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버스 : 당신의 종족과 키를 랜덤으로 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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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돌아다니는 차들과 사람도 잠든 밤. 쌍둥이들의 사무소 앞.

런던의 거리답게 희뿌연 스모그로 가득 찬 밤거리가 으스스함을 배가시키는 날이었다.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낙엽이 굴러다니는 밤거리에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그것은 어둠에 찌든 검은 벽을 타오른 뒤, 로봇청소기처럼 생긴 도구를 이용해 창문을 탈거해낸 후, 2층에 있는 사무실에 도달했다.


사무실 내부는 검은 색의 가공된 대리석이 깔린 바닥을 중심으로 호두나무로 이루어진 책장에는 체술과 총술에 대한 책들이 한가득 꽂혀 있었고 그 책장 옆, 방 한가운데에는 손님들 대접용인 듯 검은 가죽으로 이루어진 푹신한 1인용 소파 4개와 장인이 자단나무로 만든 하나의 조각품 같은 짙은 적갈색 탁자가 놓여 있고, 책장 맞은 편에는 자작나무로 이루어진 문 3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하지만 괴한에게는 이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듯 성큼성큼 사무소의 끝쪽으로 걸어갔다.


사무소의 끝쪽에는 마호가니 나무로 이루어진 작은 주방이 있었다. 작긴 하지만 냉장고, 가스레인지, 싱크대 등 있을 건 다 갖춰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맞은 편에는 현무암을 다듬어 만든 ㄴ자형 테이블과 등받이 없는 1인용 의자가 3개 있었고, 벽에는 각종 주류를 저장할 수 있는 정사각형 목재 주류보관소와 와인셀러가 매달려 있다.

그 수상한 사람은 자신이 가져온 수상한 가루 2포를 각자 다른 술에 타고 난 뒤에, 흡족하다는 표정을 짓고는 창문을 원상복귀하고 조심스레 현장을 빠져나갔다.

***


다음 날, 아침. 자매가 사무소로 출근했다.

겉보기에는 별 일 없어 보였지만, 무언가 수상한 점을 느끼고 사무소를 뒤져봤지만 사라지거나 바뀐 물건은 없었고, 꺼림칙한 느낌만 남긴 상태로 근무를 시작했다.

잔뜩 쌓여버린 사무소의 공문들이나, 가끔씩 오는 전화상담, 혹은 대면상담으로 인해 오전 시간대가 정신없이 지나가버렸고,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사무소에 별다른 식재료가 없었기에 주변 식당에서 간단한 음식을 배달시켜서 점심을 때웠다.

그리고 휴식 시간. 최근 사 놨던 맛있는 술이 탐났던 아리아는 점심때부터 아리스에게...

"오늘 날도 더운데 저녁빵 술내기하자아~" 하면서 매달렸고, 아리스는 당연히,

"아 근무중에 무슨 술내기야! 그냥 내가 살테니까 메뉴나 생각해둬!"

라고 매몰차게 끊어버렸다.

하지만 아리아는 그 뒤로도 계속 매달렸고, 결국 지친 아리스가 술내기를 받아들였다.

아리아는 그 즉시 가장 눈에 띄는 술 2개를 낚아채서 자신과 아리스 앞에 놓았다.

그리고 그녀가 술을 가져오자, 아리스는 조용히 사무소의 문을 잠궜다.

"자 그럼, 단순히 많이 마시는건 재미없으니까, 더 많이 원샷하는 사람이 이기는거야!"

"그럼 준비... 시...작!"


분명히 와인이 잔뜩 들어있는 병 두개였지만, 단 한 번의 원샷으로 절반 가량을 비워낸 아리아.

아리스의 병은 약 1/3 정도 비워져 있었다.

"에이... 한번만 더 해보자? 응? 이렇게 끝내기는 재미없잖아~!"

아리아는 아리스에게 음주를 더 종용했다.

그 결과 아리아의 병에는 술이 1/3 정도 남아있었고, 아리스의 병에는 2/5 정도의 술이 남아있었다.

"우리... 그냥 이거 남기기도 뭐하니까 다 마셔버리자!"

이미 술 내기따윈 안중에 없는 듯 하다.


그렇게 두 병의 와인이 모두 비워졌고, 두 소녀 또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앉은 채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리아에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정수리 옆 부분의 머리카락이 갈라지나 싶더니, 갈라진 틈 사이로 새하얗고 뾰족한 고양이의 귀가 쫑긋 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또 엉덩이 쪽에서는 치마가 살짝 움직이나 싶더니, 이내 하얀 고양이의 꼬리가 뿅 하고 나타났다.

한편, 아리스는 외양의 변화는 없었지만, 마치 포토샵으로 그림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처럼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그녀의 발이 바닥에서 떨어진채로 붕 떠있고, 팔이 팔걸이에 닿지 않을 정도까지 작아진 후에야 멈췄다.

반면, 아리아는 마치 돋보기를 가져다 댄 것처럼 쑥쑥 자라나더니 머리가 책장 맨 윗부분 높이에 위치할 정도로 커졌다.

이 자매가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

후기


아리아



종족 : 인간+마족 혼혈 -> 고양이 수인+마족

키 : 170cm -> 221cm


아리스


종족 : 인간+마족 혼혈

키 : 164cm -> 10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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