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류소소는 비류沸流가의 젊은 가주이자 소소笑笑라는 어여쁜 이름을 가진 소녀이다.

두 자루의 검을 쓰는 검객이자, 때론 취기에 달아오르는 감각을 즐기기도 하고, 소녀답지는 않지만 무인답게도 잘 벼려진 병장기를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당찬 성격과 타인을 아랫것으로 보지 않는 곧은 심성을 지녀 그녀를 아는 자, 모르더라도 은혜를 입은 자라면 입을 한데 모아 '좋은 사람'이라고 일축할 것이다. 가타부타 진부한 수식을 붙이기보다는 단지 그녀는 언제나 올바른 길을 걷는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당당한 사람이니까.

오늘은 그런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일이다. 그 나이대의 소녀처럼 전날 밤 잠을 설치기도 하고, 며칠 전 부터 들떠서 경공술이라도 익힌 것인지 저잣거리에선 비류가의 당주님 구두에 구름이라도 스며들었나 하는 이야기가 오갔을 정도이니. 그녀가 얼마나 이 날을 고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본녀는 이만 환골탈태의 의식에 전념할 터이니 앞으로 이 주일간은 누구도 들이지 말거라."

"네, 당주님."

오매불망 기다린 날이 되었고, 소소는 이제 막 십대에 들어선 어린 남자아이에게 조곤한 말투로 명을 내려두었다.
이 아이는 간악한 무뢰배들의 습격으로 어미와 아비를 잃은 사연을 지닌 아이로, 소소가 무뢔배들을 결단낸 후 가엽게 여겨 거둔 아이다. 짧은 팔다리로 제게 한 치의 힘이라도 되려는 모습에 내심 웃음이 지어지지만 겉으로는 엄히 대하고 있다. 자녀는 커녕 혼약을 맹세한 자도 없는 그녀였기에 아이를 대함이 서툰 감도 있었거니와, 어린 나이에 변을 당했으니 부디 굳세게 자라주었음 했기 때문이다.

침실에 발을 디디자 몸을 편안하게끔 식혀주는 향이 올라온다. 전부 아이가 준비한 것으로, 이 주간 죽은 것처럼 의식을 잃는 자신을 위해 편히 있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협탁에는 뚜껑 덮인 그릇 안에 식은 물이 한가득 담겨있어 빠져나올 오물을 한 시라도 빨리 씻어낼 수 있게끔 소소한 곳에 신경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일어나면 크게 칭찬해주어야겠구나. 아직 어린 아이에게 너무 큰 마음의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은 아니었는지."

소소는 미소를 머금고 준비된 잠자리에 눕는다. 앞으로 이 주. 길일과 길시, 제 내공과 궁합이 맞는 계절과 풍수까지 맞춘 시일이다. 생에 한 번 있는 환골탈태는 몸을 새로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는 중요한 의식이기에 누구도 방해해선 안 돼는 것. 그렇기에 출입을 금한 채 엄중한 방비 속에서 공요히 잠드는 것이다. 그 누구도 이 주간은 이 방에 들어올 수 없다.

소소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




"으음..."

소소는 골격이 벌어져 맞지 않는 어색한 감각을 전신에 느끼며 깨어났다. 환골탈태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한 번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처음 느껴볼 감각. 전신이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고, 고관절이 조금 쑤신다. 입이나 젖가슴에도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이, 거울을 보아 직접 판단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몸을 일으켰다.

"게 있느냐. 깨어났으니 목욕재계를 준비하거라."

크게 목소리를 울리고 난 뒤에서야 이상을 깨달았다. 방이 어둡고 감각에 혼란이 남아있어 눈치채는 것이 늦었지만, 이 곳은 이 주 전의 침실이 아니다. 목소리가 울리는 재질의 단단한 벽, 눅진하고 다량의 음기와 양기가 뒤섞인 지하실에 가까운 곳. 차츰차츰 바뀐 환경을 인식하자 야릇한 향기가 공기에 진하게 스며 있다.

"무슨... 하읏?!"

아무래도 무언가 잘못되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빠르게 몸을 움직이자 어색함이 남아있던 고관절에서 쾌감이 느껴졌다. 거적떼기에 가까운 이불과 입고 있던 그대로의, 그러나 여러모로 더럽혀진 천옷을 치우자 흰 나신이 드러난다.

"대체... 대관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더냐...?"

환골탈태를 거친 몸은 그녀의 기억과 상이하게 변해있었다. 젖가슴은 속곳을 두 번은 바꿔야 족할 만큼 커져있었고, 유륜은 자그마한 간장 종지를 씌운 것처럼 은근히 넓어져있었다. 젖꼭지는 입에 담기도 싫게 변해있었는데, 굵기와 길이 모두 남정네가 붙잡고 놀라는 듯 불어나있는데다 하늘을 향해 솟아 자신을 뽐내고 있던게 아닌가.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에 무심코 유두를 만져보니 아찔한 쾌감이 뇌리에서부터 음부까지 내려가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나 민감한 것인지 잠깐 건드린 것 가지고 딱딱하게 발기하여 아까보다도 더욱 비대해져 있는 것이, 질 나쁜 독충에라도 쏘인 듯 싶었다.

"거울, 거울은 어딨는가! 어서..."

그녀가 몸을 일으키니 자연스레 동그라미를 그리듯 좌우로 벌어지는 다리를 보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이것은 환골탈태에서 일어난 단순한 부작용이나 후유증 따위가 아니다. 무심코 다리가 벌려지는 것을 신체의 이상이라 할 수 있는가. 소소는 전부 사지를 베어낸 다음 본래대로 돌려놓겠다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잊고 있던... 아니, '이제는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쾌감이 그녀에게 쇄도한다.

"아흣, 읏, 히앗...!"

그녀가 다리를 곧게 정돈하자 보지와 항문에 삽입되어있던 남근 형태의 조각이 압박받고, 그 반작용이 그녀의 앞뒤 가리지 않는 보지에 전해진다. 가슴은 물론이고 보지, 사타구니는 물론이고 귀, 입, 목구멍 등 어디로든 느낄 수 있게 되어버린 천박한 창녀와도 같은 몸뚱아리로는 굳건한 정신을 비집고 들어갈만큼의 쾌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잇, 으흐읏...?!"

그녀는 무예를 닦느라 성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던 처녀. 심 기 체 모두가 전진전명 숫처녀와 다름이 없던 자이니 주어지는 폭력과도 같은 쾌감에 저항할 수 없다. 도둑질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정신이 든 채로는 처음 겪는 절정에 육신이 머리를 함락시킨다.

후두둑-

보지의 장난감을 무인다운 질압으로 조여대며 쾌락을 갈구하고 있으니 절정으로 뿜어낸 조수가 바닥에 후두둑 떨어진다. 이 주간에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 뇌는 당연한 듯 인식하고 있지만 정신은 가해진 충격에 흐트러져 오줌마저 지려버린다. 무릎을 꿇은 채 오줌을 질질 흘리던 소소는 그 지린내에 정신을 차리고 그제서야 자신의 보지와 뒷보지에 꽂힌 거대한 막대를 볼 수 있었다.

"파렴치한...! 본녀의 몸에다 무슨 짓거리를 해둔 것이냐! 이딴 장난질로오호홋...?"

그녀는 이 나이가 돼서 오줌을 지린 치태에 부끄러워하는 것도 잠시, 심신에 문제가 있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당면한 문제, 보지에 박힌 막대기를 빼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나 쾌감에 집어삼켜진 몸이 가만히 있어줄 리가 만무. 손가락 반의 반 마디 정도를 빼내는 데에도 온갖 다양한 교성이 울려퍼지고, 항문의 경우에는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다는 수치심 때문인지 간신히 뽑아낸 만큼 내부의 압력에 의해 되돌아가 오히려 항문으로 자위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 과정을 몇 번이나 달콤한 소리를 내며 반복하고 나서야 천박한 남정네들이 말하는 '애널 자위'를 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만둔다. 몸이 어떻게 된 것인지 도저히 힘을 줘 빡빡하게 들어찬 막대를 꺼낼 수가 없다. 오히려 안이 진공 상태라도 된 것인지 꽤나 빼어냈음에도 도로 쑥 들어가버려 절정에 달해버렸으니.

지아비가 될 자는 사랑하는 이. 무인으로서의 삶을 살면서도 내심 그런 소망을 지녀왔던 그녀에게 있어서는 가슴이 미어지는 일이었다. 처녀를 이따위 나뭇조각에 잃은 것도 모자라, 이렇게 검 하나 휘두르기 벅찬 천박한 몸뚱아리가 되어버리다니. 일상생활이 가능할지조차 가늠할 수가 없다.

"후우... 후우... 어떠한 사술을 건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니, 본녀의 침실에 어떻게 침입한 것이지? 분명 엄중한 결계가..."

바닥에 누워 숨을 고르고 있으니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아이는 어떻게 되었는지, 결계는 또 어떻게 뚫었는지. 복잡한 마음에 몸을 돌려 엎드리자 쾌락의 파도가 몰려온다. 비대해진 가슴이 상체의 무게에 눌려 찌부러지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에도 가슴은 쾌락을 전해온다. 뇌가 바보가 되어 뭐든 기분좋다 호들갑을 떠는 것인지, 가슴이 음탕한 육단지가 되어버린 것인지. 그런 흐름에 몸이 떠밀리듯 소소는 자신도 모르게 거친 바닥에 가슴, 그리고 유두를 문지르고 있었다.

"흐읏...?!!♡... 끼햐앙♡♡!!"

가슴을 바닥에 문지르는 것으로 가볍게 절정하는 소소. 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당황스럽고 쾌감이 몸을 지배하는 실정이라 눈치채지 못했던 그녀의 음핵. 그것은 검지와 엄지만으로 애무하기엔 도톰하고, 또 길쭉하게 비대화한 상태였다. 기감의 날카롭기로는 저기 맹주의 시선도 백 리 밖에서 꿰뚫어낸 적 있다는 소소라 하여도 흐려지고 떨어진 육노예 뇌로는 알아챌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 더 큰 신음소리가 지하에 널리 울려퍼진다. 그렇게 비대한 클리토리스가 절정하며 당겨진 허리에 의해 바닥에 거칠게 쓸리고, 강한 힘으로 움켜잡은 듯 모양이 일그러진 음핵에 의해 지금까지의 절정은 약과라는 듯 어마어마한 것이 뇌리를 새햐얗게 물들인다.
잠시 정신을 잃은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절정. 이런 절정을 맛보다간 돌아갈 수 없게 된다. 그녀의 직감은 여전했고, 옳았다.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하흣...♡ 이, 이거엇... 너무 강햇...♡"

소소는 꺾인 허리를 이끌고 겨우 몸을 뒤집었다. 아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유두와 음핵은 꼿꼿하게 발기하여 단순한 공기의 흐름에도 떨리고 있었다. 여성의 발기보다는 아주 어린 남성의, 발기하지 않은 상태의 성기에 가까울 큼지막한 음핵이 심장의 박동에 따라 꺼떡거리는 것을 바라보며 소소는 꿀꺽 침을 삼켰다.

'엄청 기분 좋았는데... 한 번만 잡아당기면...'
"아, 안돼. 평정을 유지해야하니라. 기분은 좋았지만... 어딘가 꺼림칙하고..."

제대로 된 자위조차 해본 적 없는 과년한 처녀인 소소에게는 너무나도 강력한 자극. 이런 것으로 성을 알아버린다면 다시는 보통의 몸에서 오는 쾌락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녀의 몸을 이렇게 만든 자가 의도한 것이고, 그 의도는 착실하게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그 비류가의 당주 소소가 막 중학 서당에 입문한 남아처럼 바보같은 얼굴로 숨을 몰아쉬고 있지 않은가. 거친 벽에 상체를 기댄 채 발기한 음핵과 눈을 마주치곤 조심스레 손을 뻗는 그 광경이 어디 어제까지만 해도 순결한 처녀가 보일 광경인가.

"...이래서야 제대로 움직이기도 버거울 터... 그러니 조금만, 만져서..."

뇌가 벚꽃색으로 물든 것인지, 평소의 자제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말을 늘어놓는다. 정상적인 상태의 그녀가 들었더라면 갈을 외치며 스스로의 목을 수도로 후려쳤을 말. 평정을 잃은 그녀가 여체의 기쁨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였고, 그녀는 변태 클리자위에 완전히 몰두해버렸다.

처음엔 처음 해보는 자위에 두근거림과 조금의 공포를 가지고 슬쩍슬쩍 음핵의 끝부분을 두드려 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던져진 먹이가 안전하다는걸 알아챈 강아지처럼 손길이 대담해지고, 이내 잉어가 먹이를 먹듯 음핵 주변에서 맴돌던 손가락은 이제 검지와 엄지가 사이좋게 매끈한 표면을 노니기 시작했다. 세 손가락이 클리토리스의 뿌리에 짧게 정돈된 손톱을 박아넣고, 그대로 병마개를 뽑아내듯 은근하게 당긴다. 신경이 밀집된 부위가 자극되니 절로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장난감으로 막혔음에도 질구에서 애액이 흥건히 분비된다. 그대로 만족하지 못한 소소는 손가락 하나하나를 마사지하듯이 잡은 모양 그대로 클리를 훑어올린다. 애액이 충분히 적셔진 클리는 손가락을 가파르게 미끄러뜨렸고 단숨에 클리에서 떨어져나간 손가락과 함께 소소는 쾌락이 클리의 끝으로 모여드는 것을 느끼며 가벼운 절정을 맞았다. 여성의 첫 자위에서 겪기엔 너무나도 빨랐고 또 변태적인 절정이었다.

"응... 앗... 후으...읏!"

음핵. 자신이 만지는 부위는 음핵이라는 이름으로 배웠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고양이의 발바닥을 만지는 것처럼 한참을 몰두하고 있다 자연스레 그것을 클리토리스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을 터인데, 마음 속으로는 음핵의 또다른 이름이 클리토리스임을 받아들인 채였다. 계속 클리를 뭉그러뜨리며 자위를 이어나가자 무언가 속이, 입이 근질거려 참지 못하고 속에 쌓인 말들을 내뱉어버린다.

"클릿, 절정...! 져아앗...!!"

그렇게 내뱉은 뒤 절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자 그제서야 자신이 어째서 그런 말을 했는지 의아함이 느껴졌다. 평소 자신의 말투와도 다르고, 음습한 토지에서 살아가기 위해 표리부동의 이치를 깨우친 자신이 할 리가 없는 행동이었다. ...머리가 새하얘지는 순간에 방심해서 마음의 끈을 놓은 것인가?

"...어째서, 본녀의 입에서 그런 천박한 말이...? 말투 또한 아낙네처럼..."

"뭐, 보기 좋았으니까."

"...?!"

소소는 난데없이 들려온 굵은 목소리에 즉시 몸을 일으켰다. 익숙하지 않은 크기의 커다란 젖가슴이 흔들려 미약한 쾌감을 주었으나 어느새 창살의 건너편에 자리잡은 커다란 체구의 남성을 경계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단지 이런 수치스러운 꼴과 추잡해진 몸뚱이를 보이고 있다는 자각을 주었을 뿐.

"...언제부터 있었지? 기척은 느끼지 못하였거늘."

"한참이나 자위에 미쳐있던데, 무슨 소리야? 기척따윈 신경도 안쓰던데?"

"그리 친근한 척 말을 붙이지 말거라! 본녀는 비류가의 당주, 본녀를 이렇게 만든 네놈에게 그리 대해질 이유따윈 없다!"

소소는 몸을 가리며 남자에게 삿대질을 했으나 이내 보지를 훤히 드러낸다는 것을 깨닫고는 새빨개진 얼굴로 손을 내렸다. 남자는 급하게 보지를 가리느라 클리를 건드려 몸을 크게 떠는 소소를 보고는 여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아~ 미안미안. 너무 친근해서 말이지. 크큭."

"...무슨 뜻이지?"

"알려줄 이유는 없지. 뭐, 일어났을 때가 되어 왔더니 즐겁게 해주는구만. 고맙다고?"

"...천박한 시정잡배 따위가..."

남자가 소소가 잠든 이 주간의 즐거운 시간을 구테여 설명해줄 이유는 없다. 어차피 곧 알게될 것인데다 자신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채로 공포에 당면해버리는 것이 큰 여흥이 될 거라 생각했기에 적당히 말을 돌렸고, 어쩐지 부끄러운 짓을 해버렸다는 자각이 있는 소소는 혼란스러운 마음에 그것에 보기좋게 넘어가버린다.

"그렇게 말해도 돼겠어? 네 처우는 지금 내 손 안에 있는데 말이야."

"무슨 뜻이지?"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은 그녀의 태도에 감탄하는 것도 잠시. 남자는 감옥 안의 천으로 덮인 물건을 가리켰다.

"그걸로 네 엉덩이나 확인해보지 그래? 재밌는게 있을걸."

큭큭 하고 낮게 비웃는 남자의 모습에 경계하면서도 천천히 물건을 향해 다가간다. 그의 동태에 수상함이 없는지 살피면서도 다른 방법은 없다, 그의 말을 따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떠올라 조심스레 천을 벗겨낸다.

"...거울?"

그곳에는 밋밋한 테두리를 가진 전신 거울이 있었다. 옆으로 누운 채로도 전신이 다 나올 만큼 폭이 넓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특이점도 느껴지지 않는다. 거울은 본디 주술의 매개체로도 사용되는 것임을 생각하면 달리 속셈이 없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망발을..."

하지만 그 의문도 잠시였다. 거울 자체가 아닌 거울에 비친 것이 눈에 들어오자 다른 생각을 할 여유따위는 잃고 말았다.

거울에 비친 것은 다름아닌 소소, 자신의 모습이었지만 많은 것이 달라져있었다.
군살없이 미끈하게 잘 빠진 몸매는 사라져있었다. 전체적으로 허벅지나 엉덩이, 가슴 등에 살집이 맺혀 단련된 흔적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탄탄한 근육이 자리잡은 몸은 남자가 품에 안으라는 듯 쫀득쫀득한 살덩이로 변해버린 것을 체감한다. 내공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체급 차로 인해 남자에게 이기는 것은 요원할 정도. 그녀는 기회를 엿보기로 했다.
허벅지는 잡으면 말랑말랑한 허벅지살이 집혔으며 남자를 안고 아이를 낳기에 특화된 듯 떡 벌어진 골반은 음부와 튼실한 허벅지가 삼각형의 틈을 만들게끔 호리병같은 굴곡을 자랑한다.
젖가슴은 이전의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였던 것에 비해 족히 세 배는 커진 듯 밑가슴이 배꼽의 한 뼘 위까지 내려와있었으며 유륜은 앞서 말한듯 간장종지를 덮어야 할 정도로 넓어져 그녀의 작고 야무진 손바닥으로는 가려봤자 양 옆으로 유륜이 삐져나온다. 화룡점정이라는 듯 가장 이질적인 변화를 보이는 유두는 냉정을 되찾았음에도 커다란 크기, 즉 발기하지 않은 상태의 유두래도 커다란 상태인 것이다. 믿기지 않아 그것을 빤히 내려다보자 점점 피가 몰리는 기분과 함께 꼿꼿이 서버렸다.

"읏..."

"뭐냐, 발정났냐? 이 정도면 효과 수준이 아닌데?"

발기한 유두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고 있다. 도톰하다, 오동통하다. 그런 수식이 붙어 마땅할 유두가 근질거리는 감각을 계속 전해주고, 그것을 만지게, 더 나아가 찌부러뜨리게끔 하는 충동을 가하는게 느껴졌다.

"네놈들이 부려놓은 수작질이 아니더냐!"

"음~ 우리가 한 건 몸을 조금 건드린 게 다인데. 전부 네 음탕한 성정이 일궈낸 결과가 아니겠어? 그 왜, 비옥한 땅에서야 작물이 잘ㅡ"

"ㅡ그 말인즉슨, 네 패거리가 있다는 뜻이로구나."

남자의 말을 끊고 소소가 하찮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남자가 무심코 흘린 말에서 정보를 끌어내는 쏨씨. 몸을 건드렸다 해서 정신 또한 변해버린 것은 아니다. 총기가 생생한 그녀의 눈빛을 마주하며 남자는 생각했다.

'한 번 크게 흔들어 둬야겠군.'

"꼬리 만 개가 신발 하나 물었다고 기고만장하는 꼴이란. 보지랑 젖탱이 훤히 드러내고선 그런 표정... 상당히 꼴리는데?"

"...네놈!"

그 말에 자신이 나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소소는 즉시 비대해진 젖가슴을 가리기 위해 유두 부근을 중심으로 받쳐올렸다. 스스로도 주체 못하는 크기의 지방덩이에 휘둘리고, 음부는 이미 조금 젖어 끈끈하고 투명한 선을 허벅지 사이에 이어둔 것은 통정의 준비를 마친 농익은 여자의 것, 소소같은 자위조차 모르는 여인이 취할 것이 아니다.

"기억력도 낮아졌나봐. 엉덩이는 아직도 안 본거야?"

"...무슨 속셈이지?"

"아까도 말했잖아. 재밌는게 있을거라고. 속셈이라 하면... 제 분수를 깨닫게 해주는 거?"

남자의 말에 순순히 다시 거울로 시선을 돌리는 소소. 본디 이런 남자 따위와는 말을 섞는것 조차 불쾌하게 여겼을 소소였지만 그녀가 잠든 이 주간 소소에게 가해진 여러 조치와 세공은 정신적인 쪽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같은 말을 수없이 귀에 속삭여지고, 수많은 교접이 있었다. 무의식의 단위에서 수없이 조교되고 교육당한 그녀의 몸과 마음은 그들에 대한 심적 장벽 또한 흐물거리게끔 한 것이다.
분명 분통이 터진다는 듯 얼굴을 한껏 일그러뜨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불리한 상황이니 잘 보여야 한다', '함부로 반항하면 위험할 지도 몰라' 등의 말로 스스로를 납득시키며 자신이 그의 말에 무심코 복종하는 것에 이유를 덧대고 있을 것이다.

"...이, 이게 무엇이냐!"

엉덩이를 뒤로 쭉 내밀고 풍만한 볼기를 좌우로 벌린 자세. 마치 보지와 항문을 주인님에게 검사받는 노예가 취할 법한 자세이지만 의식 아래서 행해진 그 일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이런 무의식적인 행동 하나하나가 그녀의 조교 진행도, 함락을 의미하기에 남자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어때, 예쁘지 않아?"

"찢어죽일 것이...!! 처녀의 몸에 이런 망발을 저질러두고선 제 명을 붙잡고 살 생각을 한 것이냐?!"

그녀의 엉덩이골, 꼬리뼈 부근에는 하트에 날개가 달린 듯한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 그 진한 검보라색과 정착된 지 족히 몇 주는 지난듯한 모습에 간단히 해주하기는 어려울 것을 직감한다. 제 내공이 어디론가 자꾸 흘러가나 싶었더니 이런 곳으로 흐름이 트인 것을 보아 여간내기인 주술사의 짓이 아니다. 주술은 어께너머로 넘겨본 정도에 그쳤기에 어떤 효능을 발휘할지, 해제할 수 있는지조차 감을 잡을 수 없다. 그저 타고난 직감이 그것을 불길하다 여길 뿐이었다.

"앞보지 뒷보지에 딜도 꽂아둔건 괜찮고?"

"딜도? 보지는 또 무엇이더냐."

"뭐? 크하핫, 비류가 당주님은 그런 것도 모르는 거였어?"

"... 어차피 천한 것들의 속어일 테지. 중이 고기 맛을 모른다고 지탄받을 일인가?"

"네년이 아직 그 고고한 비류가의 당주라고 말하는 건가? 내 눈에는 환락가의 당주... 이름은 소소(밤 소宵, 비릴 소鰺)가 어때? 초저녁부터 비린내로 가득한 몸뚱이라는 뜻인데."

"...찢어죽이고 그 살점을 돼지우리의 먹이로 던져주고 말겠다...!"

모욕에도 정도가 있지, 도발에 넘어가 냉정을 잃은 소소는 갈무리해둔 내공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오마카세인데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하는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