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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탈리아에서는 뭔가 한 게 없어서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음. 즐길거리가 많은 도시인데도 정작 배탈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듯.

심지어 숙소도 구시가지 근처였는데도 저 멀리 있는 페르게 유적만 다녀온 건 좀 아쉬웠던 것 같음.

물론 그곳도 좋은 곳이기는 했지만, 일단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는 것도 좋았을 텐데.


트램과 버스를 타고 안탈리아 오토가르에 갔음.

대중교통 시간표가 구글 지도에서 뜨는 정보랑 안 맞아서 헤메느라 한 시간 정도는 지체한 것 같음.

원래는 페티예를 갈 예정이었지만, 물갈이 때문에 일정이 좀 지체된 것 같아서 그냥 스킵하고 데니즐리로 넘어가기로 함.


중간에 들른 휴게소에서 찍은 들개.

튀르키예의 들개들은 대부분 온순하긴 하지만 상당히 큰 편이라 좀 많이 무서운 듯.

이즈미르에서는 들개들한테 쫒긴 적도 있어서 단순한 기우도 아니었던 것 같음.


안탈리아에서 데니즐리는 대충 세시간 좀 넘게 걸림.

버스를 오래 타는 것 정도는 이제 익숙해지긴 했지만 하필 물갈이 중이라 상당히 고역이었던 것 같음.


오후 3시가 좀 넘어서 데니즐리 도착.

뭐 하기도 애매한 시간이라 그냥 숙소에서 쉬기로 함.


숙소는 넓긴 했는데 위치나 시설은 별로였음.

터미널에서 거리도 좀 있는 데다 화장실도 낡았고, 가장 큰 문제는 난방이 제대로 작동을 안했음.

이불도 얇아서 다른 침대 이불까지 가져와 덮었는데도 추워서 벌벌 떨었던 걸로 기억함.

거기다가 지역 특성상 물에 석회질이 많은 건지 머리를 감을 때 유독 뻑뻑했던 것 같음.


숙소 근처 식당에서 저녁으로 먹은 피데. 

테이블을 보면 알겠지만 딱히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은 아니고, 그냥 현지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식당임.

덕분에 오히려 싸고 맛있게 먹은 듯.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여전히 좀 뿌옇긴 했지만 날씨는 전날보다 맑았음. 

데니즐리 오토가르에 가서 돌무쉬(미니버스 느낌의 교통수단임)를 타고 파묵칼레에 가기로 함.

일단 오토가르 지하에 내려가면 파묵칼레 가는 돌무쉬는 상시대기중이라고 보면 될 듯.


속은 여전히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파묵칼레 도착.

정류장이 있는 작은 마을을 지나자마자 나오는 흰 언덕이 인상적임.


그냥 거위들이 귀여워서 찍은 사진


겨울은 비수기라 그런지 사람도 없고 조용했음.

사진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다 보면 매표소가 나오는데, 입장료는 300리라(21000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었음.

하지만 나는 페르게에서 구입한 뮈제카르트를 찍고 바로 입장.


파묵칼레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어야 하는데, 바닥 표면이 거칠고 돌 부스러기도 좀 있어서 고역이었음.

거기다가 가끔 미끄러운 구간도 있어서 좀 위험하긴 한듯.


인터넷에서 본 사진 구도로 찍어 봤는데, 파묵칼레 하면 떠오르는 하늘색 물웅덩이들은 겨울이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음.

그래도 뭔가 별천지에 온 듯한 느낌이라 인상깊었던 것 같다.


나름 온천수라고 김도 모락모락 올라오긴 했는데 막상 물 온도는 미적지근했음.


다른 곳으로 가 보니 물이 좀 고여 있어서 아예 실망스럽지는 않았음.

마음 같아서는 입수하고 싶었지만, 당연히 금지라 그냥 구경하는 정도로만 만족했음.


파묵칼레는 대강 둘러본 뒤 히에라폴리스 유적을 구경하러 갔음.

첫번째 행선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히에라폴리스 고고학 박물관.

과거 목욕탕이었던 유적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 같음.


박물관 외부에서 볼 수 있는 인상적인 아치들.


고대 히에라폴리스의 추정도.

이미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유명한 온천 휴양 도시였다는 것 같음.


물론 지금은 도시는 사라지고 돌무더기만 남았지만.

유적 규모는 상당히 크지만 보존 상태는 저번에 갔던 페르게 유적보다 나쁜 편인 것 같음.


그나마 어느 정도 잘 보존되어 있는 원형 극장.


원래는 사도 필리포스 순교자 교회까지 둘러보고 가려고 했지만, 4일이나 지속된 물갈이 때문에 기력도 없었던 데다 이 날 아무것도 먹은 게 없어서 적당히 둘러보고 나옴.


점심은 파묵칼레 아래 마을에 있던 아시아 음식점에서 비빔밥을 먹었음.

사장님은 친절하긴 했지만, 한국에서 먹던 비빔밥이랑 맛은 좀 달랐던 것 같음. 가격도 좀 비싸고.

서울 성북구에 사신 적 있다는 것 같고, 실제로도 한국말도 잘 하셨음.



원래는 돌아오면서 돌무쉬를 타고 라오디케아 유적도 가려고 했지만,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버려서 어쩔 수 없이 못 가게 됨.

돌무쉬를 타면서 기사 아저씨한테 라오디케아에서 내려달라고 했는데, 소통이 뭔가 잘못되었는지 그냥 지나가 버림.

아쉬움(과 빡침)을 품고 전날 갔던 식당에서 저녁으로 양고기 피티를 먹는 것으로 이번 편도 마무리.


요즘 상당히 바빠서 여행기 연재를 못 한 듯.

오늘 한 편 더 쓰긴 할 예정인데 언제쯤 완결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