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자면 한국의 전통계승에 대한 의식에 일관성이 없어서 그렇다. 무엇을 전통으로 규정하고 외부에서 심미적으로도/실질적인 형태로서도 이게 어떻게 보여질지에 대한 일관적인 의식이 아예 존재하지 않음. 그러니 조선시대 정원이랍시고 찾아가보니 사람사는 곳이라 살림도구 널부러져있고 소화전, 물뜨는데 쓰는 바가지같은 정물이 주변 전통적 환경과 어떻게 어울리지에 대한 심미성은 고려하나도 안하고 절집이나 궁궐에 놓여있고,

전통관광자원이 이렇게나 풍부하고/재해석의 가능성이 풍부한데도 이렇게나 활용못하는 나라는 또 드물거임. 입으로만 고구려 백제 신라 우리역사 나불대면서 실제로 어디에서 그 역사성을 느끼는지 말해보라면 아무답도 못하는게 현실이지. 신라 유적은 죄 다 조선시대식으로 복원되어있고, 1000년 수도라고 자부하는 경주 유적은 다 허허벌판에 박정희 때 불국사 동궁월지 살짝 복원 한 이후 솔직히 거의 바뀐게 없는게 현실. 입으로 1000년수도 라고 자부하면서 경주보문단지라는 아무런 역사적 연고도 느낄수 없는 테마파크 조성해놓고 관광객 유치하는게 말이 되나? ㅋㅋ 백제 고구려는 차라리 일본에 가야 훨씬 직접적으로 느낄수 있을 지경. 대체 누가 계승국이라고 말하는건지 원.

경주남산 신선암마애보살 반가상은 이러한 일관성이 없는 대표적 예시지. 문화재청이 스스로 2014년 쯤에 일출/일몰 명소로 지정해놓고선 몇년뒤에 보기흉한 난관으로 둘러쳐놓음 ㅋㅋㅋ 대체 뭘하고 싶은거냐고 묻고싶다. 관광자원으로 활용코자 할것이면 그 전통유산의 속성과 함께 심미성도 고려하고, 스스로 홍보한 형태에 맞게 정비를 해놔야지 "아 아무튼 사람들 와서 직접 만지고 보고 바로앞에서 절하니까 난간 쳐놔야지~" 라고 일차원적인 생각만으로 해놓은게 뻔히 보임. 특히 나는 일본 와서 살면서 전통문화유산 활용과 상업화의 부분에서 한국은 개발도상국급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사람 사는데니 어쩔 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