 얘네 인식은 서울과 그 외 지역으로 이뤄져있어서 애초에 부심을 부리거나 깔볼 대상이라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볼수도 있고.


그래서 대체로 말해주고 하면 정신차리고 하는데, 그럼에도 안그런 애들은 뭐. 그 개개인의 인성이나 인품 문젠거지 뭐.


부끄러운 이야기를 추가 하자면, 나는 어떤 도시를 경험할 수 있을 만한 여행은 20살에 처음 가봤어. 부산이었고. 10년 좀 더 된 이야기야.


당시 나는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바다가 생각보다 멀리 있네‘라는 생각을 했고, 지하철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도 않은채 당연히 지하철 타고 가겠거니 했었어. 즉, 머리 속에 ‘부산=바다’였고, ‘지하철은 당연히 있는 것’이라는게 박혀있던거지. 그리고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라는 것과 동시에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서 놀랐어. 주로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라고 느끼는건 주거지역 등이었고, 생각보다 규모가 작네라고 느낀건 서면 등 번화가였지.


나는 한국지리로 수능을 쳤고, 한국지리는 나한테 효자 과목이었어. 자랑할건 아니지만, 항상 1등급이었거든.

그런데도 이랬어. 나는 성격상 호기심이 많은 편이고, 이것저것 찾아보거나 하는걸 좋아하는 편인데, 아마 내가 이런 수준 밖에 안됐던걸 보면, 당시 내 또래 친구들 중 지리를 선택하지 않았거나 하는 친구들은 더 심했겠지.


종종 그 서울 그려놓고 그 외엔 시골, 뭐 귤, 우리땅 이런거 써놓은 지도 sns등으로 보잖아.

웃자고 그려놓은 지도에 좀 진지하게 초치는 이야기 해보자면, 진짜 그거 통상적인 20대 초반 아래 나이대의 서울 애들의 인식이 그래…


덧붙이면, 그 자기 지역 인구를 알고 있는 것 자체를 신기하게 생각해. 나도 그랬거든.

좀 부끄러운 이야기 하나 더 하자면, 새내기 때 각 지역에서 온 친구들이 있잖아. 뭐 새내기 환영회 같은거 할때 서로 소개하고 하는 술자리 갖잖아?

그때 어떤 지역에서 온 친구가 자기 지역 인구를 이야기 하는거야. 그래서 되게 신기해 하면서, 지방에서 왔다는 친구들한테 다 물어보고 다녔어.

‘너도 너네 지역 인구 알아…?’ 이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