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벳불교 관련 정보글을 쓸까 했는데 그건 진짜 날잡고 진지하게 써야할 뿐만 아니라 공부도 더 해야돼서...나중에 그건 각잡고 써볼까 함.


사실 말이 중앙아시아의 음악이지, 대중가요 산업 자체가 크지 않은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그리고 카자흐스탄에 묻어가는 키르기스스탄과 뽕짝이나 만드는 우즈베키스탄이라...


1. 1991년 이전

쏘비에트 시절에는 중앙아시아 자체가 ㄹㅇ 러시아 속국이였기 때문에 이런 전통가요나 선전가요 말곤 안 나왔음. 애초에 러시아 본토에서도 대중가요가 건전가요 정도나 허용되었고, 다들 아는 빅토르 최라던가 아쿠바리움 이런 가수들은 음지였기 때문에...


2. 1991-2015

중앙아시아에 '대중가요'라는 것이 처음 생긴 것은 1980년대 말부터이지만, 본격적으로 우즈벡어와 카자흐어로 음악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소련 해체 직전 1990년부터임. 이 당시에 대중가요가 가장 발달해 있던 나라는 우즈베키스탄. 당연히 그 당시 기준으로 경제력도 중앙아시아에 가장 나았고, 인구는 예나 지금이나 우즈벡이 압도적이니 당연한 말. 

이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우즈베키스탄의 주류 음악, 그리고 90년대부터 00년대까지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의 주류 음악은 바로 '토이'라는 장르임. 토이는 튀르크어족 언어들에서 '축제' 또는 '결혼식' 등을 뜻하는데, 축제에서 부르던 음악들이 대중가요로 발전하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물론 토이가 갑자기 소련 해체되고 갑툭튀한 건 아니고, 원래는 19세기부터 튀르크 전통음악과 아랍, 터키 등 주변국들의 음악이 섞여 중앙아시아권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왔다고 하는데, 소련 시절에 대중가요같은 것이 금지되었고, 스탈린 시절에는 토이를 비롯한 모든 전통문화들이 골고루 탄압받았지만, 민간에서는 계속 불려졌다고 함. 

원래는 전통악기들만을 사용했지만, 80년대 이후 전자음악이 대세가 되면서 90년대 대중가요화 될 적에는 신디사이저 등을 이용해 통통 튀는, 터키나 아랍도 한 수 접을만한 뽕짝이 되어버렸음(...)


2000년대 후반에 카자흐스탄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하는데, 그 결정타가 2008년, 지금은 카자흐스탄의 국민가수급으로 성장한 카이라트 누르타스가 데뷔함. 물론 뽕짝은 뽕짝인데, 카자흐스탄은 1990년대 말부터 순수히 뽕짝을 한 게 아니라, 러시아 대중가요와 어느 정도 퓨전?되어서 뽕짝인데도 러시아 느낌 나는 그런 장르였음. 그리고 서서히 우즈베키스탄의 점유율을 뺏어오던 카자흐스탄은 2015년...


3. 2015-

나인티 원과 스크립토닛, 두 음악가들이 중앙아시아 음악계를 완전히 정리시킴


사실 두 음악가는 공통점과 연관성도 찾기 어려움. 먼저, 나인티 원은 한국 모 대형기획사 외국인 연습생이 귀국해서 한국 아이돌 문화를 도입하여 데뷔한 아이돌 그룹임. 애초에 타겟칭은 철저한 내수용, 자국의 1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했는데 그게 대박이 남. 

나인티 원은 중앙아시아 대중문화의 혁명이였음. 다른 아이돌 팬들에게도 나인티 원의 데뷔곡 '아이읍타마'는 매우 상징적인 곡임. 왜냐하면 저 곡이 없었으면 자기가 좋아하는 그룹도 없었거든. 저 곡의 뮤비에서 한 카자흐인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음.

"저 노래가 세상에 나오는 순간, 우리는 카자흐스탄이 이런 것도 잘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스크립토닛은 할 줄 아는 건 랩과 약밖에 없던 카자흐스탄 깡촌에 살던 흙수저 청년이 무작정 짐 싸들고 모스크바 와서 랩하다 우연히 그걸 듣게 된 대형 레이블 사장이 투자해서 겨우 데뷔한 래퍼였음. 근데 그게...노어 할 줄 아는 사람은 무조건 스크립토닛 1집 전곡 연속으로 들어봐. 그 서사와 배경이 미쳤음. 스크립토닛 1집은 구소련권 모든 대중가요를 통틀어서 대단한 명반임. 비슷한 시기에 독일에서 날아온 옥시미론과 함께 동유럽 힙합계의 한 획을 그었으며, 중앙아시아, 러시아를 넘어 동유럽 힙합을 평정시키며 폴란드와 체코에 뺏긴 힙합 주도권을 러시아로 가져옴. 

카자흐스탄 음악계에서 나인티 원이 창시한 새로운 장르인 Q-POP과 스크립토닛과 그의 크루의 힙합이 대세가 되었고, 자연스레 기존의 기성가수들은 Q-POP적 요소를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아예 중장년층을 노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함. 그리고 자연스레 우즈벡 음악은 도태...


+) 그나저나 달라이 라마님 글 베라 갔네...감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