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크리스 입니다!

검은 날개의 천족은 누명을 써 악의 상징으로 취급받는다는 정도만 아시면 읽으시는 데에 지장 없으실 겁니다!

그리고 진짜 약간… 폭력적인 묘사가 있어요… 내성 없으시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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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아니, 어쩌면 밤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늘에는 분명 태양이 있었으니까.

어찌 됐든 어두운 길 위에서 깃털을 주렁주렁 매단 크고 불편해 보이는 옷을 입은 남자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거친 숨, 덜덜 떨리는 다리.

그는 마치 개에게 쫓기는 닭과 같은 꼴로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었다.

끼이익―

뒤에 있던 나무집이 비명을 지르고는 한쪽으로 기울어 쿵- 하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넘어졌다.

집이 있던 곳에는 검은 안개가 끼어 있을 뿐.

그리고 안개는 마치 의지라도 가진 듯이 서서히 남자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

그가 언어가 되지 못한 비명을 내질렀다.

이대로 가다간 잡히고 말 거야. 나도 무너지고 말 거야.

공포에 질려 발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움직였다.

다리가 아프다, 발이 아프다, 폐가 아프다, 심장이 아프다.

처음에는 멀어지던 거리도, 이제는 점점 좁혀지기만 했다.

안개가 빨라진 건가? 그럴 리 없다.

지금의 고통이 삶에 대한 희망보다 커져가고 있을 뿐.

그리고 안개가 그의 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가 죽음을 받아들였을 때, 까마귀 날개가, 흩날렸다.

“히익―!”

검은 외날개, 날카로운 쌍검, 검은 안개와 같은 검은색으로 온몸을 감싼 여인.

마치 안개에 녹아내린 것 같은, 어쩌면 그곳에서 나온 것 같은 그녀였지만,
 흰색으로 물든 머리카락의 일부만이 그녀가 안개와는 다른 존재라고 알려주는 듯했다.

그런 그녀를 보고 그는 생각했다, ‘악마가 나타났다’고.

“도망쳐라.”

위협? 걱정? 어쩌면 나를 도망치게 하고 가지고 놀려는 유흥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는 그녀의 말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공포가 이전의 공포를, 고통을 아득히 뛰어넘었으니까.

그런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혐오 받았건 아니건, 그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이일 터이다.

그녀 자신이 잃을 위기에 처한 적이 있기에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녀는 알고 있었다.

괴롭고도 그리운 추억을 회상하던 그녀의 팔에서 치익- 하고 고기를 굽는 듯한 소리가 일었다.

검으로 잠깐이나마 막아섰던 안개가 다시금 그를 쫓으려 하고 있었다.

그 안개를 마치 알을 품듯 외날개로 소중히 품었다.

칠흑 같던 날개는 그것이 진정으로 칠흑은 아니었음을 알리듯 더욱 검게 물들고, 안개는 자취를 감췄다.

“역시 문이 열렸나.”

검은 안개, 심연의 악의를 그대로 품은 독한 안개가 피어나 세상을 침식하고 어지럽혔다.

최근 이 일대의 안개 출현 빈도가 심상치 않아졌다.

이미 몇 개의 마을은 흔적조차 남지 않았을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

그녀는 그것을 어딘가에 심연의 문이 열렸기 때문이라 단정 짓고 탐색하고 있었다.

안개가 다가왔던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빛을 비추지 못하는 태양, 반토막 난 가로등, 구멍 뚫린 돌길뿐이 남지 않은 평지.

분명 이곳도 누군가의 소중한 고향이었을 거라 생각하니 눈살이 찌푸려졌다.

“빌어먹을 천족 놈들. 지금은 저들끼리 치고받을 때가 아닐 텐데.”

혀를 차고 검게 물든 하늘을 쳐다봤다.

이러는 사이에도 검은 날개와 흰 날개는 싸우고 있으리라.

유일하게 심연에 대항할 수 있는 존재들이 내분으로 전력을 잃고 있다니 꼴이 우습다.

뭐,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가슴팍에 매달려 있던 훈장을 떼어냈다.

[흑익의 전사 - 크리스], 자신의 소속과 이름이 적힌 훈장, 새로이 검은 날개의 세력에 들어갔을 때 받은 훈장이었다.

그것을 쓰레기를 버리듯 땅바닥에 던졌다, 지금은 전쟁보다도 심연 쪽이 골칫거리이기에.

“윽…”

고약한 악취에 그녀가 코를 막았다.

구멍 뚫려 제 역할을 못 하는 철조망과 곳곳에 심어진 비석들.

그곳은 분명 공동묘지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묘지에서 이런 냄새가 날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던 그녀의 눈앞으로 무언가가 뛰어들었다.

“흐앗…!”

“%$&$%― ”

뛰어든 그것을 가볍게 칼로 쳐내고 전투 태세를 갖췄다.

기분 나쁜 소리.

심연의 언어로 소리를 지르고 있지만 그것을 인간계의 것으로 변환해도 단어가 되지는 않으리라.

그것이 그들, 구울의 한계니까.

“금방 편하게 해줄 테니까. 걱정은 마라.”

그런데도 크리스는 마치 구울에게 대답하듯이 말하고는 구울 무리에게 달려들었다.

다수에게 단독으로 들어가다니, 분명 자살 행위와 다르지 않을 터.

하지만 바닥에는 끈적한 살점만이 떨어질 뿐, 선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밀려드는 날카로운 발톱을 가볍게 흘리고 정확하게 배를 갈라 쓰러뜨린다.

일 대 다수라고는 생각도 들지 않는 일방적인 농락, 학살.

그런 처지임에도 구울들에겐, 크리스에겐 분노나 절망의 표정은 없고 그저 희망과 연민으로 가득 찬 표정만이 띄어있었다.

“구울… 어떤 존재가 연결된 거지…”

생선포를 뜨듯 배가 열린 구울들의 사체 위에서 크리스는 기억을 되짚다 묘지의 중심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찌 됐든 처리해야 할 존재, 닫아야 할 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몇 마리, 아니, 몇십 마리의 구울을 베어가며 도착한 묘지의 중심에는 예상대로 거대한 문이 있었다.

아직 ‘무언가’의 존재는 느껴지지 않지만, 서둘러 닫지 않으면 위험할 것이 분명하다.

외날개를 활짝 펼치고 천족의 힘을 손에 모았다.

쉐엑―

“읏…!”

“크리스―”

문을 닫기 위해 다가간 순간 가시가 날아와 겨우 피해냈다.

사람의 목소리, 아니, 인간계의 언어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목소리, 그렇게 생각하며 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자 그림자 속에서 남자가 나타났다.

“오랜만이네…”

분명 촉수를 다루는 존재의 추종자였던가.

그것은 이미 봉인했을 텐데 어째서, 아니, 어떻게 이 곳에 있는 거지?

“타앗!!”

우선은 쓰러뜨리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이미 해치운 적 있는 상대이기에 그녀는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하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전장에서의 사고 정지는 곧장 죽음으로 직결된다.

“엇…!”

빠르게 뛰어가다 발목을 무언가에 붙잡혀 중심을 잃었다.

촉수…? 그럴 리가 없다.

구울을 다루는 존재, 즉, 언데드를 부리는 존재가 어떻게 촉수를…

아무리 불평해봐도 이미 늦었다.

촉수에 붙잡힌 그녀는 순식간에 던져져 바닥에 메다 꽂혔다.

날개라도 멀쩡했다면 활공해서 도망쳤으리라.

하지만 한 쪽밖에 남지 않은 날개는 몸을 회전시켜 충격을 강하게 만들 뿐이었다.

“끄흑…! 제기랄…”

“역시 강해. 날개가 한쪽 없어서 떨어뜨리긴 쉬워졌지만.”

생채기 하나도 내지 못했는데 강하다니.

남자의 그 말은 비웃음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크리스는 다시 자세를 잡고, 바닥을 살펴봤다.

자신이 있던 자리에 난 구멍.

아마 촉수 괴물은 땅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 괴물을 저자가 어떻게 다루는지는 의문이지만, 땅이 안 된다면 하늘로 갈 뿐.

폴짝 뛰어, 징검다리를 건너듯, 묘비를 밟으며 그에게 접근했다.

경외롭다는 듯한 시선, 짐짓 당황한 듯이 보이는 그를 보며 그녀는 승리를 확신했다.

남은 건 이 칼로 그를 벨 뿐.

퍼엉―

“으윽…!”

그녀가 다시 한번 하늘을 날았다.

땅바닥에 고꾸라진 그녀의 옷은 녹색 점액으로 범벅이 되어 군데군데 부식되고 있었다.

갈귀(스커지)였다…

그가 언데드의 추종자라면 그 정도는 다룰 것이라 예상했어야 했지만, 그녀는 방심했다.

아니, 그의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두 존재를 한 번에 모시는 추종자가 멀쩡히 살아있을 수 있을 리 없으니, 저렇게 촉수를 다루며 언데드까지 다룬다는 건 상식 외의 일이니까.

“그하하핫!”

남자의 비열한 웃음소리가 묘지를 채웠다.

그녀는 그 목소리에서 공포를 느꼈다.

그를 쓰러뜨리기는커녕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약간 비틀린 발목을 힘으로 맞추고 다시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필요한 건 탐색전이야.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무기를 잡으려다 발견했다, 발목을 만질 때 손에 묻은 썩은 살점을.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그의 정체가 이해됐다.

그는 언데드를 다루는 존재의 추종자.

새로운 존재를 섬기기 위해 우리가 쓰러뜨렸던, 그가 섬겼던 존재를 바쳤다.

그렇기에 변함없이 촉수를 다룬다, 아니, 섬겼던 주인을 하수인으로 부린다…!

즉, 혼자로 보이는 그는 사실은 ‘거대한 존재’와 함께 있는 것이다.

깨닫자마자 크리스는 곧장 묘지의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언데드화하여 ‘존재’의 힘이 약해졌다고 하여도 혼자서는 무리다.

적어도 한 개 소대의 천족은 필요하다…!

“비켜!!”

앞을 가로막는 구울을 베어가며 길을 만들었다.

그 칼끝에는 이전과 같은 연민도 상냥함도 없었다.

퍼엉―

“크윽… 비열한 자식…!”

그런 구울들 속에 갈귀를 삼킨 것이 존재했다.

칼로 벤다면 터진다, 베지 않으면 붙잡힌다.

그는 영악하고, 비열하며, 인간을 등지고 ‘존재’들에게 충성을 맹세할 정도의, 자신의 수하를 제멋대로 사용할 정도의 쓰레기였다.

결국 크리스는 미처 도망가지 못한 채, 구울의 벽에 갇히고 말았다.

이쪽을 향해 저벅- 저벅-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탈출 방법은 없음.

그제야 그녀는 진정으로 하얀 날개를, 자신의 스승인 네라를 저주했다.

날개가 있더라면,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을 테니.

“덤벼라…”

몇 번의 폭발로, 추락으로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칼을 겨눴다.

칼끝이 떨리고, 중심도 잡기 힘들다는 것은 그녀 자신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기회.

자신 있는 근접전에 모든 걸 건다.

“좋아. 싸워주지.”

그는 그녀에 대한 예우를 갖추듯 그 제안을 수락했다.

구울들이 만든 둥근 투기장 안으로 들어와 그녀와의 거리를 쟀다.

원형 투기장을 함께 돌면서.

스르륵―

“개자식…!”

그리고 허무하게도 크리스는 촉수에 팔다리를 묶여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

“내가 뭐 하러 싸워줘. 암튼 고마워, 촉수가 다가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줘서.”

“대체 왜 이런 짓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인간인 그가 인간을 저버리고 추종자가 되었는지.

일전에도 물었지만, 그는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존재’가 죽었음에도 그는 다른 존재에게 가 충성을 맹세했다.

분명 그것은 그의 의지,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그저 힘을 얻기 위한 행위였다.

“그게 궁금한 거야?”

남자는 우습다는 듯이, 깔보듯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촉수에 매달린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가슴 주변에 생긴 구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고는 쫘악- 찢으며 대답했다.

“너 같이 개꼴리는 년들이 나를 찾아오는데 어떻게 그만두겠어, 큭큭…”

“으윽…! 미친 자식…!”

가슴에 붙어있던 천이 찢어져 한쪽 가슴에 큰 구멍을 만들었다.

더 이상 형태를 유지해줄 옷이 사라지자 젖가슴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튀어나왔다.

탐스럽게 부푼 유방, 그 끝의 살짝 부푼 벚꽃색 젖꽃판과 돌기는 스스로 만져본 적도 없을 것같이 깨끗했다.

“한쪽만 까니까 보는 맛이 있구만. 이딴 걸 달고 다니니 인간들이 배신하는 거 아냐.”

“윽…!”

남자가 그렇게 말하고는 가슴을 찰싹- 옆으로 때렸다.

옷에 감싸여 예쁜 모양을 유지한 가슴과 중력에 의해 자연스레 늘어져 풍만하게 드러난 젖가슴.

크리스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묶인 팔을 버둥거리며 감추려 했지만, 그 움직임은 가슴끼리 부딪치고 흔들리게 하여 아름다운 흑백의 조화를 만들 뿐이었다.

“그럼 촉감도 확인해볼까?”

“그, 그만둬!”

“내가 왜?”

남자의 손이 그 탐스러운 유방을 들어 올리듯 주무르자, 말랑거리는 장난감처럼 살이 눌려 가슴이 어딘가에 받쳐져 넘칠듯한 모양새로 변했다.

그대로 위아래로 조금 흔들어보자 출렁출렁하며 젖가슴에 물결이 일어 그녀를 더욱 부끄럽게 했다.

“크기도 좋고, 탄력도 좋네. 합격.”

“아윽!! 아파…!”

물건을 확인했으면 본격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법.

남자는 한 손으로 크리스의 젖가슴을 쥐어짜고 비틀었다.

쾌감을 느끼게 할 생각 따위는 없는, 그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한 손짓에 그녀는 무심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비명은 그녀를 평범한 장난감보다도 재밌는 누르면 소리 나는 장난감으로 만들었을 뿐, 어떤 자비도, 연민도 안겨주지 않았다.

“――――――!!”

크리스도 그 점을 눈치챘는지, 이를 악물고 소리를 참기 시작했다.

그래, 참았다.

그건 결국 안에서 끓기는 했다는 뜻.

마치 입구가 닫힌 주전자에서 끓는 소리가 나오듯 그녀의 입에서도 날카롭고 높은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 간지러운 고음에 남자는 남은 한 손도 그녀의 젖가슴 위로 올렸다.

“이쪽은 탄탄하네? 가슴 보정용 옷이야?”

“닥쳐어어… 끄악…!!”

끓어오르는 복수심에 크리스는 그에게 욕지거리했지만 그 결과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게 되었다.

그 덕에 흥분한 남자의 손아귀는 더욱 거세졌고.

이렇게나 강한 여자를 내 마음대로…!

손아귀에 느껴지는 폭신하고 부드러운 감촉과 그런 흥분에 남자의 남근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당장 따먹어야지.”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주섬주섬 바지를 내밀고 거대한 남근을 꺼냈다.

“…지금이라도 그만두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뭐…? 목숨? 푸흡…”

난생처음 보는 남근.

사귀던 연인, 라엘과는 정신적으로 지지하는 관계에 가까웠기에 그의 남근은 본 적이 없었다.

남자라면 전부 저렇게 흉악한 물건을 달고 다니는 걸까.

팔뚝만 한 두께에, 한 손으로 잡기도 힘들어 보이는 남근을 보고 크리스는 경악했다.

남자라는 종 자체에 거부감을 품으면서도, 짐짓 두렵지 않은 듯 그를 타일렀다.

하지만 여자의 젖가슴을 만지며 합격, 불합격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수도 없이 여성을 겁탈해온 남자에게 그런 허세는 뻔히 보였다.

오히려 그 허세 덕에 크리스가 얼마나 궁지에 몰려있는지 알 수 있었다.

콰악―

“꺄아악!!”

바닥에 머리를 처박히는 고통에 크리스가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엔 더 이상 전사다운 당당함이 없었다, 연약한 여자다운 굴복만이 남았을 뿐.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남자가 썩은 살점이 질척거리는 발로 그녀의 머리를 짓밟았다.

하지만 크리스는 최선의 판단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이제 허세와 거짓밖에 없다는 걸 숱한 경험이 알려줬으니까.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 그쪽이지. 검은 날개의 편대 하나가 나를 찾고 있을 거다.”

“만약 걸린다면 아무리 너라도 쪽도 못 쓸걸?”

“그것참 무섭네. 그러면 이건 잃어버리지 말았어야지.”

남자가 발을 치우곤 크리스의 눈앞에서 흙이 잔뜩 묻은 금속 덩어리를 흔들었다.

[흑익의 전사 - 크리스], 자신을 치켜세워주던 군대의 훈장.

그에 비하면 자신의 꼴은 얼마나 촌스러운가.

남자 하나에게 붙잡혀 죽기는커녕 능욕당하며 기쁘게 해주고 있으니.

그런 생각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자니 갑자기 고개가 휙 젖혀졌다.

“이제 안 잃어버리게 해줄게.”

“뭐… 악, 끄으, 끼아아악!!”

남자는 크리스의 머리칼을 잡고 들어 올려 훈장 뒤편의 날카로운 바늘을 그대로 드러난 한쪽 유두에 꽂아버렸다.

붉은 선혈이 하얀 젖가슴을 타고 흐르며,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작렬하는 고통에 크리스는 참지도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찰칵- 하고 핀을 채우자 거대한 훈장이 그녀의 젖가슴을 가리는 꼴이 되었다.

분명 드러난 젖가슴을 가렸다는 안심감보다는 유두에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훈장이 꽂혔다는 수치심과 굴욕감이 더욱 크겠지만.

“잘됐네. 이제 누군가에게 자신의 소속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잖아. 대신 옷도 못 입어서 평생 한쪽 젖통을 까고 다녀야겠지만, 푸흐흑…!”

“히익… 흐윽… 개자식!!”

그런 굴욕스러운 피어스를 썩은 살점과 촉수에 점액을 섞어 만든 점착액으로 완전히 봉인한 뒤 남자가 비웃었다.

크리스는 아직 그 전말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만약 살아서 도망치더라도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훈장 때문에 옷에 구멍을 내고 젖가슴을 덜렁거리며 살게 되리라.

그런 미래가 상상이 가는지 남자의 표정은 갈수록 기묘하게 일그러져 갔고, 자지는 더욱 부풀어 올랐다.

아까부터 힐끔힐끔 그것을 바라보던 크리스의 표정도 점점 창백해져 갔다.

바게트 정도로 두꺼워진 그건 이젠 자기 성기는 커녕 요즘 유행하기 시작한 골프라는 게임의 홀에 들어갈지 의문일 정도였다.

저런 걸 내 성기에 박아넣겠다고?

넘치는 성욕을 달래기 위해 넣어봤던 손가락도 힘들게 들어갔건만 저런 커다란 걸 박아넣는다니…

전장을 돌아다니며 몇번이고 칼에 베이고, 살이 찢어져 봤지만 그 고통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자, 그러면 한 번 보지는 얼마나 예쁠지 구경해볼까?”

“히윽…! 보지 마! 만지지 마!”

남자가 촉수를 이용해 크리스의 몸을 그대로 휘릭 뒤집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던 그녀는 마치 해먹에 누운 듯한 자세로 천박하게 다리를 벌려졌다.

몸에 붙는 검은 바지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하얀 살갗을 드러내면서도, 가랑이는 완전히 숨겨 아직 의복으로서의 기능은 하고 있었다.

남자가 그 가랑이 위에 손을 얹었다.

옷 위로도 살짝 부푼 말랑거리는 보짓살이 느껴져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보지 않아도 촉감만으로 알 수 있었다, 크리스의 보지가 얼마나 쫀득하고 맛있을지.

“너 처녀지?”

“무슨 그런 말을… 아니, 처녀다…!”

크리스는 이번에도 허세를 부리려다 담담하게 사실을 말하기로 생각을 바꿨다.

처녀에는 신성한 의미가 있기에 그가 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처녀혈이 났음을 알리기 위해 유리 조각을 보지에 쑤셔 넣어 피를 낼 정도로 사회적으로, 문화적으로 처녀라는 것은 신성하고 소중한 것이었다.

그걸 강간으로 잃게 하다니, 그런 잔인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물러터진 생각을 쉽게 할 정도로 그녀는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도 정말 귀축이 아니었던 걸까?

“처녀라, 그러면 소중한 사람에게 바쳐야지.”라 말하며 크리스의 가랑이를 팡팡 두드렸다.

“고, 고마워… 읏…”

크리스도 정말로 그럴 줄은 몰랐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감사를 표했다.

남자는 여전히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크리스의 가랑이를 더욱더 강하게 두드렸다.

“키스는 해봤고?”

“전에 사귀던 라엘이라는 남자와… 음…”

자신도 모르게 사귀던 남자의 이름까지 말해버려 얼굴이 달아올랐다.

처녀를 지켜준 정도로 마음이 너무 느슨해졌다.

크리스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기 위해, 눈을 꾹 감고 심호흡했다.

“어…?”

눈을 뜨자 눈앞에 세 마리의 구울이 떡 버티고 서있었다.

남근을 불끈불끈 세운 채로 그곳에서 썩은 살을 툭툭 떨구며.

“라엘, 좋은 이름이네. 자, 골라봐. 네 배우자로 쓰려고 묘지에 있는 라엘을 전부 불러왔어.”

“미, 미친 자식! 구울이랑 하라는 거냐!!”

“왜 라엘이랑 하기 싫어?”

“윽…!”

마치 자신을 연인과의 섹스를 거부하는 나쁜 여자라도 되는 것처럼 놀려대는 듯한 기분 나쁜 말투에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정말 구울과 섹스를 하는 건 무리다.

저렇게 살점이 툭툭 떨어지는 언데드의 남근에 내 안에 박힌다니 죽어도 싫어…!

“싫어…”

“으응? 뭐가 싫은데?”

“흐윽… 라엘이랑 섹스하기 싫다고!”

“이야~ 나쁜 여자네… 연인을 버린다고?”

“아, 아니… 윽… 크흑…”

크리스의 눈에서 또륵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너무나 억울했다.

남자가 원하는 게 뭔지 알면서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너무나 비참했다.

“히익…”

그런 그녀의 가랑이에서 이상하고 뜨겁고 딱딱한 감촉이 느껴져 비명을 질렀다.

이, 인간의 남근이다…

힘들게 고개를 들어 그 정체를 파악한 뒤 안심했다.

이젠 그것이 누구의 것이든 상관없었다.

구울에게 처녀를 따이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아, 칼 좀 빌려줄래? 자지를 박으려는데 구멍 낼 게 없네?”

“가져가, 더러운 자식아…”

“흐응… 태도가 그게 맞나 모르겠네?”

촤악- 하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검은 천 조각이 나풀댔다.

크리스는 “히엑…”하고 이상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많은 전투로 숙달된 그녀이기에 허벅지 안쪽에 느껴진 따끔거리는 감촉이 구울의 손톱 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할 말 있어?”

“카, 칼 줄게! 가져가!”

짜아악―

크리스의 뺨에서 불이 났다.

휘둘러진 채찍처럼 촉수가 움직여 그녀의 뺨을 때린 것이다.

새하얀 피부이니만큼 새빨갛게 그어진 붉은 줄이 눈에 띄었다.

촉수의 끝이 너무 빠르게 움직인 탓에 정작 당사자는 무엇에 맞았는지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아아아아아악!!”

크리스의 비명이 뒤늦게 묘지를 채웠다.

말 그대로 작렬하는 통증, 붉은 줄은 어느새 보는 사람도 아플 정도로 퉁퉁 부어있었다.

아무리 강한 신체를 타고난 천족이라 해도 음속을 넘는 속도로 휘둘러지는 채찍은 견디기 힘든 모양이었다.

“그래서 할 말은?”

“자,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짜아악―

“아악, 아아아아…!!”

두 번째 줄 따윈 생기지 않았다.

정확히 때린 장소를 그대로 때려 안 그래도 부어올랐던 줄은 터질 듯이 부풀었다.

정말 이대로 계속 때린다면 터질지도 모른다.

그걸 맞는 당사자도 알 정도로 고통은 너무나 크고, 끔찍했다.

“제, 제 칼로 보지에 바람 통하게 해주세요…! 자지 넣어주세요, 헤, 헤헤…!”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바보가 된 것처럼 부탁했다.

남자는 그 태도가 나쁘지 않았는지 미소를 지으며 아직도 손에 꼭 쥐고 있던 칼을 빼앗았다.

이제 그녀를 전사로 보이게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곳에는 강자에게, 괴물에게 겁탈당할 뿐인 여린 여자만이 남아 있을 뿐.

“들썩이기만 해봐. 보지를 그대로 떠다가 오나홀로 써버릴 테니까.”

“히익… 히끅… 안 움직일게여… 재송해여…”

서걱서걱- 자신의 무기로 옷에 구멍을 뚫리면서도 크리스는 어깨를 떨며 울지도 못한 채,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바지를 뜯어내자, 답지 않은 하얀 팬티가 하늘 아래에 드러났다.

“꼴에 흰색이네? 난 검은색일 줄 알았는데.”

“다, 다음부턴 검은색 입을게여…”

“하아… 안 되겠다. 너는 구울한테나 먹혀라.”

“아아아…! 왜… 왜!!”

“그래, 그대로만 하라고.”

남자는 크리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천족이니 뭐니 하면서 자기네를 사냥하러 다녔던 주제에 뺨 몇 대를 후려맞았다고 굴해버리다니.

조금 더 즐기게 해줬으면 했고, 끝의 끝에 그녀는 겨우 분노를 되찾았다.

죽을 뻔했던 자지가 아직 뻣뻣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만족하곤 팬티 너머로 구멍을 찾았다.

“씨발… 언젠간 천족이 널 죽일 거야.”

“지들끼리 죽이지나 말라 해.”

그녀는 아까까지 징징대며 부탁하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다시 투지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짓는 경멸하는 표정, 물어 죽일 듯한 눈매에 즐거움을 느끼며 칼로 팬티를 열어 재꼈다.

“…변태 년인가?”

아까부터 대물을 휘두르며 범하겠다 한 소리를 듣고 몸이 긴장한 걸까.

크리스의 보지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애액을 분비하고 있었다.

이미 엉덩이까지 질척하게 적신 애액은 조금 찬 공기를 맞닿아 하얀 김을 풀풀 내며, 크리스의 암컷 냄새를 묘지에 퍼뜨렸다.

“아,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런 몸의 상태를 알 리 없던 크리스는 팬티가 열리자 피어난 김을 보며 최선을 다해 그 말을 부정해댔다.

하지만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공기 중에 진하게 밴 음란한 냄새에서 자신의 살냄새가 풍겼으니까.

“크으… 씨발, 이건 화간이지?”

“말도 안, 드아, 아아아아아악!!”

남자의 자지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대로 크리스의 보지에 꽂혔다.

자기 손가락도 힘들게 물던 보지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살이 찢어질 것처럼 늘어났다.

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오고 장기가 비틀리는 데도, 남자의 자지는 전부 들어오지 않았다.

하늘에 있던 그녀를 내리고 허리를 붙잡고 들어 올렸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니 중력의, 체중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세를 바꾸곤 아래로 찍듯이 쑤셨다.

“끄억… 꺼억… 씨바알…”

크리스가 내지르는 비명은 이제 여성의 것도, 아닌, 죽은 자 언데드의 비명에 닮아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내지르는 욕지거리는 아직도 제정신을 유지하는 그녀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남자는 그런 강인함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꼴려서 허리를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악, 아각… 끄으윽… 너, 진짜아 죽일 거야아…”

“아, 진짜 개꼴리네. 보지즙 줄줄 흘리면서 살인 예고라니… 최고야…”

크리스의 말에도 굴하지 않고 남자는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었다.

자궁을 찌르기는커녕, 짓눌러 박살 내면서 내부의 공기를 빼내고, 크리스의 몸을 진공 오나홀로 만들었다.

진공상태의 보지는 자지에 달라붙고 자궁은 쬬븝- 쬬븝- 소리를 내며 귀두에 키스를 해댔다.

크리스는 그런 소리를 묻기 위해서라도 더 크게 비명을 지르고 윽박질렀고, 거기에 흥분한 남자는 자지를 더욱더 강하게 박아넣었다.

“그만, 그만해애! 아파, 아프다고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천족의 몸은 어느새 이런 끔찍한 고통에도 적응하기 시작했다.

크리스는 태생이 단단한 게 너무나 증오스러웠다.

만약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이미 죽었거나 고통에 몸부림치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을 테니.

그러나 그녀는 몸속에서 피어나는 쾌감을 눈치채버렸다.

고통이 익숙해지자 한 마리의 암컷으로서의 본능이 일하기 시작한 것을 깨달아버렸다.

“아흑… 흐윽, 아악… 아앙…!”

“뭐야, 신음에 애교가 섞이는데?”

“다, 닥쳐…! 아프기마항… 할 뿌니니까앗!”

어느새 고통에 찬 신음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육욕에 미친 여자의 것이 채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걸 부정하려 해봐도, 목구멍에서는 달콤한 숨이 새어 나왔고 크리스는 남자보다도 그런 자신을 저주했다.

“으흑… 꺼흑… 히, 아흥… 윽…”

“푸하하하!! 우는 거야, 느끼는 거야? 하나만 하라고?”

“씨발, 앗, 아흥… 앙, 앙…”

그런 자신이 미워서 눈물을 흘리다가도 신음이 튀어나오고, 놀리는 남자를 향해 욕을 퍼부으면서도 교성을 내지르며 몸이 교태를 부렸다.

촉수의 구속은 풀린지 오래인데도 다리는 도망칠 생각을 안 하고 허리는 그 자리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며 자지를 받아들였다.

손은 흙바닥을 긁어모으며 쾌감을 견디기 위해 노력할 뿐.

난 뭐하는 거지…

출렁거리는 가슴 위에 매달린 멋들어진 훈장을 바라보며 크리스는 생각했다.

어째서 죽지 못해 이런 치욕을 견디는지, 누구를 위해 여기에 온 것인 지.

아무리 생각해도 대답을 찾지 못해, 혀를 깨물고 죽어야지 생각했다.

“윽, 으흥… 앗, 아긋, 흐앙…”

하지만 쾌락에 져버린 몸으로는 그것조차 할 수 없었다.

혀를 깨물고 죽으려 할 때마다 자연히 입이 열리고, 숨을 참고 죽으려 해봐도 남자를 위해 폐가 헐떡였다.

그런 절망 속에서 남자의 한마디가 똑똑히 들렸다.

“씨발련, 임신해라…!”

“으곡!!”

그리고 모든 장기가 눌려 헛구역질이 나왔다.

남자가 자궁을 완전히 깔아뭉개고 귀두를 자궁구에 처박았다.

부륵― 부르륵―

뱃속이 뜨거워지고 자궁구에서 쮸웁- 하는 하수구에서 물 빠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가득 찬 보지에서 하얀 정액이 뿜어져 나오고 바닥에 흩뿌려진 그녀의 피와 섞여 성기와 가슴에 붙은 벚꽃빛을 띠기 시작했다.

배가 살짝 부풀어 오르고 진한 정액에 더 이상 역류조차 하지 않게 돼서야 사정이 멈췄다.

포옹―

꿀럭― 꿀럭―

“흐엑… 으윽, 개자식…”

자지가 뽑히자 부푼 배가 천천히 줄어들며 아직 거대한 자지를 잊지 못한 듯 벌어진 입구에서 정액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아직 입은 못 쓸 것 같아서 아쉽네”라며 크리스의 뺨을 핥아대고는 검은 날개에 자지를 슥슥 문질러 하얀 정액을 닦아냈다.

나름의 긍지였던 날개가 더러운 남자의 티슈 대용이 되고, 심지어는 하얀색으로 물들다니…

남자에게 그럴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행동은 크리스에게 기절할 정도의 굴욕감을 줬다.

당장이라도 칼을 주워 남자를 찔러 죽이고 싶었지만, 자지가 박혀 박살 나버린 골반과 허리로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뭐야, 아직도 노려봐? 대단하다, 진짜.”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자지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날개의 감촉이, 크리스의 분노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다시 박아넣을까도 생각했지만, 그걸로는 식상했다.

이미 벌어진 보지로는 이전 같은 조임도 느낄 수 없을 것이고.

“나, 날개는 건드리지 마!”

“좆까! 아, 여자니까 보지까라고 해야하나? 그럼 이미 했네?”

“개새끼…!”

남자는 실없는 농담을 뱉어대며 날개를 억지로 구부려 그걸로 딸을 치기 시작했다.

부드럽기만 한 날개가 얼마나 기분 좋겠냐마는 자신이 닦아댔던 애액과 정액 덕분인지 나름 축축하니 쓸 만은 했다.

손은 못 쓰니 발로 말캉한 가슴을 주물러대며 치는 날개 딸은 상상 이상의 자극을 줬는지 보지에 박아넣었을 때보다 빠르게 정액을 토해냈다.

“읍… 어디에 뿌리는 거야…!”

크리스의 얼굴에, 옷에, 가슴에, 날개에 마음껏 사정해대고 온몸을 하얗게 물들었다.

다크 발키리니, 뭐니, 주위에서 멋진 별명으로 불리던 그녀도 이렇게 되어서야 다크라는 이름은 갖다 붙이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남자가 그런 그녀의 팬티를 주워다 정액이 안 묻은 곳으로 자지를 슥슥 닦더니 그걸 그대로 그녀의 입에 물렸다.

“읍, 읍…!”

그러고는 아까 전 피어싱에 사용했던 점착액을 살짝 묽게 하여 입에 펴 발랐다.

이 정도 농도라면 한두 시간? 뭐, 못해도, 하루 이틀이면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그는 그녀의 귓가로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

“또 따먹히고 싶으면 다음에 또 오라고? ‘하얀’ 날개 크리스.”

꾸울러억―

“으읍! 으으읍!!”

그러고는 아직 정액이 남은 배를 꾸욱 즈려밟고는 조용히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아무리 분노에 찬 소리를 내질러 봐도 남자는 터벅터벅- 구울 무리와 함께 돌아가고, 그녀는 누구도 오지 않을 묘지에 혼자 남았다.

그가 데려가지 않은 구울이 나를 따먹을지도 몰라.

갑자기 두려운 상상이 들어, 그나마 멀쩡한 두 팔로 망가진 허리와 하얗게 칠해진 날개를 질질 끌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가슴에 달린 훈장을 출렁이고, 자신의 처녀혈과 애액, 그리고 남자의 정액 냄새를 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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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환

맨날 최면 아님 강간물만 쓰는 느낌이 드네요… 이상하다…?

어쨌건 이번에는 패배를 중심으로 한 강간물을 써봤습니다…!

빌드업이 너무 긴 거 같기도 하고…

3인칭을 잘 안 쓰다 보니 글이 조금 읽기 힘든 거 같기도 하고…

아카에 글씨체 설정이 없어서 효과음을 볼드로 떼운 것도 아쉽기도 하고…

이래저래 아쉬운 건 많지만, 캐릭이 좋아서 그런가 결과적으로는 재밌는 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님 말구요…

아무튼 재밌는 세계관과 예쁜 딸래미 빌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