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그린 나라는 동아프리카의 핵심부(?)에 위치한 다섯 나라. 흔히 인류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지역이면서 세렝게티처럼 인지도 높은 아프리카의 랜드마크들을 많이 갖고 있는 동네. 대체로 사바나가 펼쳐진 고원 지대 가운데로 동아프리카 지구대가 DRC 국경 쪽과 케냐 정중앙 쪽의 두 갈래로 지나가면서 킬리만자로산(5895m)이나 케냐산(5199m)처럼 높은 화산들과 탕가니카호처럼 기다란 모양의 큰 호수들이 많이 위치함.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빅토리아호 주변으론 해발고도가 높은 고원지대가 펼쳐져 있는데 인구 밀집 지역들은 고원지대를 따라 빽빽하게 분포하고 있음.


이들 다섯 나라의 면적은 180만 km² 정도인데 과반인 94만 km²는 탄자니아의 영토이고, 케냐(58만 km²)와 우간다(24만 km²)는 미묘하게 프랑스(본토)랑 영국과 비슷한 크기. 한편 르완다와 부룬디의 면적은 2만 km²로 대충 전라도보단 조금 넓고 경상도보단 조금 좁음. 한편 이들 국가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억 7천만 명인데 다섯 나라 모두 도시화율이 10~30% 정도라 도시 발달은 인구에 비해 덜한 모습.


인구구성은 우간다 북부와 케냐 서부는 나일로트계 민족들 ㅡ 루오족이 가장 많으나 인지도는 마사이족이 가장 높을 듯 ㅡ 이, 나머지 지역은 반투계 민족들(후술)이 주로 거주하고 있음. 그 외에 케냐 북동부에는 소말리인이 많이 거주하며, 탄자니아 중앙부엔 하자족이나 산다웨족처럼 반투족보다 먼저 이 지역에 살던 원주민들이 소수 존재. 국가별로 보면 우간다는 간다족, 케냐는 키쿠유족, 탄자니아는 수쿠마족이 수가 가장 많으나 이들 세 민족의 수도 10%대에 그쳐 다수 민족이 딱히 없음. 르완다와 부룬디는 대조적으로 절대다수가 인구가 같은 르완다-룬디어를 사용하지만 다수의 후투족과 소수의 투치족으로 갈라져 극단적으로 대립한 역사가 있음. 한편 민족구성은 다양하지만 동해안 지역에서 쓰이는 스와힐리어가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에서 민족 간 소통을 위한 언어로 사용되는 점은 특기할 점.


식민 시대 이전 시점에서 보면 서쪽 내륙의 우간다·르완다·부룬디에선 토착 왕국이 자리잡은 한편 동쪽 해안지대는 아랍인들이 드나들면서 술탄국이 세워진 킬와나 잔지바르가 무역거점으로 번성했는데, 19세기 말 북쪽은 영국이, 남쪽은 독일이 식민지화하였고 1차대전 이후 영국이 독일 식민지였던 탄자니아까지 차지하면서 벨기에가 지배하게 된 르완다·부룬디를 제외하면 이들 국가는 영국령이 됨. 이들 국가는 1960년대 독립했는데 케냐와 탄자니아는 상대적으로 안정을 누렸지만 내륙의 세 나라는 20세기 후반 동안 극단적인 독재와 파괴적인 내전을 장기간 치렀고, 부룬디는 2010년대까지도 정치적 혼란이 지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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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더운 지역을 가리켜서 ‘O프리카’라는 표현을 쓰곤 하지만 동아프리카 지역은 대부분 해발 1,000m 이상의 고원 지대라 생각보다 덥지 않은 편. 단례로 나이로비의 최월기온은 19.4℃로 대관령(19.1℃)과 거의 비등비등함. 대충 위 지도에서 도시들이 빽빽히 들어찬 지역이 기후기 서늘하고 비가 많이 오는 곳이라고 이해하면 편한데... 지도에서 비교적 휑한 케냐·우간다 북부와 탄자니아 내륙 지역은 강수량이 적어 건조기후가 나타나고, 해발고도가 낮은 해안 지역은 위도에 걸맞는 전형적인 열대기후.



인구밀도가 높은 곳도 맨 위에서 뭔가 빽빽한 부분 = 기후가 시원한 부분과 얼추 겹침. 위 나라들의 인구를 보면 가장 넓은 탄자니아가 5900만 명으로 가장 많고 케냐가 4700만, 우간다가 4200만, 그리고 르완다와 부룬디가 1200만 명씩인데... 탄자니아는 나머지 네 나라를 합한 것보다 더 넓음에도 나머지 네 나라(1억 1500만) 인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편. 르완다와 부룬디는 km²당 인구밀도가 400명이 넘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과밀한 국가들 중 하나.



1인당 GDP는 높은 편은 아닌데 최신 집계를 보면 케냐는 2,000$ 나머지 나라들은 1,000$ 언저리인 가운데 부룬디는 세계 최빈곤국 중 하나. 이 나라들의 수출품목을 보면 아직 농산물과 일부 지하자원(주로 금) 위주인데, 케냐는 차잎과 꽃, 커피 등을 많이 수출하고 탄자니아는 코코넛, 내륙의 세 나라는 커피를 많이 수출하는 편. 정정이 불안한 부룬디를 제외하면 관광 산업도 주 산업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