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산복도로에 막연한 로망이 있어서(한번도 안 살아봄)

자주 찾아가서 돌아 다니다 보니 여기 좋은데 왜 이렇게 사람이 안 사나 싶었음.

근데 하루는 산복도로에 유명한 위스키 바가 하나 있어서

열심히 술 먹고 집 가려고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쿠팡 아저씨가 차 세우더니 짐 들고 저 계단을 올라가고 있더라

그거 보니까 내가 저 짓거리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되고

사람이 왜 안 사는지 자연스럽게 깨달아지더라


그 날 이후로 산복도로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되서

전에는 그래도 주차장이나 생활 인프라만 좀 갖춰 놓으면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겠다 싶었는데

지금은 벽화 그리고 주차장 짓고 그런 거 그냥 다 필요 없고 아파트로 재개발이나 하는 게 답이라는 생각만 든다

솔직히 매일 등산하고 미로 찾기하고 싶은 사람 없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