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선거는 토요일에 열리며, 투표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로 꽤 짧은 편임. 하지만 그럼에도 투표율은 70% 전후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중. 또한, 대만의 외교적 상황상 재외투표가 없다는 것도 특이점.


지방공직인원선거는 한국의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거의 정확히 대응됨. 직할시장/현지사, 직할시/현의원, 현할시/진/향의 장, 현할시/진/향의원 선거를 전부 함. 시장/현지사, 현할시/진/향의 장은 한국처럼 연임 제한이 있으나 3선까지만 연임이 가능한 한국과는 다르게 대만은 재선까지만 가능함.


대만은 문맹자 배려를 위해 선거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과 함께 사진이 기재되며, 비례대표의 경우 당의 이름과 함께 당의 로고가 기재됨. 기호는 있으나 한국처럼 국회 의석수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닌 선거별로 추첨에 의해 결정되는 형태임.


한국과 비슷하게 선거전 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 있으며(선거전 9일, 참고로 한국은 7일임.), 한국과 다르게 출구조사가 법적으로 금지되어있음. 출구조사를 금지한 이유가 특이한데, 대만의 형식적 영토는 중국 대륙 전체고, 만약 중국 대륙을 수복한 뒤, 선거를 치르게 된다면 서부의 선거가 아직 진행중인 가운데 동부지역의 선거가 종료되고 개표가 진행될텐데, 이 과정에서 서부의 유권자들이 동부의 선거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함(실제로 미국 하와이는 미국 동부보다 투표종료가 4~5시간, 서부보다는 1시간이 늦는데 이러한 문제 때문에 하와이 개표가 완료될 때쯤이면 대선 윤곽이 이미 드러나는 경우도 있어서 하와이의 대선 투표율은 40%를 겨우 넘길 정도로 낮음.)


대만 내무부(대만은 선관위가 있으나 선거 관할은 미국과 비슷하게 내무부가 함)에서는 같은 이유로 실시간 득표수도 반영하지 않음. 무조건 개표가 완료된 후의 결과만 발표하는데, 대신 대만 신문과 방송국들이 모든 개표소에 직원을 파견하여 개표 현황을 파악한 뒤 본사에 보고하기 때문에 대만 개표방송을 보면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득표수를 볼수 있음. 물론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하기 마련이기에, 집계 오류로 후보의 득표수가 내려가는 일도 볼 수 있음(...)


관전 포인트는 다음과 같음.


1. 민진당 집권 6년차 선거

대만은 대선과 총선을 4년 간격으로 동시에 하기 때문에 지방공직인원 선거가 사실상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역할을 함. 이미 4년 전 민진당 정권은 지방선거에서 대참패하였으나 홍콩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대중 위기감을 바탕으로 대선에서는 민주진보당 차이잉원 정권이 압도적인 차이로 정권 연장에 성공했음.


하지만 2022년 들어 정부의 방역정책에 불만을 품는 시민들이 많아졌고, 결정적으로 미얀마/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대만인 인신매매집단 사건 때문에 정부 책임론이 강해짐과 동시에 대만 사회의 고질병인 gdp 대비 턱없이 낮은 실질소득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평이 나오면서 민진당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선거를 가지고 있음.


하지만 국민당도 마냥 안심할수만은 없는게, 여전히 중국발 안보위기는 여전히 대만에게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 특히나 주리룬 당대표 이하 국민당 지도부는 국민당의 전통적인 대중정책이었던 양안통일 성향을 띄고 있음.


2. 장제스의 증손 장완안, 타이베이시장으로?

중도주의 정당 대만민중당을 끌고 있는 현직 시장 커원저는 2018년 불과 0.2% 차이로 재선에 성공하였으며, 이번 선거에서는 출마가 불가함. 이에 보수야당 중국국민당은 장제스의 증손이자 현직 입법위원(=국회의원) 장완안을, 여당 민주진보당에서는 위생복지부 장관 천스중을, 그 외에 무소속이지만 사실상 커원저의 지원을 받는 현직 부시장 황산산이 출마하여 4년 전과 마찬가지로 3자구도가 성립되었음.


천스중 위생복지부 장관은 코로나 방역의 총사령탑 역할을 하여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2022년 현재 대만 국민들은 민진당 정권의 코로나 대응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 때문에 천스중은 고전하고 있는 중임. 천스중이 아주 살짝 앞서는 여론조사도 몇몇 있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장완안의 경합우세~우세를 예측중임. 다만 장완안의 우세를 예측하고 있는 여론조사의 경우 미결정층이 매우 많아서 장완안의 경합우세라고 보는게 좋을듯.


참고로 장완안은 장제스의 증손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당 소장파의 간판 스타로써 화독 성향을 보이고 있음. 앞서 말했듯이 주리룬 당대표 등의 국민당 주류는 아직까지 양안통일 성향.


3. 한국판 경기도, 신베이시장의 향방은?

2018년 국민당의 선거 압승 바람을 타고 취임한 허우여우이가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민주진보당에서는 린자룽 전 타이중시장이 공천되었음(대만에서는 생각보다 이렇게 지역기반과 상관없는 곳의 사람을 타 지역 후보로 공천하는 일이 흔함. 당장 지금은 파면되었지만 4년 전 국민당 소속으로 민진당 최대 텃밭인 가오슝시장에 당선되어 파란을 일으켰던 한궈위는 이전까지 타이베이가 정치기반이었음).


하지만 허우여우이 현직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압도적 우세를 점한 상황.


4. 막판 초접전, 타오위안시장

2014년에 처음 당선되어 2018년에도 재선에 성공했던 민진당 현직 시장 정원찬은 임기 제한으로 출마 불가상태. 이에 국민당에서는 장산정 전 행정원장(한국의 국무총리 상당)을, 민진당에서는 린즈젠 신주시장을 내세웠으나 논문표절로 후보사퇴, 대신 현직 입법위원 정윈펑을 내세움.


하지만 장산정 후보도 뒤늦게 논문표절 논란이 터져버렸고 이에 대해서 묵비권만 행사하고 있는 장산정 후보와 다르게 정윈펑은 대타로 나왔긴 해도 딱히 구설수도 없었고 타오위안에서 입법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다시 지지율은 접전세로 접어들었음.


여론조사 기관마다 장산정 후보가 근소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 정윈펑 후보가 근소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 심지어는 둘이 소수점까지 완벽하게 동일한 지지율을 보이는 여론조사까지 발표되며 초접전 지역으로 떠오르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