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누 모시르 모음]

아이누 모시르 [1]: 태평양으로 가는 길

아이누 모시르 [2]: 쿠시로 습원을 가르며

아이누 모시르 [3]: 칼데라 탐방기


이번에 홋카이도 가면서 그 존재를 처음 들었던 쿠시로도 이제 떠날 날이 되었습니다. 



분명히 이쪽은 날씨가 좋았던 상태에서 출발합니다. 



일본에 왔으면 그 유명한 없는 게 없는 일본 편의점 한번쯤 가 줍니다. 한국도 편의점이 꽤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일본 편의점은 진짜 국내도입이 좀 시급합니다. 



첫 날 봤던 MOO입니다. 해안가인데 안개가 낀 거 보니 느낌이 별로 좋지 않은데...




아니나 다를까 설마가 역시로 변하는 순간, 안개가 껴서 샌프란시스코 오전마냥 가시거리가 확 떨어집니다. 쿠시로는 6-8월의 50% 이상이 안개가 껴서 석양이 잘 안 보인다던데, 특히 1-2일차 때 꽤 낮은 확률를 뚫어서 석양을 2일 연속으로 보고 왔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MOO 옆에는 EGG (Ever Green Garden)이라 해서, 작은 온실이 하나 있습니다. 여기 들어가면서 저는 '쿠시로의 가든스 바이 더 베이'라고 했다가 규모에서 너무 차이가 나서 바로 조용히 했던 기억이...





MOO 2층에는 또 이렇게 쿠시로의 역사, 대중 매체 속 쿠시로처럼 쿠시로를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층이 있습니다. 다만 안내문이 거의 다 일본어로 적혀 있으니 일본어 능통자라면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점심은 우오마사 (魚政) 이라 해서, 꽁치구이 밥으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MOO 1층에 있어 아까 봤던 부둣가 뷰로 식사할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꽁치구이 밥의 경우 맛은 조금 짜긴 했는데 그래도 꽤 먹을 만했던...



다시 쿠시로 공항을 통해 쿠시로를 벗어나기 위해 쿠시로 역 (옆의 버스 터미널)으로 갑니다. 




다시 쿠시로 공항에 도착합니다. 안내판에 한국어까지 다 적혀 있으면 사람들이 꽤나 오는 줄 알았는데, 6월은 상대적으로 비수기인가 그런지, 아니면 한국에는 쿠시로가 그렇게 알려져 있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쿠시로가 생각보다 훨씬 소도시라 그런지 쿠시로에 있었던 4일간 상당히 조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앞서 1일차 때 타고 온 ANA Q400기로 신 치토세로 갑니다. 



뭔가 공항부터 드디어 대도시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로 삿포로가 도쿄 이북에서는 일본 최대도시긴 해서...



실제로 대도시라고 느끼는 부분이, 삿포로와 신치토세 공항에는 쿠시로에는 없던 공항철도가 있다는 겁니다. 에어포트 라피트로 약 40분만에 삿포로 역까지 바로 꽂아주다니, 이게 현대문명이죠. 막상 쿠시로도 공항리무진 버스도 쿠시로역까지 40분 정도 걸린다는 게 함정이지만...




삿포로 역으로 바로 찍어주는 라피트를 타고 들어갑니다. 오래간만에 보는 제대로 된 전철이라 반갑더군요. 



그리고 삿포로 역 남쪽 출구로 나왔을 때, 삿포로가 진짜 대도시임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민자역사마냥 주변에 백화점들이 여럿 들어와서 그런 것도 분명히 있지만, 민자역사마냥 역과 붙어 있는 백화점들도 어찌 보면 번영의 상징 아니겠습니까. 



실수로 남쪽으로 잘못 나와 숙소 방향이었던 북쪽 출구로 다시 나와서 보이는 JR 타워의 모습은 역시 사철들이 난무하는 일본에서 누가 철도의 최종보스인지 체감하게 합니다. 저 건물 층 대부분은 JR 홋카이도 본사고, 꼭대기 38층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이는 다음 편에서 다루어볼 예정입니다. 



오도리공원을 포함하여 삿포로의 명소들 대다수가 삿포로역 남쪽에 있기 때문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우연히 저녁을 먹게 될 가니혼케 본점이 보이는데, 한국어가 저렇게 거리에 대문짝만하게 적힌 걸 보니 역시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나 보군요. 

놀랍게도 저기 있는 저 건물 전체가 가니혼케 건물인 듯합니다. 



이렇게 큰 게 밑에



이렇게 생긴 정문으로 들어가서 적당히 안내를 받으면




게 회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별의 별 형태의 게 요리들이 코스로 나오는 구조입니다. 다만 개인적 사견으로는 맛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격 대비 양이 생각보다 심히 적어서 가성비는 그닥이라 비추...



저녁을 먹으니 벌써 어둑어둑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오도리공원보다도 남쪽이니 계속 가 줍니다. 



삿포로 시내의 중심지, 오도리 공원입니다. 도심에 있는 공원계의 원탑 뉴욕 센트럴파크를 당연히 이길 순 없지만 (애초에 오도리 공원이 상당히 너비가 좁은 편이라), 그래도 도심공원에서 갖출 건 다 갖췄다고 생각하는 곳입니다. 날씨가 상당히 좋아서 그런지 버스킹하는 일본인 친구들도 꽤 있더군요. 



서쪽 방면 오도리 공원입니다. 분위기는 비슷...한 것 같군요. 



대전광역시장님이 이 모습을 좋아합니다.

삿포로에는 지하철 외에도 츄오 구 중심으로 다니는 트램이 있는데, 이게 오도리공원보다 남쪽으로 주로 다니다 보니 전 탈 일이 별로 없어 지나갔습니다. 트램이 도심과 적당히 어우러져 다니는 걸 보니 보스턴이나 시애틀이 생각나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도 위례선 트램을 시작으로 머지않아 흔히 보게 될 광경일지 모르겠군요. 




도심지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트램 정류장도 꽤 현대적이었습니다. 도로 중앙에 다닌다기보단 버스처럼 길가에 정류장을 만들어 놓은 게 꽤 특징적이었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익숙한 한 브랜드를 지나면



한국인들의 일본여행 시 필수적으로 들리는 스팟, 돈키호테가 나옵니다. 특히 여기는 메가 돈키호테인지라, 돈키호테 매장만 지하 1층부터 4층인가까지 있더군요. 일본 여러번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만 엔 넘기면 10% + 5% 할인 쿠폰을 거의 상시 사용 가능하니 참조해서 가시기 바랍니다. 



다시 밤에도 번화한 오도리공원 근처를 지나



밤의 삿포로역 남단을 지납니다. 이렇게 보니까 역시 일본은 일본이다, 그리고 삿포로역 정도만 되어도 한국의 어떠한 철도역보다도 규모가 크다고 느끼게 되는군요. 



숙소는 삿포로역 북쪽에 있으니, 우리는 삿포로역을 거쳐 가야죠. 



삿포로역을 나가자마자 바로 있었던 입시학원. 밤 9시가 넘는 시각인데도 불구 여전히 불이 켜저 있는 것을 보니 수험생 시절 생각도 나고 참 그렇더군요. 물론 지금도 학기 중에는 비슷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렇게 밤 늦게도 불이 켜진 입시학원을 지나 숙소로 돌아오며, 4일차를 마칩니다. 


다음 답사기로는 다들 홋카이도에 오면 꼭 들린다는 스팟 두 군데를 찍고 오는 내용으로 뵙도록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