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입한 고닉입니다.

이번에는 '90년대로 돌아가 고속선 선형 다시 짜 보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사실 제목의 떡밥은 제가 유동 시절부터 유사지리챈, 가교노챈, 여기 등등에 틈틈히 올렸는데,

뭔가 뇌절 같긴 하지만 요즘 게시판이 좀 뜸해 보여서 올려 봅니다.


우선 노선 선정의 컨셉(?)은 일본의 도카이도·산요 신칸센에서 얻었습니다. 일본 신칸센은 기존선과 고속선이 줄줄이 연계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역들(광명, 천안아산, 오송, 김천구미 등등. 동대구 동쪽 구간은 아예 다른 선형이라 논외)이 경부선 기존선과 떨어져 있는 현재의 KTX 노선과 대비됩니다. 그리고 역사의 접근성이 안 좋은 경우도 많죠. (천안아산이나 김천구미도 처음엔 접근성 때문에 말이 많았고, 오송은... 음음.) 그래서 '대부분의 역이 기존 경부선과 연계되고 접근성도 좋게 만들어 보자!' 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0. 경의선 일산-수색 복선전철화(필요할 시 복복선화), 일산역에 KTX 기지로 가는 인입선 설치(빈 땅에 기지를 깐다 치고), 수색-서울은 별도 전철 복선(지하화를 하든 어떻게 하든...)

일산선 계획(즉 대곡 환승)은 어떤 식이든 뜯어고치고(일산선 자체가 지금은 문제가 많은 선형이니...) 원래부터 수요가 많았던 일산역에 KTX 이용을 가능하게 함 (입출고 열차는 모두 일산역 이용 가능)


1. 경부고속선을 다음 선형으로 설치:

서울역-사당역(서울 2·4호선 환승)-수원역-천안역-(대전조차장?)-대전역-김천역-동대구역-덕천역(부산 2·3호선 환승)-부산역

선형 해설(?):

일단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건 당연합니다. 단 선로용량 확보를 위해 서울 구간은 대심도 터널로 지어지며 고속철 서울역도 지하에 설치.

다음 사당역은 2호선과 4호선을 통해 서울 서남권(영등포)·동남권(강남)으로 적절히 접근 가능하다는 장점을 살려 서울 제2의 관문이 됩니다. (단, 헬게이트를 감당할 시설 확충이 진행되어야 함)(여기도 대심도 터널)

다음 수원역은 경기 남부 최대의 중심지임을 감안하여 정차합니다. 지금도 기존선 경유로 굴리는 수원 경유 KTX가 잘 나가는 걸 보면 수요는 확실히 좋을 듯.

천안역은... 현 천안아산역이 아니라 경부선·장항선 천안역을 말합니다. 장항선 연계 + 충남 최대 도시인 천안 접근성을 살림. 근데 주변이 싹 다 시가지라 밀거나(보상비) 지하로 뚫어야 하는(건설비) 등의 어려움이 있을 듯 합니다.

대전역...은 설명 생략.

김천역은... 우선 대전역과 동대구역 사이가 많이 먼 것도 있고, 두 역의 중간 지점이라 역을 설치하기 적당합니다. 거기다 경부선·경북선 연계로 구미·상주 등의 수요도 끌어오고 경북선에도 빛 들 날을 선사.

동대구역: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덕천역: KTX 계획을 짤 때 부산 3호선까지 고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역 중심지이자 2·3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로 (추후 2호선 양산 연장이 그대로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부산역 접근성이 어려운 부산 북부와 양산·김해의 수요, 덤으로 해운대 쪽 수요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끝으로 부산역 종착.


(참고: 이 선형대로라면 현 세종시 부지를 정확히 관통하지만, 90년대로 돌아간다는 가정 하에 그냥 우연으로 치겠습니다. 여기서 덕천역을 넣은 건 도시철도 계획은 그 때쯤이면 짜 놨을 것 같아서...)


경부선 본선 운행계통: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대전-(김천)-동대구-(덕천)-부산. (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2. 호남고속선을 다음 선형으로 설치:

천안역-공주역(공주 시내 서쪽에 신설, 현 공주역과는 다름)-익산역-정읍역-(하남역)-광주송정역-목포역-해남역(읍내에 신설, 현재 건설 중인 해남역과는 다름)-(해상 교량과 해저터널로 보길도, 추자도 통과. 요구에 따라 역 설치)-제주역(신설)

선형 해설:

우선 대전 분기가 아닌 천안 분기를 택한 것은 호남 지역의 요구 + 서울-광주의 시간과 요금 감소로 경쟁력이 증가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선 천안역에서 세기의 대공사를 거쳐 분기.

공주역은 선형 직선화 + 시내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우성면? 쪽이 적당해 보입니다. 따라서 거기에 신설 + 도로 확충.

익산역은 호남선·전라선·장항선(前 군산선) 등이 분기하는 중요한 역임을 감안, 본선은 이쪽으로 뺍니다.

정읍역은... 익산과 광주송정 사이 그냥 적당한 중간역.

하남역 배선을 적당히 조정해서, 일부 열차가 광주역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조치.

광주송정역은 호남선 상 광주의 중심역이므로 필수정차.

나주는 광주송정과 너무 가까우므로(?) 패스, 바로 목포역 직행.

목포역 이후의 구간은 이른바 '제주해저터널'이라 불리는 구간으로, 해남-보길도-추자도를 거쳐 제주도까지 가는 루트입니다. 비교적 규모가 있는 읍인 해남에 해남역을 설치해서 일부 열차 정차. 그 다음 육상 교통이 없었던 보길도(아님 노화도), 추자도에도 역을 설치해 선로 부지 보상 겸 교통 복지 제공. (근데 추자도 같은 데는 인구가 너무 적어서 하루 2편 그런 식으로 정차할 듯...)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제주 시내 적당한 곳에 제주역 설치, 종착. (상황에 따라 제주도에 역 2개 이상을 짓는 방법도 검토 가능.)


호남선 본선 운행계통: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공주)-익산-(정읍)-(일부 편성 광주역 종착)/광주송정-목포-(해남)-(보길)-(추자)-제주(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3. 경부선의 지선 계통

동해선(1)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대전-(김천)-동대구-(영천)-경주-울산(여기서 종착시킬지 부산까지 보낼지는 잘 모르겠음)

대구선·동해선 복선전철화. 경주역은 (아마도) 외곽으로 이설. (고속전용선이 아니니 현 신경주역보단 나았을 듯?) 울산은 현 태화강역(2010년 이전 울산역).

동해선(2)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대전-(김천)-동대구-(영천)-포항

아까와 비슷한 경로로 가되 경주 직전에서 틀어서 포항으로.

경전선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대전-(김천)-동대구-(밀양)-(진영)-창원중앙-마산-(진주)(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동대구-밀양(미전신호소) 기존 경부선 이용, 이후 구간은 경전선 복선전철화.

->지금처럼 동대구 이남에서 열차 계통이 4개로 갈라짐


4. 호남선의 지선 계통

전라선: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공주)-익산-전주-(남원)-순천-(여천)-여수(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전주, 여순광 수요를 잡기 위한 계통. 익산 이남 전라선 전체 복선전철화 + 고속화하여 활용.

호남선 서대전 경유: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서대전-(계룡)-(논산)-익산-(정읍)-(일부 편성 광주역 종착)/광주송정-목포-(해남)-(보길)-(추자)-제주(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전라선 서대전 경유: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서대전-(계룡)-(논산)-익산-전주-(남원)-순천-(여천)-여수(괄호 안은 선택정차 또는 일부 열차만 해당 역 종착)

대전-호남(+제주) 수요와 계룡(대), 논산 수요를 위해 서대전 경유 호남선·전라선 KTX 편성을 일부 존치. (운행비는 3:1에서 4:1 정도) 단 (개태사 드리프트를 포함해) 서대전-익산 구간의 개량이 있어야 함.


5. 청주 문제

사실 제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한 게 이 문제입니다. 청주역 접근성도 꽝이 되는 등 철도 운이 없었던, 충북 최대 도시인 청주를 배려해 주기 위해 좋은 수단이 없을까 말이죠. (제가 충북 출신인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일단 내린 답은:

(1) 천안역(이미 세기의 대공사가 진행되었지만 또) 이남에서 기존 경부선과의 연결선 설치, 일부 열차 기존 경부선으로 진입

(2) 해당 열차는 경부선 천안역-서창신호장, 오송선(서창-오송이 이름에 절대로 당황하지 마십시오), 충북선을 따라 청주로 진입 (해당 구간 전체 복선전철화 전제. 경부선은 전동 드리프트 등의 구간을 개량할 필요성이 있음.)

다음 내용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현재의 정봉동 청주역은 편의상 원래 명칭인 '정봉역'으로 서술합니다.

(3) 충북선 별선을 만들어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청주 시가지 서쪽 경계를 따라가도록 함. 가경동 근처에 (4대) 청주역 신설. 정봉역을 지나는 기존 선로는 화물용으로 남겨둠 + 정봉역은 화물역의 기능을 살릴 수 있도록 개조(여객 취급은... 포기)


운행계통은 (일산)-서울-(사당)-(수원)-(천안)-청주


이러면 기존선 경유 구간(천안-청주 전체)이 길다는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접근성 자체가 훨씬 좋아지고, 앞에서 고속선 서울 구간은 대심도 터널로 따로 뚫는다고 했으므로 선로용량도 충분히 뽑아낼 수 있으며(단, 대전이나 공주 이남으로 내려가는 열차 편성을 줄여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긴 함.) 수도권에서 서울역, 사당역, 수원역 등 접근성이 끝내주는 역들에 연계되기에 새서울고속의 승객을 충분히 뺏어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한-참 서쪽에 박혀 있는 오송역보다야 훨씬 나았겠죠.

+ 사실 처음 구상할 때는 사창사거리(!)에 역을 만들고 충북선을 청주 시내 지하로 지나가게 하면 어땠을까 싶었지만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을 공사 난이도(특히 상당사거리 드리프트), 공사 기간 사직대로와 상당로에 벌어질 끔찍할 정체라는 단점이 상쇄하는 것 같아 버스터미널보다 약간(?) 외곽인 가경동 안으로 선회했습니다.

p.s. 청주에서 경부선 하행: 가경동 청주역에서 대전역까지 무궁화호 타고 가게 하기

청주에서 호남선 하행: 일단은 공주로 버스를 굴리기 + 추가 사업으로 조치원-공주 철도 건설 검토


사실 여기 추가 계획도 있고(예: 충격과 공포의 서부경전선) 강릉선·중앙선 고속화 등도 다뤄야 할 것 같지만 이 글에선 경부고속선·호남고속선을 조금이라도 이용하는 열차들만 나열해 봤습니다.

사실 천안역 공사 난이도 등 현실성 없는 계획에 가깝긴 하지만 정말 이게 가능했더라면 KTX는 (지금도 이미 성공적이긴 하지면) 엄청 더(?) 성공적인 철도 사업이 됐을 것 같습니다.


현실: 천안역(경부고속선, 호남고속선 분기 + 일부 열차 기존 경부선 진입 + 지상 확장이 매우 어려움)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건드려야 될까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댓글도 좀 다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일 없어 심심하여 댓글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