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그닥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아주 유명해서 인터넷 밈이 된, 홍콩을 주제로 한 게임이 있다.

이름은 '홍콩97'이며 명칭에 나오듯 홍콩의 중국 반환과 관계가 있기도 함.


이게 표지다. 그렇다. 이 게임은 잘만들어서 유명해진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그 반대라서 유명해졌다.

당연히 정식 게임회사에서 만든건 아니고, 일본의 비공식 언더그라운드 소프트임. 1995년작 슈퍼 패미컴용. 


첫 화면. 이걸보면 감이 오겠지만 성룡이 주인공이고 덩샤오핑이 적 보스이다. 표지엔 이소룡이 있지만 주인공은 성룡임ㅋㅋ

성룡성님의 저 모습은 84년작 영화 '쾌찬차'의 한 장면.


다음은 이 게임의 스토리를 보도록 하자. 스토리래봐야 스샷 4장이 전부.

1997년이 다가왔다. ㅈ같이 못생긴 빨갱이(...)들이 본토에서 몰려온다.

(이 겜이 1995년작이니 2년 뒤의 미래가 배경인 것)



범죄율이 솟구쳤다! 홍콩이 엉망이 되었다! 그리하여 홍콩 정부에서는 브루스 리의 친척, '친'을 불러서

(단상위에 있는 양반은 홍콩의 마지막 총독인 크리스 패튼이다.)


빨갱이들을 척살하려고 한다. 친은 살인 병기이다. 공산당 빨갱이 12억 명을 모두 쓸어 버려라!


그러나, 중국 본토에서는 비밀 계획을 이어갔다! 죽은 통샤우핑을 최종 병기로 개조하는 계획이다!


이 똥겜의 스토리는 이러하다.


플레이 화면. 슈팅 게임이다. 위나 옆에서 계속 중국 인민들이 나오는데, 그걸 피하면서 성룡 성님을 가지고 열심히 공을 던지면 된다. 

네임드 똥겜답게 모든 요소가 개떡같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견디기 힘든건 이 겜의 bgm이다.

혹시나 궁금하면 한번 들어보셈.ㅇㅇ 

설명을 하자면 <나는 베이징 천안문을 사랑해> 라는 곡의 한 소절인 ~나는 베이징 천안문을 사랑해. 천안문엔 태양이 뜨네~ 부분이 게임하는 내내 무한반복된다. 실제로 들어보면 진짜 정병올거같음... 아마 제작자입장에서는 이 브금을 통해 중공을 풍자하려는 의도를 극대화하려고 한거같다.

브금 관련해서 소름인게 뭐냐면, 게임 오버가 되어 재시작을 해도 브금이 리셋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게임을 다시 시작하면 당연히 브금도 첨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으니 더 끔찍함.


보스전을 하는 장면이다(...) ㄹㅇ루다가 덩샤오핑의 머가리가 보스였던 것... 보스는 위에서 내려찍는 공격 패턴을 사용한다.


그리고 사망 시에 뜨는 화면엔 '친 사망'이라 적혀있는데, 어이없게도 배경에다 실제 시체사진을 갖다썼다고 한다;;;

유고 내전을 다룬 다큐멘터리의 보스니아 민간인 사진이라고 함. 올리기 좀 그래서 넘겼는데 플레이영상 보면 나옴.


앞서 나온 보스를 쓰러뜨려도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점수만 올라가고 계속 이어짐. 하긴 똥겜에 엔딩이 뭐 중요하겠나마는...



홍콩 97은 이 AVGN의 리뷰영상으로 인해 유명해졌는데 심심하면 자막켜고 보는거 추천함. 개재밌음ㅎ


우연히 이 겜을 알아서 이거저거 보다보니 재밌으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음.

1) 세상에 못 만든 게임은 수없이 많지만 이왕 못만들거 이렇게 작정하고 슈퍼울트라개떡같이 만들면 오히려 왠만한 수작보다 더 유명해짐.

2) 신기하게도 미래를 정확히 맞춘 부분이 있음. 스토리 부분에서 1997년 죽은 덩샤오핑을 비밀병기로 개조한다고 나오는데 실제로 덩샤오핑은 홍콩 반환 4달 전인 1997년 2월 사망

3) 여러 창작물을 보다보면 간혹 '세상은 날 미쳤다하지만 진짜 미친건 이 세상이야' 뭐 이런 내용의 문장이 종종 나오는데 그게 생각났음. 물론 이 게임이 미친겜인건 맞지만 사실 정말로 미친건 중국의 현실, 중공이 아닐까? 1995년에 게임 제작자가 생각한 홍콩의 불행한 미래가 현실이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