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도지챈러들이 익히 알고 있듯이, 무산은 1914년 부군면 통폐합 이후부터 북한 치하에서 몇개의 군으로 쪼개지기 전까지 남북한을 통틀어 한국 최대의 군이었음. 무산은 동쪽으로는 백두산에 이은 한국 제2의 고봉인 관모봉을 두고 있지만 가장 가까운 동해 해안으로부터 읍내 기준으로 6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음. 이러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바로 이웃하지만서도 동해에 면한 부령, 경성과 교류가 적었는데, 최근 고지도들을 살펴보다 이런 무산도 동해안에 월경지를 두고 있었음을 발견함. 아래는 참조한 지도들.


위 지도는 대동여지도의 일부인데, 서쪽의 무산군 본토 동쪽에 동해안에 면한 자그마한 월경지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음.

이 월경지를 확대해 보면 인접한 고을(경성, 회령)들과는 선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무산(茂山)과 바로 아래의 해면(海面)이라는 글자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보아 무산군 관할의 해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해면이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행정구역에 종종 보이는 독창성이 결여된 지명들(동면, 원동면, 근동면,읍내면 등)과 같은 맥락으로 보아 단순히 내륙인 무산군 관할지에서도 유일하게 바다와 인접해 있다는 특성 하나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됨.

출처: http://theme.archives.go.kr/viewer/common/archWebViewer.do?singleData=Y&archiveEventId=0049287669
위의 지도는 대한제국~일제강점기에 제작된 부령군 지도인데, 부군면 통폐합을 다루고 있음. 초록색으로 색칠된 북동쪽의 두 면을 주목하자.

 

초록색의 두 면을 살펴보면, 서쪽에는 삼리면(三里面)과 동쪽에는 해면(海面)이 위치함을 볼 수 있음(지도에는 옛 것을 뜻하는 구(旧)가 이름의 일부로 나와 있지만 이는 다른 폐지된 면들이 모두 지니고 있는 공통점이라는 것을 보아 단순히 폐지되는 면들을 가리키기 위한 수단이라고 추정됨). 지도의 제작시기는 미상이지만 부군면 통폐합을 그리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 바로 직전이라고 유추됨. 따라서 이 지도는 적어도 전국적으로 월경지 정리가 실행된 1906년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생각되는 바임. 지도의 제작시기를 고려할 때, 위 지도의 해면은1906년 무산군에서 부령군으로 편입된 것으로 보임.

 

해당 월경지는 산세가 험한 편은 아니지만 평지가 적고 규모 자체도 너무 작아 경제적, 정치적 입지가 좋지 않은데도 왜 굳이 거리도 멀고 험준한 산맥 너머에 있는 무산군 관할이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면서 이런 행정구역을 편제한 조선의 행정력에 찬사를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