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글썼지만 최근에 커미션하면서 멘탈 탈탈 털림


외국인이었는데 내 그림 너무 마음에 든다고 찾아옴

구도부터 러프까지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고 좋다고해서 기분 좋게 열심히 그림


중간과정을 보여줬는데 대답이 없길래 바쁜갑다 했음

큰틀이 거의 완성되고 디테일만 남았을때 그래도 피드백이 필요하다 싶어서

호출해서 중간과정 보여줬더니

"이게 끝이야?" 이럼. 여기서 뭔가 잘못됨을 감지했음ㅋㅋ

그러더니

"화내지말고 들어봐. 이건 내가 생각했던게 아니야. 너한테 너무 많이 기대했나보다"

"그림은 예쁜데 꼴리지가 않는데..."


이게 뭔말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맞춰주고 싶어서 어디 고치면 되냐고 물어보니까


"전부다"


아니 기존 내 그림하고 이번 러프 마음에 들었다며?

당황스럽고 답답한 와중에, 열심히 했는데 만족시키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변명으로 들렸나봄


"돈 냈으니까 내 의견을 말하는건 내 권리야. 돈받았으면 값을 해야겠지? 성의 좀 보여"

"외국인이라고 나 무시하는거냐? 나 커미션 많이 맡겨봤는데 나는 항상 솔직하게 말해.

 왜?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 우리나라에선 그런걸 크리에이터라고 부르지 않아"


여기까지 듣고 나니까 너무 어질어질했음

수정의 기회가 있을땐 아무말도 없더니 완성직전에 이게 뭔지...

나를 날먹하는 놈에 은근슬쩍 인종차별자로 모는 게...

일부러 괴롭히려고 이러나? 환불각을 노리는 건가? 싶었음


이때 이후로 거의 일주일 넘게 그림 못 그렸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음

내가 갖은 실력과 퀄리티가 별로일지언정 그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는데

혹시 나도 모르는 사이 대충임하거나 점점 헤이해진 점이 없는지

하지만 나는 이점에 있어 부끄러운 점이 없음


손해가 적지 않지만 그냥 환불해주기로 맘먹음.

그렇지만 그냥 파기해버리면 도망치는 것 같아서 그림은 끝까지 완성했음 

어차피 완성해봐야 좋아하지도 않을 건데 정말 토하는 줄 알았음

(그런데 환불은 요구하지 않음) 


그런 와중에 같이 작업했던 다른 커미션은

이제 밑색깔고 선정리도 안된 상태인데 신청자가 너무 마음에 든다고 했음

이건 더이상 완성하지 않아도 마음에 드니 여기서 마치고, 새롭게 추가 커미션 맡기고 싶다고함


같은 기간에 동시에 작업한 건데 반응이 참 너무도 다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만

각각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이 아주아주 어렵다


결론 ㅡ 이제부터 한번에 하나만 진행해야지. 이게 두 사람 다 이랬으면 난 고로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