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임용시험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몇 년씩 함께해온 무기력증 때문에 2년 동안 어영부영 살았던 게 현실이고... 지금은 교사 되기에 악조건이 더 겹치다 보니 다른 길로 선회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함

근데 다른 길로 빠지려고 하니... 정작 지리교육과 졸업장이랑 정교사 2급 자격증만 달랑 들고 있어서 빠질 곳도 여의치 않음...

지금까지 청주에 있으면서 나름 청주에서 알게 된 사람들도 많고 청주에 정이 들어서 청주에서 그냥 취직해서 살아버리고 싶은데...


아 진짜 앞으로 뭐해먹고 사냐


아는 교통동호인들은 버스기사라도 하라는데(실제로 하는 지인도 있음) 버스기사는 정신과 진료 이력 때문에 빠꾸먹을 위험이 있고(일단 운전면허 취득 단계에서부터 정신과 진료 이력이 걸림돌이 됨)

집에서는 교육행정직은 어떠냐는데... 보니까 교육행정직도 공무원시험 쳐야 되는 건데 솔직히 내가 영어는 학창시절에도 못했고 한국사도 한능검 고급을 턱걸이로 합격하는 입장이라 붙을 자신이 없다...

그냥 허망한 마음만 듦

난 그냥 아무 쓸모가 없는 거 같고 그냥 우울증 가진 돼지새끼고 그냥 확 죽어버리면 부모님이 편하겠거니 하는 생각도 함


우울증이 뭐 대수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나의 정신적 이상은 생각보다 오래 되었음. 최소 유치원생 때부터 정서불안, 무기력, 부정적 사고 등을 꾸준히 겪어왔었는데, 그걸 아무도 몰랐고 나도 딱히 그걸 타인에게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을 뿐더러 표현하는 방법도 몰라서 치료를 받을 타이밍을 놓쳐버렸음. 그리고 그렇게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대입, 사회적 관계, 연애 감정 등으로 인해 폭발해버려서 Wee센터의 도움으로 버텨낼 수 있었고, 병역판정검사 관련으로 성인이 돼서야 처음 정신과 진료를 받게 되면서 그나마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임. 개인적으로는 우울증 외에 경계선 성격장애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도 들고, 실제로 그렇게 심리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는데 의사가 확실하게 말을 안 해줘서 일단은 개인적 의심 정도로만 갖고 있음. 이게 어디서 비롯됐는가 하면 아무래도 가정 환경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어. 하튼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자력으로 헤어나오기도 어려움. 일상생활은 가능한데 공부 같은 정신력이 많이 필요한 것은 몸이 거부하는 상황.


우리 돚붕이들은 부디 나 같은 아픔을 안 겪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