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저녁을 먹고 춘천 - 가평 - 목동 - 춘천 코스로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나 : 그러고 보니까 그 출입명부 보면 사람들 지역 단위 인식이 보이던데요?

시군구 적는 란인데 춘천은 춘천이니까 읍면동 적는다고 해도, 사창리는 '사창리'라고 적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


아빠 : 근데 그건 지역 단위 인식이 아니라 어쩌고저쩌고...


(결국엔 둘 다 같은 말이어서 생략)


나 : 그러고 보면, 이 동네 사람들은 대부분 리 이름으로 부르는데 온양 같은 곳은 다 면 이름으로 불렀잖아요?


아빠 : 근데 그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중심지 이름이니까 그런 거 아냐? 신창이나 도고도 그렇고...


나 : 신창 면소재지 신창리 아닌데요? 뭐였는진 모르겠는데ㅋㅋㅋㅋㅋ


아빠 : 아 그래? 사창리도 똑같은 거 아냐?


나 : 거긴 사창'면'이 아니잖아요ㅋㅋㅋ


(30초 후)


나 : 근데 아빠 얘기 듣고 보니까 맞는 것 같은데요?


아빠 : 이쪽 지방 사람들은 주로 모여서 사니까ㅇㅇ


나 : 이쪽 지방은 산 때문에 모여 사는 경향이 커서 주로 리 이름으로 부르는데, 온양 같은 데는 딱히 모여 살지를 않으니까 면 이름으로 부르는 거 아닐까요?

따지고 보면 아빠네 동네도 정산은 정산이라 하잖아요ㅋㅋㅋㅋㅋ



놀라운 결론을 얻어냈음.


지역의 통용명칭이 면인 경우와 리인 경우의 차이는,


1. 지역 내를 휘어잡는 확고한 중심지가 있다. (ex.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2. 지역 내를 휘어잡지는 않지만, 일대의 거점이 여러 군데 있어 한 면의 이름으로 엮기 곤란하다. (ex.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

3. 지역 내에 인구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한다. (ex. 화천군 간동면 (유촌리-오음리-간척리))

4. 지역이 과거 고을의 이름이었다. (ex. 양구군 방산면)


이 중 1, 2의 사례에서는 지역의 통용명칭이 주로 리,

3, 4의 사례에서는 지역의 통용명칭이 주로 면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


일상대화에서 이렇게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