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city/29292131



내 개인적인 춘천이라는 도시에 대한 감상은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운,


그냥 보면 이상해 보여도

살다 보면 여기만한 곳이 없는,


그런 도시였음.



우선 저분 글 내용에 대한 자세한 분석부터 해 보고 시작하자.


1. 처음 남역 내려서 강대까지 걸어가는길은 충격 그 자체였음.

효자동 너무 촌같아서 과연 여기서 살아야 하나 싶었음


→ 이거 맞다 (심지어 시민들도 가끔 남역으로 줄여 부르는 것까지 맞음ㅋㅋㅋ)

남춘천역에서 남쪽하고 서쪽은 괜찮은데, KBS - 남춘천역 - 전문건설회관으로 둘러싸인 남춘천역 북쪽이 거의 홋카이도 소도시 수준의 느낌이 남. 그리고 효자1동 / 효자2동도 60-70년대에 개발한 주택가다보니 길도 되게 이상하고 그러면서도 대도시 주택가보다는 소도시 주택가 느낌에 상업시설도 거의 없어서 시민들 감상도 딱 저럼.



2. 자연경관은 최고임. 중고로 자전거 하나 뽑아다가 매일 타고 다녔음


→ 한국에 시내에서 춘천 수준의 자연경관이 뽑히는 도시는 내가 봤을 땐 속초밖에 없음. 강릉은 항구도시가 아니라서 시내에서 뽑힌다고 보기에는 조금 그럼.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경관은 산에 눈 왔을 때 (11월-3월) / 강 얼었을 때 (12월-2월) / 소양강에 상고대 필 때 / 강에 물안개 필 때 / 맑은 날. 춘천은 흐린 날에는 뭐 이런 침침한 도시가 다 있나 싶다가도 맑은 날에는 안개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화창한 도시가 다 있나 싶음. 구글 어스 위성사진도 시간 돌리면서 보면 진짜 도시 분위기가 휙휙 바뀜. 그리고 개인적으로 춘천은 초록초록한 계절은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음.



3. 한군데에서 한 2년가까이 알바 해봤음. 생각보다 타지사람이 있긴 있었음.

자연경관때문이려나? 50대 여자사장님도 부산출신(이분도 대학졸업하고 계속 인천 거주하셨지만)


→ 타지사람들 꽤 있긴 함. 결혼해서 넘어온 타지사람들이 제일 많고, 10년 전만 해도 강원도 최대도시였고 30년 전 춘천은 그래도 전국에서 어느 정도 알아주는 도시였다보니까 장사하려고 넘어오신 분들도 계시고 하더라고.



4. 젊은애들은 공무원아니면 먹고 살게 없는듯 보임.

자영업은 이미 586기득권들이 꽉잡고 있고 인맥없으면 식당여는것도 힘든듯

남아있는 남자들은 대부분 딸배하는것 같고 여자들은 모르겠다. 그냥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하고 다 나가는것 같음


→ 이것도 일부 빼고 거의 맞는 말...

춘천 토박이면 어느 정도 인맥이 있을 테니까 자영업이라도 할 수 있는데, 외지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그것도 쉽지 않음. 그게 아니면 공무원 빼고는 진짜로 먹고 살 것도 흔하지 않음. 그나마 바이오산업하고 더존이 없는 산업 먹여살리고 있기는 한데 더존은 사장이 춘천사람이라 지역인재를 뽑는다고는 하는데 다른 건 잘 모르겠다. 레고랜드 생기면 어느 정도 먹고 살 건 조금 늘 텐데 아직까지는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함.



5. 요새 온의동에 고층 아파트 라던지, 강남동에 새 아파트 많이 들어오는데, 근화동까지 개발되면

퇴계동 -> 온의동 중심지 이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임.

이유야 당연한 건데, 춘천같이 아직도 구도심이 살아 움직이는 도시가 있을까?

대구? 대구는 구도심이 아니라 도심 그 자체며 학군은 수성 분리이고...

광주정도?


→ 퇴계동이 거주자는 제일 많지만, 사실 중심지라기에는 투탑시티 쪽 가는 사람들은 80% 이상이 10대들이라서... 영화관 + 학원가 빼고 아무것도 없는지라 대부분은 명동에서 일을 보기 때문에 원도심이 죽을래야 죽을 수가 없음. 학원가는 온의동 쪽으로 움직이기는 힘들 것 같고 현 상권 상황에서 명동 쪽이 조금 더 득세할 것 같기는 함. 49층 아파트는 춘천역세권 개발 전까지 강원도 최고층 빌딩일 것 같고, 온의동, 삼천동, 약사동 남부에 2024년까지 예정된 입주물량이 4500세대가 넘는 것 같음. 옛날엔 "저 동네에 왜 사람들이 살지?" 했는데ㅋㅋㅋㅋ


여튼 춘고 성수고 유봉 등등 모든 학군은 구도심 집중.

퇴계동은 아파트만 많지 학군이랄게 있나? 모조리 구도심 통학이지

근데 온의동은 남역 더 가깝지, 마트 두 개 있지, 걸어서 10분이면 명동(학군)나오지

퇴계동 절반수준 공급만 때려박아도 충분히 중심지 이동 일어날거임

이미 온의 롯데나 푸지 집값으로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


→ 며칠전에 만든 지도 가져옴.

퇴계동 인구는 5만명이라 그거 절반 공급 때려박는건 물리적으로 힘들긴 한데,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님ㅇㅇ

춘천은 원도심이 가까울수록 실거주에서 플러스요인이 엄청나게 늘거든. 퇴계동에 있는 건 학원하고 IMAX 영화관뿐이라...

(검은색이 고등학교, 흰색이 중학교임)

원래는 북쪽 말고 동쪽에 흰 점 하나 검은 점 둘이 지금 도청 바로 오른쪽에 다 몰려있었음ㅋㅋㅋㅋ



6. 니가 퇴계동, 후평동 사는거 아니면 자전거는 타지 마라.

춘천 살면서 다리운동만 존나했다. 알바하는곳이 석사동이고 후평주공 5단지에서 자취했는데

시이빨 매일 석사사거리~강대동문~사대부고~후평5단지 이 좆같은 오르막길 자전거 오르내리다보니

자연스레 말벅지 됐다.

춘천 산등성이비율은 여수정도는 된다고 생각함.


→ X... 거기 원래 복숭아나무 과수원이었음... '도화'골사거리라는 이름이 괜히 있는 게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시내에는 언덕배기가 많은거라 산등성이 비율이 여수만큼은 안 될거임 아마



7. 등산충이라 겨울만 되면 여자친구 데리고 주변 산(가평 청평까지)등산다녔는데,

차만 있으면 여기저기 등산다니긴 좋을 산들 많음


→ 동네가 죄- 산이기 때문에...



8. 토박이 비율이 매우 높고 거의 대부분 양구 화천 홍천 출신들이 주류임

관광도시, 도청소재지로 강제인구유입 없었으면 얼마나 배타적인 도시가 되었을까 가끔상상함.

비슷한 규모의 원주와는 코로나 초기에 확산속도가 여타 달랐는데,

강원 남부 중심이면서도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가진 원주는 코로나 확진자가 엄청 증가함에도

춘천은 2주는 늦게 확진자 발생하고 그랬던것 같음.

유동인구 (춘천을 출입하는 유동인구)가 원주에 비해 별로 안된다 이말이지.

대구 광주보다 대전이 거쳐가는 사람들이 더 많은 개념


→ 3대 이상 춘천에서 살아온 춘천 토박이들(35-40%)이 이 동네 주류고 화천 양구 홍천 가평 출신들도 25%-30%는 되는듯. 정작 이 사람들도 춘천 토박이들한테 텃세당하기도 함. 인구대비로만 따지면 타지사람 비율도 2-30% 이상은 될 것 같은데 영서 북부에 연고가 없는 사람은 나조차도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코로나 확진자는 아무래도 초기에는 수도권 유입이 99% 이상을 차지했는데, 유동인구의 차이라기보단 (수도권에서 방문객은 오히려 춘천이 원주보다 많을 수도 있음) 원주는 수도권에 연고를 두고 원주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면, 춘천은 춘천에 연고를 두고 수도권을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럼. 수도권과의 상호통근자 수는 춘천이 더 많음.



9. 말이 나와서 망정인데, 아무래도 분지도시의 압박감이 없잖아 있는듯

길이야 배후령, 서상대교 등으로 화천 양구 등지로 길이 연결이 되어는 있는데도

경춘축선이 춘천에서 끝나선지 춘천에만 오면 그냥 이제 타지방 가는 길이 없고 막혀있는 듯한 느낌임.

원주는 남쪽으로 가면 제천. 동쪽으로 강릉. 북쪽으로 춘천이 나오지만

춘천은 서쪽으로 밖에 길이 없음.

남쪽으로 원주가 중앙고속도로로 연결되지만 원문고개(원창고개입니당) 그 오르막 압박감 보면

정상적인 루트인가 싶기도 하고 그럼


→ 이건 난 어릴 때부터 춘천이 사통팔달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화천에서 양구 갈 때도 춘천 거쳐서 가니까) 잘 모르겠지만, 20년 전만 해도 춘천 교통망이 구렸던 걸 생각하면 나름 발전했고 앞으로 20년간 교통망이 가장 잘 확충될 지역 중 하나기도 함.



10. 뭐 뭐니뭐니해도 춘천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애정을 갖고 있음

기분 꿀꿀할때 그냥 공사중인 중도넘어가서 상중도 어둠속 강변에 앉아서 물 찰박거리는 소리 듣고 있으면 기분 좋음

뭐 밤에 야라 여러번 했는데 물귀신은 한 번 도 못봤네.


→ 거기 무섭지 않아요...? 대단하신 분이셔...



아무래도 원주와 비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음

나쁜 의미의 비교가 아니라, "왜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것 같음.


두 도시의 결정적인 차이점 세 가지는

1. 춘천은 원도심 명동이 아직 중심지 역할이라 원도심과 인접할수록 거주에서 플러스 요인이 많음. 반면 원주는 원도심 중앙시장이 중심지 역할을 상실했고, 특히 남부시장 일대가 도시 내에서 우범지대로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원도심과 인접할수록 거주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많음. 두 도시 간에 시내 재정비 시작시점은 비슷했는데 지금 결과가 달라진 것은 이러한 이유.


원주의 단계동은 춘천의 온의동과, 원주의 무실동은 춘천의 퇴계동과 비슷한 포지션인데 무실동이 원주시청, 검찰청, 법원이 있는 반면 퇴계동은 오로지 학원가와 IMAX CGV밖에 없다보니 무실동이 원주 내에서 갖는 포지션과 퇴계동이 춘천 내에서 갖는 포지션이 달라질 수밖에 없음. 다만 퇴계동이 범접할 수 없는 도내 최대의 학원가다보니 아직까지 어느 정도 중심지 역할이 되는 것.


2. 춘천은 토박이 비율도 굉장히 높고, 지역에 연고가 있는 사람들도 많고, 수도권 통근자도 많지만 대부분은 춘천에 연고를 두면서 직장생활만 서울에서 하곤 함. 춘천 토박이들 애향심이 생각보다 진짜 굉장히 강함. 이렇게 말하면 내가 나를 보고 하는 말이겠거니 할 수도 있는데, 아마 전체 시민으로 따지면 내가 상위 30%는 되려나?


반면 원주는 원주권에 연고 없이 이주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음. 이렇다보니 지역색도, 사람들 성향도 당연히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춘천 사람들이 원주 사람들에 비해 인생에서 여유가 좀 더 있고 낙천적인 성향이라면, 원주 사람들은 춘천 사람들보다는 더 진취적인 경향이 있는 것 같음.


3. 춘천은 최근 20년간 세워진 대규모 개발계획이 레고랜드 빼고 다 백지화되었다고 봐도 무방함. 반면 원주는 기업도시를 받아가고 혁신도시를 뺏어갔음. 그렇다보니 개발계획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자체가 완전히 다름. 춘천에서 뭘 개발한다고 하면 "또 한 3년쯤 뒤에 돈 없다고 백지화하겠네"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말 꽤 많음. 레고랜드도 시민들도 반신반의하는 사람들 굉장히 많았음. 반면 원주는 그런 걸 걱정하는 사람보다는 우범도시화나 치안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 많음. 반면 춘천에서는 치안 걱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제로에 가까움.




그리고 타지사람들이 신기해할 만한 자랑하고 싶은 춘천의 포인트 소개!


1. 도내 도시 중 행복지수 1위, 도내 전 시군 중 2위! (https://arca.live/b/city/23668064)

전국에서도 행복지수가 상위권인 강원도내 도시 중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음. 춘천은 도내에서 건강 / 교육 부문 1위, 환경 / 관계 및 사회참여 부문 3위를 차지했고 평균 역시 인제 다음으로 높음. 실제로 춘천에 살면서 도시 때문에 분위기가 다운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음.


2. 도시지역 대비 녹지지역 비율 비수도권 도시 1위, 비수도권 3위! (1번과 같음)


3. 의외의 신산업 강자

1995년부터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시작, 현재는 코로나 백신도 치료제도 만드는 중이고 진단키트는 열심히 수출하고 있음. 아예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보톡스 회사 휴젤도 있고, ERP 만드는 더존도 춘천에 소재한 중견기업. 도내 도시 중 유일하게 코스피 상장기업의 본사가 소재하며, 중견기업 본사 소재지로도 아마 도내 1위일 듯. 네이버와 삼성SDS의 데이터센터도 춘천에 소재하며 수열에너지융복합클러스터의 건설로 데이터산업 역시 춘천의 주력산업이 될 예정.



마지막으로는 개인적으로 춘천의 절경이라 생각하는 사진들 몇 장 붙여보면


(위치맞추기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