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구의 관문역은 대구역이었으나, 도심에 위치해 확장이 어려워 당시 기준으로는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새로 만든 역이 동대구역이고, 이 때문에 대구의 주 관문은 동대구역이고 대구역은 위치상 이점으로 중단거리 일반열차들이 정차하는 보조 역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아는 사람들이 많음. 또한 대구역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규모의 부지만을 갖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규모는 협소한데 확장은 어려워 동대구역을 만들었다고 아는 경우가 많음.

그러나 대구역은 태생적으로 작은 역이 아니었음.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AfkuR5eDYtpQCSa4qW21qPHXn1LhGdzxcKbedHzMwT27SXGfvp3aM3s9GW3irSN4l&id=102592058636315
링크의 1954년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대구역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선로와 철도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는 지금의 동대구역과 비교해 봐도 크게 꿀리지 않는 규모임.
그러다가 동대구역이 생긴 후 1974년 사진을 보면 선로가 걷히고 지하차도가 뚫리고, 선로 자리는 구획정리지구로 개발되며 현재 수준으로 역사 규모가 쪼그라들어 있음.
이를 통해 작은 대구역의 확장이 주변 시가지로 인해 어려워 동대구역을 만들었다기보단 대구역의 철도 시설들을 동대구역으로 옮기고 그 빈자리를 시가지가 채웠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걸 알 수 있음.

동대구역은 대구역의 확장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아래의 두 링크에서 보듯 대구 동부 지역 개발 촉진을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쪽이 타당함.
https://m.imaeil.com/page/view/2011042114272890735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aver?articleId=1989061500329213001&editNo=3&printCount=1&publishDate=1989-06-15&officeId=00032&pageNo=13&printNo=13452&publishType=00020

개인적으로 동대구역 건설이야말로 대구 도시계획에서 치명적인 실패 중 하나라고 생각함.
1980년대까지는 동대구역으로 인한 문제점이 딱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90년대 지하철을 계획할 때 1호선이 경북대를 경유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했고, 경북대에는 2030년에야 4호선이 들어설 예정인데, 이 4호선도 동대구역으로 꺾이는 노선이라 경북대생들의 동성로행이나 대구 서남부권 거주 학생들의 통학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노선임. 그렇다고 경북대와 도심을 잇는 노선을 짓기에도 좀 뭣한 것이, 대구역 남쪽 중앙로에 이미 1호선이 지나고 있어 노선 짜기에도 애매함.
또한 일반열차 시대에는 그래도 대구역이 대구 전체 철도 이용객의 40%는 먹고 들어갔지만 2004년 KTX 개통 후 철도 이용객이 급격히 동대구역으로 쏠리면서 대구역 주변 상권은 2호선 개통에 따른 상권의 남하와 맞물리며 제대로 도심 공동화 크리를 맞음.
또한 관문역은 동쪽에 치우쳐 있는데 택지개발은 대구 동쪽은 K2와 그린벨트가 겹쳐 지지부진한 데 반해 서쪽은 달성군 편입으로 시역이 서남쪽으로 크게 확장되며 서남부에 고밀도 택지개발이 이루어졌고, 서남권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결국 서대구역을 만들게 됨. 그렇다고 대구 동부권에서 동대구역이 딱히 가기 수월한 입지도 아님. 3호지선이 지어지지 않으며 수성구 외곽 택지와 경산에서는 동대구역이나 대구역이나 실거리 대비 소요시간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음.
대구는 동대구로 분산을 하지 말고 대구역을 중앙역으로, 중구 원도심을 유일한 도심으로 계속 키웠어야만 함.

대구 도시계획의 문제점 중 하나가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분산시키는 건데(귀상어도 어떻게 보면 그런 대구 행정의 한 예라고 볼 수 있음.), 동대구역이 그 시작이고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