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인구 출처: (루손) (비사야) (민다나오) / 도시 설명은 주로 위키백과와 브리태니커를 보고 적음.

7천 개의 섬에 1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섬나라. 필리핀의 도시 인구는 5,900만 명으로(2020년) 전체 인구 중 절반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 40% 이상이 마닐라 대도시권에 거주해 수도 집중도가 상당히 심한 편임. 필리핀의 주요 도시는 크게 보면 ⑴ 루손섬 중앙의 평야지대, ⑵ 비사야 제도, ⑶ 민다나오섬 해안을 따라서 분포하는데, 마닐라와 세부, 다바오가 세 지역의 대표적인 도시임. 필리핀의 인구밀도를 보면 북서부 일로코스 해안이나 루손섬 남쪽 비콜반도 등지도 인구밀도가 높은 지방인데, 해당 지역의 경우 도시화율이 낮은 편이라 큰 도시는 딱히 없는 모양새.

부투안 Butuan (사진)

2000년 인구 168,968명 → 2020년 인구 233,151명 (연평균 +1.6%)

민다나오섬 북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카라가 지방의 중심지. 민다나오섬 동쪽을 흐르는 아구산강 하구에 위치함. 옛날에는 스페인 정복 이전 섬 북쪽에 위치했던 불교 왕국인 부투안 왕국의 수도였으며, 가까이는 동남아 도서부에서 멀리는 중국에 이르기까지 무역이 이루어졌다고. 현대에는 20세기 중반 임업이 번성하면서 도시가 성장했다고 함.

타클로반 Tacloban (사진)

2000년 인구 178,639명 → 2020년 인구 251,881명 (연평균 +1.7%)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의 레이테섬에 위치한 도시로, 동부 비사야 지방의 중심지. 도시는 산후아니코 해협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사마르섬과 마주보고 있는데, 1973년 다리가 개통되어 두 섬이 서로 연결됨. 18세기 선교 마을로 세워진 타클로반은 1830년 섬의 주도가 되었고, 코프라와 마닐라삼 수출로 발전했다고 함. 2013년에는 태풍 하이옌으로 매우 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던 곳.

올롱가포 Olongapo (사진)

2000년 인구 194,260명 → 2020년 인구 260,317명 (연평균 +1.5%)

루손섬 서쪽 수빅만(灣)에 접한 도시. 삼발레스산맥이 해안과 맞닿는 이유로 평지가 드물지만, 그만큼 만의 수심이 깊어 항구로 적절한 곳. 18세기 세워진 올롱가포는 19세기 스페인 해군기지가 세워지면서 발전했고, 이후 미 해군이 기지에 주둔했다가 1992년 반환되었음. 기지 반환 이후 자유무역지대가 조성되어 공장이 많이 들어섰는데, 우리나라에선 한진이 투자했다가 망한 조선소(만 서쪽)...로 알려져 있는 듯 ㅋㅋ;

루세나 Lucena (사진)

2000년 인구 183,709명 → 2020년 인구 261,558명 (연평균 +1.8%)

루손섬 남쪽의 항구도시로 섬 남쪽의 비콜반도로 접어드는 초입에 위치함. 원래 이 지방의 중심지는 북쪽으로 10km 떨어진 타야바스라는 도시로 루세나(원래 이름은 코타)는 모로 해적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는 항구였는데, 해적이 잦아든 이후론 이곳이 타야바스보다 발전해 1879년 루세나라는 이름의 도시로 승격되었다고 함. 도시는 교통의 요지인 동시에 어업 및 코코넛 가공이 발달한 곳이라고.

타굼 Tagum (사진)

2000년 인구 158,922명 → 2020년 인구 267,643명 (연평균 +2.6%)

민다나오섬에 있는 도시로 섬의 최대도시 다바오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음. 넓은 평야가 펼쳐진 도시 일대는 비교적 최근까지 울창한 정글로 덮여 있었지만, 20세기 들어 밀림이 개간되고 바나나와 코코넛 등을 재배하는 플랜테이션들이 들어서면서 농업 중심지가 되었다고. 1941년 세워진 타굼은 1967년 다바오델노르테주의 주도가 되었고, 1998년 시로 승격되었음.

타를라크 Tarlac (사진)

2000년 인구 189,792명 → 2020년 인구 271,455명 (연평균 +1.8%)

루손섬 중부 평야지대에 있는 도시로, 동명의 강을 끼고 있음. 마닐라에서 섬 북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음. 18세기 바로 남쪽 팜팡가에서 온 이주민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1872년 타를라크주가 설치되면서 주도가 되었고, 1998년 시로 승격되었음. 도시 주변은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어서 쌀과 사탕수수가 많이 재배된다고 함.

바탕가스 Batangas (사진)

2000년 인구 191,355명 → 2020년 인구 275,685명 (연평균 +1.8%)

루손섬 남쪽의 항구도시로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떨어져 있음. 스페인 식민 시기 이 지방의 중심지는 북쪽으로 20km 떨어진 타알이었으나 화산 폭발로 타알이 파괴되면서 중심지가 되었다고. 바탕가스 항구는 1956년 국가항으로 지정되어 마닐라의 대체 항구 역할을 하는데, 항구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공단이 조성되어 있다고 함. 또한 민도로처럼 남쪽에 있는 섬들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도 한다고.

코타바토 Cotabato (사진)

2000년 인구 163,849명(행정구역 인구) → 2020년 인구 286,593명

민다나오섬 서쪽에 있는 도시로 무슬림 자치지역인 방사모로의 주도. 도시는 리오그란데강 하구의 저습지에 위치해 있음. 이곳은 19세기까지 독립을 유지했던 마긴다나오 술탄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1861년이 되어서야 스페인 지배에 놓이게 되었음. 1989년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방(ARMM)이 설립될 때 ARMM 영역 바깥이지만 자치정부 소재지가 되었고, 2019년 ARMM가 방사모로로 개편되면서 방사모로 소속이 됨.

일리간 Iligan (사진)

2000년 인구 244,513명 → 2020년 인구 310,577명 (연평균 +1.2%)

민다나오섬 북서쪽에 있는 도시. 산맥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위치라 평지가 적고, 도시 주변으로 폭포가 많다고 함. 1609년 기독교 수도회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민다나오섬 북쪽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도 정착지로 남쪽의 라나오 호수 일대로 진출하려는 스페인인들의 거점이 되었다고. 20세기 중반 수력발전소가 건설된 이후 시멘트 공장 및 제철소 등이 들어서 산업도시로 발달했다고 함.

리파 Lipa (사진)

2000년 인구 201,678명 → 2020년 인구 347,077명 (연평균 +2.8%)

마닐라에서 바탕가스로 이어지는 길목에 있는 도시로, 바탕가스주 제1의 도시. 17세기 선교 마을로 세워진 도시는 초기엔 커피와 카카오 등 농업을 중심으로 발전했고, 현대에 들어서는 마닐라와의 근접성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도시 북서쪽은 커다란 칼데라호인 타알 호수와 맞붙어 있는데, 섬에 있는 호수에 있는 섬에 있는 호수에 있는 섬(...)으로 유명한 타알 화산이 있는 곳.

바기오 Baguio (사진)

2000년 인구 252,386명 → 2020년 인구 366,358명 (연평균 +1.9%)

루손섬 북부에 있는 도시. 코르디예라산맥의 해발 1,500m 고지대에 위치해 연평균기온 19℃로 (우기에 비 많이 오는 것만 빼면) 쾌적한 기후를 자랑하는 곳. 1900년 미국인들이 마닐라의 더위를 피하고자 여름 수도로 건설한 도시로, 지금도 필리핀 대통령의 여름 별궁이 위치해 있음. 또한 필리핀 대학교(UP) 바기오 캠퍼스를 비롯해 여러 대학들이 모여있어 교육도시로도 알려져 있다고.

일로일로 Iloilo (사진)

2000년 인구 365,820명 → 2020년 인구 457,626명 (연평균 +1.1%)

비사야제도 서쪽, 필리핀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파나이섬의 중심지. 도시는 일로일로강 하구에 위치해 있으며, 좁은 해협을 사이에 두고 기마라스섬과 마주보고 있으나 서로 연륙은 안 되어 있음. 1566년 스페인인들에 의해 세워진 일로일로는 근대에 섬유 및 설탕산업이 발달하면서 주요 도시로 발달했다고 함. 이곳도 대학들이 많이 위치해 있는 교육도시로 앞의 바기오와 더불어 어학연수로 많이 간다고.

바콜로드 Bacolod (사진)

2000년 인구 423,249명 → 2020년 인구 592,704명 (연평균 +1.7%)

서부 비사야 지방의 최대도시로, 필리핀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네그로스섬의 중심지. 파나이섬의 일로일로와 가깝...지는 않지만(40km)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위치에 있음. 원래는 작은 마을이었는데, 19세기 섬의 설탕 산업이 번성하면서 일로일로로 향하는 설탕 집산지인 바콜로드가 빠르게 발전해 1849년에는 주도가 되었다고 함. 참고로 지금도 필리핀 설탕의 절반 이상이 네그로스섬에서 난다고.

헤네랄산토스 General Santos (사진)

2000년 인구 387,222명 → 2020년 인구 646,172명 (연평균 +2.6%)

민다나오섬 남쪽에 있는 도시. 도시가 위치한 남코타바토 지역은 원래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이었는데, 1930년대 개척 사업으로 루손과 비사야 출신 이주민들이 모여들면서 개간이 이루어졌음. 1939년 부아얀이란 이름으로 세워진 도시는 1954년 개척 사업을 주도한 산토스 장군의 이름을 따 개칭되었고, 다국적 기업의 열대과일 플랜테이션이 들어서면서 크게 성장했다고. 도시는 참치 어업으로도 유명하다고 함.

삼보앙가 Zamboanga (사진)

2000년 인구 430,074명 → 2020년 인구 689,840명 (연평균 +2.4%)

민다나오섬 서쪽으로 튀어나온 삼보앙가반도 끄트머리에 있는 도시. 1635년 스페인인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무슬림 술탄국의 영향력이 강했던 민다나오의 스페인 거점이 되었음. 지금도 스페인어 크리올이 쓰이는 등 스페인 문화의 영향력이 강하다고. 2013년 MNLF와의 시가전이 벌어지는 등 모로 분쟁(2019년 평화협정이 체결되긴 했지만)의 무대가 되기도 해서 우리나라에선 여행금지지역으로 지정된 곳.

카가얀데오로 Cagayan de Oro (사진)

2000년 인구 438,897명 → 2020년 인구 692,123명 (연평균 +2.3%)

민다나오섬 북쪽에 있는 섬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도시는 동명의 강 하구를 끼고 있으며 대체로 평지가 적은 지형. 17세기 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스페인인들에 의해 요새화되었고, 19세기 말 섬 북해안의 미사미스 지방의 주도가 되었음. 도시는 20세기 들어 섬 북부의 교통 및 상업 중심지가 되어 본격적으로 발전했다고 함.

앙헬레스 Angeles (사진)

2000년 인구 655,755명 → 2020년 인구 1,105,549명 (연평균 +2.6%): 산페르난도, 마발라캇 포함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70km 떨어진 도시(들). 정확히 말하면 마닐라와 섬 북쪽을 잇는 맥아더 고속도로를 따라 남→북으로 팜팡가주의 주도인 산페르난도(인구 35만), 앙헬레스(인구 46만), 그리고 마발라캇(인구 28만)이란 도시가 길게 연담화되어 있음. 도시는 18세기 세워졌으나 본격적 발전은 미군의 클라크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이루어졌고, 미군 철수 이후로도 영 좋지 않은 서비스업(...)은 남아 큰 규모의 도시를 이룸.

다바오 Davao (사진)

2000년 인구 936,010명 → 2020년 인구 1,436,085명 (연평균 +2.2%)

민다나오섬 최대도시. 동쪽으로는 섬 남쪽의 커다란 다바오만을 끼고 있으며, 서쪽으론 필리핀 최고봉(3143m)인 아포 화산이 있음. 원래 마긴다나오의 영향 아래 있었으나 1840년대 식민화되었는데, 본격적인 발전은 미국 지배기간 동안 다바오 일대의 평원이 대규모 플랜테이션으로 개간되면서 이루어짐. 한편 세계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2년간 시장을 지냈던 곳.

세부 Cebu (사진)

2000년 인구 1,264,062명 → 2020년 인구 1,966,825명 (연평균 +2.2%): 라푸라푸, 만다우에, 탈리사이 포함

세부섬에 있는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 최대도시. 도시 인구는 80만 정도이지만 위성도시들 및 다리로 연결된 막탄섬을 합하면 200만 정도의 규모임. 유럽인 도래 이전부터 무역 중심지로 발달한 곳으로,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에 처음 상륙한 곳이자 1565년 스페인의 첫 식민지가 세워진 곳임. 필리핀 중남부의 경제 중심지로 물류, IT, BPO(업무 외주) 등의 산업이 발달했으며, 자연 및 역사관광으로도 유명한 곳.

마닐라 Manila (사진)

2000년 인구 9,932,560명 → 2020년 인구 13,484,462명 (연평균 +1.5%): 메트로 마닐라 기준

필리핀의 수도. 1571년 이래 필리핀의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기능하는 곳으로, 사진에서도 느껴지듯 나머지 도시들과 규모 차이가 상당함. 도시는 서쪽으로 마닐라만, 동쪽으로 베이 호수를 낀 지협에 위치하며, 파시그강이 그 중앙을 관통하고 있음. 행정구역상 마닐라시(면적 42km², 인구 184만)는 구도심 근처만을 포괄하고 있고, 2차대전 이후 신수도로 개발된 케손시티와 신도심 마카티 등 위성도시들을 포함한 메트로 마닐라(면적 620km²)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도시 규모에 부합할 듯. 

사진: 동쪽 안티폴로에서 바라본 마닐라 스카이라인

메트로 마닐라와 인접한 4개 주(라구나, 리살, 불라칸, 카비테)를 합쳐서 마닐라 대도시권(Greater Manila Area)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수도권과 비슷한 면적에 약 2,8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권들 중 하나를 형성하고 있음. 202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필리핀 인구의 25.9%(도시지역만 따지면 43.8%)가 마닐라 대도시권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