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파나마시티

2편: 파나마 운하


https://www.youtube.com/watch?v=ruDetOnrp78&ab_channel=juancamadrid

파나마 구시가지에 어울릴만한 노래 하나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ㅎㅎ


운하 원툴 국가(?)에서 운하 말고 또 뭐 볼게 있을까 하고 슬슬 알아보는데, 지금의 삐까번쩍한 파나마시티가 지어지기 전 구시가지의 모습이 보존된 구역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참고로 올드 파나마라고 불리는 곳은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올드 파나마 유적(Panama viejo, 사진의 빨간색 원)이 그것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오늘 가볼 파나마 올드쿼터(Casco viejo, 파란색 원)입니다. 둘의 차이점은 물론 위치가 신시가지인 마리나를 기준으로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는 것 말고도, 역사적으로 세워진 연대가 약간 다르긴 합니다.


저 빨간색 원에 해당하는 올드 파나마 유적은

https://www.visitcentroamerica.com/en/visitar/panama-viejo-historical-monumental-complex/

이렇게 생긴 폐허뿐인 안 남은 말 그대로 유적지인데, 1519년에 처음 세워진 파나마시티 지역에 최초로 세워진 스페인 개척촌이었지만 페루 지역에서 실컷 털어간 황금이 모이는 지점이었던 만큼 소문을 듣고 온 당시 영국계(웨일스계) 해적 핸리 모건(Henry Morgan) 일당에 의해 싹싹 털리고 폐허만 남게 됩니다...


그렇게 폐허가 된 원래의 파나마를 뒤로 한채 1673년에 바로 근방에 새로운 파나마를 세우게 되는데, 그게 바로 이번에 가볼 파나마 구시가지(Casco viejo)가 되겠습니다. Casco viejo란 단어 자체가 그냥 스페인어로 구시가지라는 뜻으로, 현재로서는 가장 스페인 시대의 파나마의 모습이 가장 잘 남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신시가지 지역에서 차를 약 10분정도 타고 내려가면 도착하는 구시가지.



내리자마자 보이는 건물들에서 느껴지는 스페인 풍 아우라.


멀찍이 보이는 파나마시티의 마천루들. 서울 못지않게 신구조화가 참 인상적인 도시입니다.



구시가지에 온 이유는 단순 탐방 이외에도 파나마에서 그 유명하다는 게이샤 커피를 맛보기 위해서도 있었는데,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당일이었던지라 문들을 죄다 닫았던...


게이샤 커피 자체는 에티오피아 원산의 품종이지만, 파나마에서 중미 특유의 화산 토양 기운을 듬뿍 받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스페셜티 커피로 등극한 녀석입니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다는...)

이 화산 토양을 잔뜩 머금은 중미산 커피(과테말라, 니카라과 등등...)의 특징이 바로 산미인데, 파나마의 보케테(Boquete)산 게이샤 커피도 산미가 굉장히 강한 편입니다.


어떻게 돌고 돌아 게이샤 커피를 파는 카페 한 곳을 발견했는데...


드립 커피로 한잔 마셔본 결과 산미커피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제 취향이었습니다(??)

(본인은 참고로 산미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커피가 시면 설탕과 우유를 왕창 들이붓는 사람임)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향이 산미를 싹 감도는 그런 맛이랄까... 한번쯤은 맛 볼만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커피 한잔 마시고 본격적인 탐방.


파나마의 스톱 사인은 ALTO.


아무래도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보니 폐허가 된 채 방치된 건물들도 좀 있던듯.







남유럽에서나 볼법한 테라스 달린 저층 건물들. 근데 은근 건축 스타일이 스페인보다는 프랑스 느낌이 드는건 왠지...?




스페인식 식민도시답게 성당도 물론 있습니다.


성당 내부에 황금으로 도배된 제대가 있는데, 이 황금들이 전에 설명했듯이 페루 지역에서 왕창 뜯어다 여기다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이 황금들 중 쿠스코의 코리칸차에 있던 황금 장식도 있었을듯... ㅋㅋㅋ


가톨릭 성당 느낌 물씬 풍기는 스테인드글라스로 만든 이콘.


유럽 어디라고 해도 믿을듯...?


옥상 테라스식 카페가 있던데, 저런데서 식사하면 감성 쥑일듯...


곳곳에 갬성카페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광장 안쪽으로 들어오니 몇몇 식당들은 크리스마스 대목인데도 불구하고 열었더군요.

광장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었는데,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파나마는 자국 화폐가 있지만 달러화가 통용되는 국가입니다.

그래서 달러 지폐를 냈더니...


이렇게 생긴 동전들로 거슬러 줍니다. 저 위에 금색와 은색으로 된 동전이 1발보아(=1달러) 동전, 밑에가 파나마 25센테시보(=25센트) 동전.

즉 발보아는 지폐는 없는 동전만 발행하는 특이한 화폐 체계인데, 달러와 1:1 고정 환율인 만큼 파나마에선 그냥 미국 동전을 써도 받아주긴 하지만... 그 반대인 미국에서 파나마 발보아 동전은 적용 안되는 부분입니다 ㅋㅋㅋ






신시가지도 모더니즘 건축을 가미한 것 치고는 꽤나 컬러풀한 파나마시티인데, 구시가지의 이 파스텔톤은 역시 따라오지 못하네요.

참고로 저 광장의 이름이 시몬 볼리바르 광장(Plaza Simón Bolivar)인데, 시몬 볼리바르는 그란 콜롬비아(현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의 독립영웅인 만큼 콜롬비아령 시절의 잔재라고 봐도 될 법 합니다.



마카오에 성 바울 성당이 생각나는 성당 외부의 디자인. 사실 페루의 리마와 비교해 봤을땐 스페인 식민도시라기보단 (그게 그거긴 하지만) 포르투갈쪽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파나마 지협이 태평양에서 대서양으로 가로지르기 가장 빠른 지정학적 핫스팟이었던 덕에 포르투갈의 영향도 좀 들어간 모양입니다.


굉장히 뜬금없는 위치에 있는 놀이터 ㅋㅋㅋ



다시 해안가 쪽으로 걸어나가 보겠습니다.

이 해안가의 풍경이 꽤 신기한 느낌이어서 기억에 남는데,



왼쪽을 바라보면 대형 파나마 국기와 함께 보이는 현대적인 파나마시티의 신시가지가,




오른편을 바라보면 석양이 드리우는 파나마 구시가지가 보이는, 신구가 조화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국기 공원쪽으로 가서 파나마 국기도 찍어주고,



이게 비행기에서 바라봤던 구시가지를 둘러싼 해안가 환상도로인데, 다리 위에 광진교처럼 인도 부분에 공원을 만들어놓은게 특징입니다.


점점 더 해는 지고...



공원 바로 옆에 수산시장이 있는데, 거기서 바라본 파나마시티의 마천루들.

뭔가 오이도에서 송도쪽 바라보면 나는 느낌이랑 비슷한데 저만 느끼는 걸까요...? ㅋㅋㅋㅋㅋ


물론 수산시장에 있는 가게들은 호객질이 너무 심해서 학을 떼고 바로 나오고...


여기가 파나마시티 야외의 핫플인듯 한데, 길거리 음식이나 기념품 삼을만한 것들을 많이 팔더군요.


그래서 하나에 1불 정도 하는 꼬치요리 몇개로 간단히 배를 채웠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려는데, 앞서서 온 버스 두대에서 교통카드가 인식이 안 되는것... 알고보니 회사별로 받는 교통카드가 다르더군요(...?)

세번째 버스만에 교통카드와 같은 회사의 버스가 온 덕분에 싸게 타고 갔습니다. 교통비가 싼건 좋지만(버스비 25센트, 지하철 35센트), 회사 통합 등등 교통 개편이 좀 시급해 보이더군요.


정신없는 와중에 찍은 파나마 버스 내부. 특이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문에 개찰구가 있습니다 ㅋㅋㅋ


오늘도 시선강탈하는 꽈배기 타워


호텔 외벽에 붙어있던 삼성 갤폴드 광고


그렇게 하룻밤 자고 일어난 뒤에 새벽부터 일찍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이제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시간.





리마의 호르헤 차베스 국제공항과는 비교가 안되게 삐까번쩍한 토쿠멘 국제공항 T2. 공항에서부터 "우리 잘산다"라고 말해주는듯 합니다.


해가 뜰 무렵에 출발한 비행기. 물론 시애틀로 바로가는 직항이 파나마시티에 있을 리 없으므로 다른 미국 도시에서 중간 경유를 해야 합니다만...

어디로 갔을지는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