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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를 뒤덮고 있는 거대한 얼음산인 그린란드 빙상 정상에서 처음으로 비가 관측됐다. NBC뉴스는 그린란드 빙상 꼭대기에 위치한 관측소인 ‘서밋 스테이션(Summit Station)’에서 사상 처음으로 강우가 관측됐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후학자들은 최근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그린란드 빙상이 상당량 녹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린란드는 75%가 넘는 면적이 빙상에 덮여 있는 지상 최대의 얼음 섬이다. 서밋 스테이션이 있는 해발 3216m는 한여름인 7월에도 최고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을 밑도는 혹한 환경이다.

 

서밋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미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CD)에 따르면 이달 14일 오전 5시(현지시간) 기온이 빙점을 넘어서면서 동시에 강우가 시작됐다. 강우는 몇 시간 동안 이어졌고, 오전 8시 40분경 기온은 0.48도로 영상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기온을 찍었다.


NSICD는 14일 서밋 스테이션에서 시작된 강우가 더 따뜻한 남쪽과 서쪽 지역으로 이어져 16일까지 3일간 계속됐고, 남쪽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해발 2850m의 사우스 돔에서도 강우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NSICD는 3일간 그린란드 빙상에 내린 강우량을 총 70억t(톤)으로 추정했다. 비가 내리면서 14일 하루에만 87만2000km² 면적의 빙상이 비에 녹았고, 15일 75만4000km², 16일 51만2000km²의 빙상이 비에 녹았다. NSICD는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으로 3일간 비가 내리면서 빙상이 상당량 녹아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며 “15일 그린란드에서 발생한 빙하 손실량은 8월 중순 하루 평균의 7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린란드에서는 여름철인 6~8월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 들러가고 이후 다시 얼어 붙어 해빙이 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빙상이 어는 양보다 녹는 양이 더 많아졌고, 이에 따라 해수면 상승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달 25~27일에는 그린란드에서 3일간 184억t의 빙상이 녹아내리기도 했다. 이는 2019년과 2012년에 이어 최근 10년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이 정도면 미국 플로리다주 전체를 5cm 높이로 뒤덮을 수 있는 수준이다. 테드 스캄보스 NSICD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에 “7월 27일 그린란드의 동쪽 절반 대부분이 녹았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 빙상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6m 이상 상승하고 암스테르담, 뉴욕, 상하이 등 저지대에 위치한 대도시들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달 9일 발표된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도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더라도 해수면은 계속 상승해 해안 지역의 침수와 홍수 피해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IPCC 보고서는 해수면이 90cm(3피트) 상승하면 키리바시와 같은 태평양 섬나라는 3분의 2가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린란드 빙상 정상에까지 3일 동안 70억 톤의 비가 내리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