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랄 산맥 동쪽에서는 웬만한 도시들은 무조건 도로, 항공, 해운으로 가야 함. 대중교통? 그거 대도시의 얘기일 뿐이야. 소도시는 비행기와 마을버스 빼고 그딴거 없어. 글구 러샤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고다니는 외국인은 극빈층으로 취급받거나 불법체류자로 오해받을 확률이 아주 높아. 비행기를 타고다니는 통근수당,출장수당,휴가수당도 못 챙겨먹는 박봉의 흙수저는 어쩔 수가 없이 기차타고 다니지만. 철도역들은 한산한데 북극 각지의 국내선 공항들은 항공사들이 미리 예정된 협동체 여객기를 당장 광동체 여객기로 자주 바꿔서 더 많이 태워 줄 정도로 미어터지는 수준이면 말다했지 않냐. 그마저도 1000km짜리 중소도시간 항공노선도 경제가 쫄딱 망한 옐친시절에도 모든 좌석이 털가죽입은 여객들로 꽉 차서 빈자리도 하늘의 별따기.
그리고 푸틴은 자기 집권기간 동안 북극 바닷가, 내륙, 동시베리아 지역의 도시간 도로망을 죄다 포장하겠다고 기염을 토했음. 실제로 시베리아 횡단국도는 벌써 완공해서 컨테이너 화물차들이 쌩쌩 달리고, 서시베리아의 도시간 2차선 도로망(노릴스크 일대를 제외하고...)은 대부분 아스팔트 포장완료해 화물차와 승용차들이 북극 바닷가의 항구까지 쌩쌩 달린다고 들었음. 사하 지역도 야쿠츠크 남부지역은 도시간 도로망이 포장완료 단계까지 진행중임. 추코트카와 마가단(포장된 국도가 야쿠츠크에서 마가단까지만 연결했거든) 사이는 짐니크(비포장 빙판길) 밖에 없는데, 그것도 푸틴이 최대한 빨리 10년 내에 완공하라고 닥달하면서 두둑하게 재정지원하고 있음. 근데 그만큼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버림받고 있다는 얘기임. 러샤 연방정부의 재정은 한계가 있고, 돈많은 지방정부는 많지 않거든. 철도정책은 삽산(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과 지하철 빼고는 아예 투자를 포기한거나 마찬가지. 예카테린부르크 동쪽의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무궁화호급 시속100짜리 여객열차를 감축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에 삽산을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까지 개통하면(그뒤는 중국이 공사비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카자흐스탄의 아스타나-알마티 경유로 중국 고속전철(우루무치시안베이징)에 연결할 예정임), 수익성의 측면에서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특급열차는 매주 1회로 늘릴 수 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저소득층이 애용하는 전구간횡단 여객열차는 대폭 줄일게 뻔하지. 기실 웬만한 러샤인들은 항공수당 챙겨서 비행기타고 다니거든. 푼돈만 쓰는 외국인 관광객은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가지 말라는 얘기지. 어차피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왕복하는 무궁화호급 여객열차들은 너무 심심하고 너무 불편해서 매력적인 관광상품이 못 된다.
미국에서야 전국토의 절반 이상이 매우 좋은 풍경으로 유명하고, 철도 주변의 풍물들이 볼만한 관광지라서 가능함. 반면에 러샤의 볼만한 관광지들은 기차타고 다니면 오히려 못본다. 가령 바이칼 호수만 해도 자동차를 빌려서 장거리를 운전해야 해. 미국 암트랙의 경우야 US Rail Pass가 있으니까 해볼만한데, 러샤는 웬만하면 조금 전에 언급한 철도여행 상품처럼 그런 것만 전담하는 전문 여행사를 끼고 가야 한다.
사실 위는 희망사항이고 미국조차도 시카고~태평양 연안은 황무지 그 자체라 적자투성이인거 억지로 데일리 운영하는데 국토 길이는 2배에 인구는 절반인 러시아가 횡단철도 데일리로 다닐거라고 보지는 않음 다만 전구간 횡단차를 살려는 줄거 같다는거. 물론 기차표 보니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전구간 표살바에는 뱅기표가 더 싸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