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요 몇년새 '앉아서 통근할수 있는 열차'가 철도회사들에게서 활발히 도입중임. 요 몇년간은 도쿄권 철도회사에서 유행했는데, 점차 간사이권 철도회사로도 확대되려는 낌새가 보이는 중임.


일본식 착석보장열차의 특징을 알아보겠음. 여기서 예시로 들 노선은 도쿄-사이타마 노선을 주력으로 운행하는 도부 철도가 도부 이세사키선과 도쿄메트로 히비야선에서 운행하고 있는 'TH라이너'임. T=Tobu, H=Hibiya, 라이너=일본에서 착석보장열차에 주로 붙는 네이밍임.


사진은 TH라이너에 쓰이는 차량임. 겉보기에는 일반 통근열차와 별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열차를 보면 좌석이 살짝 고급스럽다는 것을 볼수 있음.


바로 이렇게 크로스시트 모드로 전환할수 있기 때문임. 이래봬도 콘센트까지 달려있는 본격 크로스시트임. 참고로 차내 와이파이도 설치되어있음.


좌석이 전환되는 장면


TH라이너는 평일/주말 상관없이 출근시간대에 도심 방면으로 2회, 평일 퇴근시간대에 교외 방면으로 5회가 운행함. 사진은 평일 시간표

먼저 출근시간대 도심방면 시간표임. 차마 출근시간대 한복판에 착석보장열차를 넣지는 못하고 도심에 오전 7시 반쯤과 9시 반쯤에 도착하는 시간표가 짜여있음. 그래서 몇몇 철도회사의 착석보장 열차는 출근시간대에는 운행하지 않고 퇴근시간대에만 운행하는 경우도 있음.


퇴근시간대는 상대적으로 시간표가 조금 더 널럴하기 때문에 퇴근시간대 한복판에도 좌석지정열차가 투입이 되고 있음.


실제로 이 시스템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착석보장열차는 '승차전용역'과 '하차전용역'이 구별되어있음.

승차전용역에서는 1량당 1개의 문만을 열어서 승객을 취급함. 승객이 들어가고 문이 닫히면 차장이 돌아다니면서 좌석지정권을 확인함. 이세사키선 내에서 정차하는 역(쿠키, 도부동물공원, 카스카베, 센겐다이, 신코시가야)은 이렇게 전부 승차전용역으로 운행됨


그렇게 출발한 열차는 키타센쥬역에서 지하철 히비야선으로 들어온 뒤 우에노, 아키하바라, 카야바쵸, 긴자, 카스미가세키역에 정차하는데, 이들 역은 하차전용역으로 운행됨. 하차전용역에서도 1량당 1개의 문만을 열어서 승객을 하차시킴. 이는 좌석지정권을 사지 않은 승객이 차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임.


그리고 열차가 도쿄 도심 한복판의 카스가미세키역에 도착하면 모든 출입문이 열리고, 이 역부터 에비스역까지는 모든 역에 정차하면서 좌석지정권이 없는 사람도 탈 수 있는 열차로 운행됨.


이게 출근시간대 열차의 운행방식이고, 퇴근시간대 열차는 에비스역이 아닌 카스미가세키역부터 운행을 시작함. 퇴근시간대 열차는 반대로 히비야선 역들이 승차전용역으로, 이세사키선 역들이 하차전용역으로 운행됨.


요금은 쿠키, 도부동물공원, 카스카베역에서 승하차했을때 성인 기준 680엔, 센겐다이, 신코시가야역에서 승하차했을때 성인 기준 580엔. 조금 비싼 편인데 민영철도인 일본 특성상 도부 철도와 도쿄메트로라는 2개 회사의 노선을 운행하면서 이 두 철도회사에 모두 운임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임.(2개 이상 철도회사의 노선을 타지 않는 다른 착석보장열차들은 이것보단 쌈. 예를 들어 케이오 전철이 자사구간 내에서만 굴리는 착석지정열차인 '케이오라이너'는 어느 역에서 타든지간에 상관없이 410엔) 참고로 이 요금은 착석보장권 자체에만 붙는 요금이고, 당연히 일반 운임은 별도로 내야 함.


이 열차는 착석보장열차로 운행되지 않을때는 롱시트 모드로 전환하여 일반 통근열차로써 투입됨.


(도부 철도가 도부 이세사키선 내에서만 굴리는 특급열차)

다만 TH라이너는 동사의 TJ라이너(사실 TJ라이너의 성공을 발판삼아 TH라이너가 만들어졌음)보다 크게 저조한 승차율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2개 철도회사의 노선을 운행하면서 갖게 되는 비싼 요금과 함께 TJ라이너가 달리는 토죠선과는 다르게 TH라이너가 달리는 이세사키선에는 이미 상시적으로 특급열차가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착석보장 수요를 기존 특급열차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추측이 많음. TH라이너는 히비야선으로 바로 들어갈수 있다는 장점 딱 하나 말고는 포지션이 애매한데 이럴바엔 차라리 지하철 진입이 가능한 특급열차를 만들어 굴리는게 낫지 않았을까라는 평이 많은 듯.



실제로 도쿄와 카나가와/하코네를 잇는 오다큐 전철은 기존부터 특급열차를 굴리고 있었는데, 얘네는 저런 형태의 열차를 새로 만들지 않고 대신 신형 특급열차를 지하철 진입이 가능하게 만들어서 출/퇴근시간대에 도쿄메트로 치요다선에 굴리는데 이 쪽은 TH라이너와는 다르게 반응이 아주 좋다고.)


어쨌든 이런 형태의 '착석보장열차'는 점차 일본의 철도회사들이 많이 채용해가는 서비스가 되어가고 있음.


+) 도쿄와 카나가와를 잇는 도큐 전철은 약간 다른 형태의 착석보장열차를 운행하는데, 이 쪽은 일반열차 내에 1~2량만 저런 좌석전환열차를 도입하여 좌석지정열차로 운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