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배산임수가 명당인 건 맞으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음. 그 명당이라는 하회마을을 예로 들자면 배산임수는 고사하고 산이 가장 가깝게 붙어있는 쪽이 다름아닌 남쪽임. 북쪽은 강 건너로 작은 언덕이 맞닿아있을 뿐이고 주산인 화산은 동쪽에 떨어져 있어서 '북풍을 막아주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음. 그럼에도 풍수지리 특유의 '기' 개념 덕에 기가 모이는 곳으로 꼽혀 명당이라고 불리게 됐고, 탁 트인 북서쪽을 커버하기 위해 북서쪽으로는 길을 내지 않고 북서쪽에 방풍림을 심어 비보했음.
그렇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산과 들, 물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주거지를 조상들이 가장 선호했다는 것은 변하지 않고, 추가로 산이 무너질 거 같은 형상이라거나 냇물이 빠르게 휘몰아치는 등의 모습은 위태로워서 싫어했고, 안정감 있고 잔잔한 산과 물을 좋아했다고 함. 정리하자면 산-들-물이 안정감 있게 골고루 갖추어져있고 안정감 있게 보이는 자연경관인 곳을 선호했다고 보면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