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나타나기로 유명한 고개를 한 사람이 넘고 있었어요.

 

펄쩍! 갑자기 어디선가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흐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새끼... 기열!!!"

 


"개 씨발! 해병이잖아!"

 


호랑이는 오줌을 지리며 걸음아 나 살려라 줄행랑을 쳤어요.

 


"어휴... 이제 괜찮겠지? 저 고개에는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

 


호랑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첫 번째 고개를 바라보았어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호랑이는 두 번째 고개에서 맛있는 떡을 이고 가는 사람을 기다리기로 했어요.


그런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어요.


호랑이는 새파랗게 질려서 고개를 천천히 돌렸어요.

 


"빡깡!"

 


간발의 차이로 호랑이를 빗겨간 쇠파이프가 나무에 꽃혔어요.

 


"히이이이익"

 


"새끼... 기열!!!"

 


"으아아아아악! 씨발!!!"

 


호랑이는 똥을 지리며 줄행랑을 쳤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이래요? 고개를 넘을때마다 해병이 나타나지 뭐에요?

 


"새끼... 기열!!!"

 


"새끼... 기열!!!"

 


"새끼... 기열!!!"

 


처음에는 쇠파이프를 들고 뛰어오던 해병이 고개를 넘을때마다 어디서 주워오는지 오함마, 전기톱, 전기작살, 딜도 등 무시무시한 물건을 들고 오는 바람에 호랑이는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어요.

 

"허억... 허억... 어흥..."

 

69번째 고개정도 되었을까요?

혼이 쏙 빠진 호랑이의 다리가 풀릴 때쯤 앞에 오두막이 보였어요.

 

"씨... 씨발... 저, 저기서 수, 숨어있어야겠어..."

 

호랑이는 다리를 질질 끌며 오두막 안에 들어가 쓰러졌어요.

 

...

 

"톤"

 

"톤"

 

"톤"

 

"톤"

 

어둠 속에서 눈 여섯 개가 빛나고 있었어요.

두개는 호랑이 꺼고... 나머지 네개는 누구의 것이지요?

 

"어흐흐흐흫흫흫 씨발!!!!"

 

호랑이는 다락방으로 도망쳐 문을 걸어잠갔어요.

 

"~낄 낄 낄~ 우리는 귀여운 오누이라네."

 

문 밖에서 걸걸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개 씨발! 어린아이 목소리는 그렇게 거칠지 않아!"

 

호랑이가 얼굴이 시퍼렇게 질려 벌벌 떨며 말했어요.

 

"하루 종일 작업을 해서 그렇지. ~ 낄 낄 낄 ~"

 

"그, 그럼 손을 한번 보여줘"

 

손이 들어오면 앞발로 혼신의 일격을 가할 작정으로 호랑이가 말했어요.

큰 타격은 입히지 못하겠지만 운이 좋다면 잠깐 발을 묶어 놓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윽고, 어둠 속으로 시커먼 손이 쑤욱 들어왔어요.

 

"빡깡!"

 

"으아아아아악!"

 

앞발이 부러진 호랑이의 비명소리가 오두막에 울려퍼졌어요.

 

 

...

 

 

"아쎄이 원위치!"

 


"톤톤톤!"

 


"히이이이익 히이이이이이이이이익!"

 


호랑이가 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애처롭게 울고 있었어요.

그 밑을 오누이, 아니 무&톤 듀오가 횃불을 들고 빙빙 돌고 있었지요.

 


"거기까지 어떻게 올라갔니?"

 

무모칠이 호랑이에게 물었어요.

 


"소, 손에 기름을 바르고 올라왔다!"

 

호랑이가 생각나는대로 둘러댔어요.

 


"그래?"

 


쾅! 쾅! 쾅! 쾅!

 


"~낄 낄 낄~ 이거 정말 잘 올라가지는군! 새끼... 기합!"

 


개 씨발! 무모칠 개 미친새끼가 손에 기름을 바르고도 미친 악력으로 나무를 오르고있어요!

저 미친새끼는 대체 왜 물어본 거죠?

 


"톤, 톤톤"

 


무모칠과 톤톤정이 기름을 바르고 나무를 성큼성큼 올라오자 호랑이는 두 손을 모아 하늘에 대고 싹싹 빌기 시작했어요.

 


"으헝헝으헝 하느님 제가 씨발 쓰레기입니다 저는 호랑이 쓰레기 새끼입니다 다시는 안그럴게요 인간 안 잡아 먹을게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한번만 살려주세요 이 불쌍한 호랑이를 한번만 살려주세요 히이이이익 히이이이이이익 으아아아아아아아악!!!"

 


그러자 하늘에서 스르르 동아줄이 내려왔어요.


호랑이는 동아줄을 덥썩 잡았지요.

 


"사, 살았다"

 


"이제 진짜로 착하게 살아야지... 인간들도 돕고..."

 


"새끼... 기열!!!"

 


"꺄아아아아아악!"

 


동아줄 끝에는 아까 고개에서 69번이나 만났던 해병이 있었어요.

 


"황근출 해병님, 필! 쓰엉!"

 


"톤! 톤!"

 


밑에 있는 해병들이 나무 위로 경례했어요.

 


"으아아아악!"

 


호랑이가 수수밭으로 떨어졌어요.

 

 


"새끼... 기열! 해병 나비탕으로 만들어 마땅하나 해병 짬타이거가 마침 공석인 바! 해병 훈단을 수료할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그럼... 우선 전우애 부터 시작하도록 하겠다!"

 


"~낄 낄 낄~"

 


"~톤 톤 톤~"

 


"어, 어흐으으으으으응기잇!!!"

 

 

...

 

 

 

 

3개월이 지났어요.

 

"새끼... 해병 훈단을 수료한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악! 이병 황 근 츄 르!!!"

 

아! 기열찐빠를 낸 호랑이를 해병대의 일원으로 맞아준 따뜻한 해병들의 마음씨가 아름답지 않나요?

 

3개월중 무려 2개월 69일을 차지하는 전우애구멍 확장 과정에서 과다한 피를 흘렸지만, 덕분에 오도짜세 해병이 된 황근츄르의 늠름한 모습을 보세요!

 

아참, 수숫대가 빨간건 황근츄르가 흘린 피가 스며들어서 그렇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