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카스 산맥의 세 나라는 전에도 그린 적 있었는데 요번에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만 그려본 것


두 나라 모두 캅카스 산맥이 지나가고 있어 바자르뒤쥐 산(4466m)이나 아라가츠 산(4090m)과 같은 고봉들이 분포하고 있는 산악국. 다만 산악 지대를 빼고 보면 아르메니아는 수도 예레반이 해발 990m, 제2도시인 규므리가 해발 1509m로 전 국토가 고원 지대 위에 있다면, 아제르바이잔은 카스피 해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분지 지대에 위치해 사람들이 사는 지역은 해발고도가 낮은 편이고, 카스피 해의 해수면이 대양보다 낮은고로 국토 상당부분이 해발고도가 마이너스 숫자. 바쿠의 경우 해발고도가 -28m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수도이기도 함.


두 나라의 크기는 아르메니아는 2만 9천 km²로 경상도보다도 작은 나라이고, 아제르바이잔은 8만 6천 km²로 남한보다 약간 작은 크기. 여기에 인구는 아르메니아가 300만, 아제르바이잔이 1000만으로 두 나라 모두 인구밀도는 거의 비슷비슷한 수준. 두 나라 모두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고 나머지 도시들의 발달은 미약한 편으로, 아제르바이잔의 갠재는 인구가 30만이고, 아르메니아의 규므리는 10만에 불과함. 여담으로 아르메니아는 수도가 터키 국경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강 건너편 으으드르 주는 사실 예레반과 한 세트다가 1921년에 카르스 조약으로 터키에 넘어간 지역. 여담으로 그 때 아라라트 산이 터키에게 넘어가게 됨.. 국경을 맞댄 터키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은고로 안보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모양인데 현재 제2의 도시(이자 역시 터키 국경에 위치한) 규므리에 남캅카스 유일의 러시아군 기지가 위치해 있음.


아르메니아 서남부에는 아제르바이잔의 월경지인 나흐츠반이 위치해 있는데 아제르바이잔에서 유일하게 터키와 연결되어 있는 지역. 한편 아제르바이잔 서남부는 아르메니아인이 다수를 점하는 카라바흐 지역이 있는데 1991년 독립을 선언한 아르메니아의 괴뢰국인 아르차흐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음. 아르차흐는 전라남도와 얼추 비슷한 면적이지만 이 지역에 거주하던 59만여 명의 아제르바이잔인들이 모두 추방되었고, 아르메니아인들도 상당수가 떠나서 남은 인구는 15만여 명에 불과. 인구 15만명짜리 지역에 아르차흐군(대부분 아르메니아 출신)이 2만 5천명으로 군인 비율이 매우 높은 편.




현재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인구 중 소수민족이 차지하는 퍼센테이지가 한 자리 수로 꽤나 동질적인 국가지만, 물론 원래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음. 현재 아르메니아 공화국 영토는 역사적으로 아르메니아의 영역이었지만 19세기 초에는 아제르바이잔인이 아르메니아인보다 많았다고 함. 그러나 19세기 동안 오스만과 페르시아에서 아르메니아인들이 전쟁과 박해를 피해 러시아령으로 망명해 오면서 아르메니아인들이 점차 다수를 점하게 되었다고. 물론 둘 사이엔 갈등이 나타났고, 러시아 제국이 무너지고 양 국가가 일시적으로 독립하자마자 전쟁이 발발하기도 함. 


특히 두 민족의 비율이 거의 비등했던 아르메니아 남부 지역이 분쟁의 대상이 되었다고. 소련 시기 양국의 국경선이 확정되면서 서쪽의 나흐츠반은 아제르바이잔, 가운데의 잔개주르 산맥은 아르메니아령이 되었는데 아르메니아인이 다수였던 동쪽 나고르노카라바흐가 스탈린의 지시로 아르메니아령이 되면서 분쟁의 불씨가 됨. 두 공화국이 설립된 이래 (때로는 강제적으로) 두 민족간 이동이 일어나서, 두 나라간 분쟁이 불붙기 전인 1979년에는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인은 7.9%, 아르메니아 내 아제르바이잔인은 5.3%으로 비율이 크게 줄어들게 되었음.


19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독립한 두 나라는 아르메니아인이 다수였던 나고르노카라바흐를 두고 이미 독립 직전부터 전쟁에 돌입한 상태였고, 아제르바이잔이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아제르바이잔 국토의 약 13%를 아르메니아의 괴뢰국인 나고르노카라바흐(→ 現 아르차흐)가 점령하게 됨. 전쟁으로 인해 아르메니아에서는 6천 명의 사망자와 23만 명의 난민이, 아제르바이잔에서는 훨씬 큰 규모의 3만 명의 사망자와 7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양국의 관계는 파탄 상태가 되었고... 지금도 해결될 여지는 보이지 않는 중.




마지막 지도는 양국 민족주의자들이 말하는 통일 아르메니아 Miats'yal Hayastan 와 전 아제르바이잔 Bütöv Azərbaycan의 개략적인(?) 영역. 지금의 아르메니아 공화국은 역사적인 아르메니아 영역 중에서는 동쪽 끝 일부 지역인데, 현재 터키 영토가 된 서부 지역은 아시다시피 현재는 아르메니아인 학살로 아르메니아인이 극소수로 전락한 지역.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전통적으로는 무슬림이란 인식이 더 강했던고로 민족주의는 뒤늦게 나타났지만... 대아르메니아와 달리 지도에서 하늘색으로 칠해진 지역은 지금도 아제르바이잔인이 인구 다수를 점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