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서는 '이런 시대구분법은 서양사에나 맞는 방법이고 한국사에는 들어맞지 않기 때문에 아예 적용할 수 없다!' 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상당히 많지만,

그래도 여전히 유용한 방법이고 시대구분법의 의의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어서 여전히 역사학계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음.


고대의 시작(청동기 시대~고대 국가의 형성) / 현대의 시작(8.15 광복)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큰 이견이 없지만, 

1. 중세의 시작 / 2. 근대의 시작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꽤 치열한 논쟁이 있었음.


중세의 시작에 대해서는 크게 고려시대 vs 남북국시대(통일신라)로 의견이 나뉨. 전자가 오랫동안의 통설이었고 후자가 나중에 나온 학설.

고려의 시작=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은 일단 왕조가 바뀌면 시대가 바뀐다는 전통적인 사관에 근거함. 왕조가 바뀌면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걸쳐 엄청난 변화가 수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시대구분의 기점으로 바라볼 수도 있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나말려초의 사회변동을 중시하는 견해도 있음. 호족과 6두품의 성장, 골품제의 붕괴, 과거제 도입 등으로 기존 고대적 지배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정치체제가 수립되었다.. 뭐 그런 의견.

통일신라=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은 이 무렵부터 중세적 토지지배관계, 즉 고대의 인신예속된 부자유 농민이 아닌 지주전호제, 전주전객제에 근거한 자영농 및 소작농이 나타났다고 봄. 한국사 수업 잘 들었으면 '통일신라에서는 농민들에게 정전을 지급했다' 요거 기억날텐데 그 내용임. 정전 지급=농민의 토지 사적 소유 인정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수취체제 역시 고대적 인두세 획일 수취에서 토지에 기반한 중세적인 수취체제가 등장했다고 봄.


근대의 시작은 1860년대 vs 1876년 vs 1894년 정도로 학설을 나눠볼 수 있음.

1860년대 설은 동학의 창시, 임술농민봉기 등 이 시기에 우리나라 근대를 규정하는 핵심인 반봉건·반침략의 맹아가 태동하고 있었고 여기에 의의를 두는 학설

1876년설은 다들 잘 알다시피 강화도 조약을 중시하는 관점.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외부 압력에 의해 나라의 문이 열리고 좋든 싫든 이때부터 우리나라의 근대 자본주의가 태동했다고 바라봄.

1894년설은 갑오개혁을 근대의 시작으로 봄. 단순 자본주의 생산양식뿐만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근대적 정치·사회체제의 성립으로까지 이어져야 근대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