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폐지가 오히려 만나이랑 멀어지는 움직임임.
3월 입학은 "3월 1일 기준 만나이가 같은 사람끼리 같은 학년"이라는 의미인데,
이걸 한국나이 기준에서 보면 "(생년이 달라서) 나이가 다른데 같은 학년",
그리고 "(생년이 같아서) 나이가 같은데 다른 학년"이 되기 때문에
(한국)나이가 같고 학년이 다른 경우를 구분하기 위해서 "빠른"이라는 개념이 쓰이게 된거임.
(일본에서도 하야우마레(早生まれ)라는 표현이 쓰이는데,
얘네도 과거엔 한국처럼 나이를 셌기 때문에 옛 방식의 나이(数え年) 기준에서 적합한 개념임)
근데 한국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만나이만 법적으로 유효하게 돼 있는데도
민간에서 계속 한국나이를 쓰니까 "1~2월생이 [정상보다 일찍] 들어갔다"는 오해가 사라지지 않아서
아예 법적으로도 3~2월생끼리가 아니라 1~12월생끼리 묶어서 입학시키게 된거고
이걸 속칭 "빠른 폐지"로 인식하게 된거임.
따라서 입학기준에 만나이를 적용하지 않게 된건데, 이걸 잘못 생각해서
"만나이를 쓰는게 맞고 빠른도 없애는게 맞다"라는 모순적인 얘기 하는 사람들이 많음.
"학년에 의한 서열과 한국나이에 의한 서열의 충돌"을 "빠른 폐지"로 해결했기 때문에라 여기는거 같은데,
사실 "한국나이에 의한 서열"로 통일한다는거 자체가 만나이랑 정반대 개념임.
이런 판인데 9월학기제 도입해서 9월~8월생끼리 묶는다면 도로 "빠른"이 부활되는 셈임.
"학년은 9월부터 시작하더라도 입학기준은 그대로 1월~12월생으로 하겠다"면 몰라도,
만나이랑 빠른의 관계를 거꾸로 아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과연 이게 만나이 정착에 도움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