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일리엔은 눈을 떴다. 그녀에게 첫째로 든 감정은 당혹이었고 그 뒤는 공포였다. 
눈이 뭔지 모를 천쪼가리로 가려져 있었고 팔은 단단한 밧줄로 피만 
겨우 통할 정도로 묶여있었다.
 
“드디어 깼네요. 몸은 괜찮아요?”
“ㄴ, 누구세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는 말끝을 흐리는 일리엔에게 답을 해주지 않았다. 
 
일리엔은 우연히 방송기기가 고장나 휴일을 즐기고 있을 뿐이던 자신이 
왜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된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이거, 이것 좀… 풀어주세요.”

“안 돼요. 일리엔 양은 이제 제 꺼니까.”
 
“네…?” 

 태연히 소유권을 주장하는 남자의 미친 소리에 일리엔은 질겁했다. 
곧 남자의 기척이 적나라하게 다가왔지만 작게 저항하는 것만으론 그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일리엔의 먹빛 머리칼을 보드라이 만지던 남자의 손이 이내 목덜미로부터 점차 아래를 훑기 시작했다. 
딱딱하던 쇄골의 감촉과 보드랍고 탄력있는 피부의 감촉을 느끼고.
 그 아래로 골을 드러내며 크기를 과시하고 있던 가슴도 음미하듯 만진다. 
속옷 속에 감춰져있던 분홍색 멍울도 
잔뜩 간지럽히고 그 아래 밑가슴까지도 전부 탐하다 참지 못하고 브라자에서 끄집어냈다. 
여지껏 소유로 하고 싶어하던 일리엔의 몸을 손에 넣었단 황홀감에 남자는 잔뜩 손을 떨고 숨을 참았다. 가까이 온 남자의 달아오른 숨결이 일리엔의 피부를 
몇 차례고 간질였다.

“흐읏…! 그, 그만….” 

 일리엔은 기겁하며 신음소리를 내고 저항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스위치가 된 건지 남자의 손길은 
더 적나라해졌다.

“어떻게 그만둬요 이걸.”

 지금 일리엔의 모습은 요소 하나하나가 남자를 흥분시키는 것이었다. 
적당히 살집있는 허벅지와 살짝 눌린 자국을 보여주는 스타킹도. 
무방비해져 팬티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스커트도. 게다가 흐트러진 옷가지 사이로 보이는 분홍색 과실은 남자의 기둥을 
이미 한계까지 들어올렸다. 
당장이라도 전부를 탐하고 싶단 욕망이 들었지만 남자는 꾹 참고 만지는 동안에 일리엔이 내뱉은 교태로운 
신음을 음미했다.

“앗, 으으… 제발.”

 멈춰달란 얘기를 수없이 해도 
남자의 손길은 쭉 멈추지 않았다. 가슴뿐이던 애무는 점차 전신으로 목표가 넓어져 그녀의 음부에까지도 닿았다. 이제 남자는 일리엔의 야릇한 신음에 대답하지도 않고 탐하는 것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삐져나온 꼭지를 빨고 치마 속에 손을 집어넣고 음부의 안을 
이리저리 탐했다.

“힉…!”

 신음과 함께 일리엔의 하체가 한 번 크게 떨렸다. 참고있던 신음이 터져나온 것을 들은 남자는 넘쳐버린 가학심을 참지 못하고 떨렸을 때의 장소를 더더욱 집중적으로 괴롭혀댔다. 바들바들 떠는 그녀의 몸은 자극받는 곳을 옮기려고 안달이었지만 오히려 자극받는 곳을 늘리는 꼴이었고 결국 틀어막아 겨우
 참던 신음이 자극에 의해 
튀어나와 버렸다.

“흐읏…, 제발요. 그만해주세요.”

“왜요, 일리엔 양도 기분 좋잖아요.”

“싫어요… 전혀 안 좋다고요…!! 히익…!”

“몸은 솔직해졌는걸요. 저와 이어질 
운명인 거에요.”
  말하는 동안 놓였던 긴장의 끈 탓에 절정에 달한 듯. 남자의 손가락과 아직 입혀져있던 속옷이 젖었다. 남자는 약간 거칠어진 일리엔의 숨과 절정의 표시에 잔뜩 기뻐하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ㅅ…싫어요.”
“싫어요?”

일리엔은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남자는 아쉽다는 눈치로 잠시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제안을 했다.

“그럼 싫다는 일리엔 양의 의견도 있으니까, 조금은 생각해볼게요. 그 대신 일리엔 양도 저에게 하나만 해주셨음 해요.”

“…….”
 일리엔은 남자가 무슨 얘기를 할지 경계했다. 곧 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떤 따뜻한 감촉이 자신의 볼에 닿은 것을 눈치챘다. 눈이 가려져있어서 확신은 할 수 없었지만 분명 그건 남자의 기둥이었다.

“자, 입 벌려요.”
“…….”
“한 번 해준다면 생각해볼게요. 이는 쓰면 안 돼요. 그러면 제가 무슨 짓을 할 지 모르겠으니까.”

 남자는 일리엔의 동의도 받지 않고 페니스를 그녀의 입 쪽으로 옮겼다. 일리엔은 촉감에만 의존해 잠시 위치를 찾았다. 떨면서 입을 벌리고 굵기도 길이도 모를 것에 입술을 갖다댔다.

 딱딱히 굳어있는 기둥은 이미 쿠퍼액으로 잔뜩 젖어있었다. 입술 밖으로 혀를 꺼내 잠시 핥던 일리엔은 머뭇거리다가 이내 그것의 앞부분을 입 안으로 넣어 빨아댔다. 혀놀림은 익숙하지 못했지만 이미 질척히 젖어있는 터라 어리숙함조차 
흥분되는 요소였다. 

“흐읍… 움….”
“좀, 좀 더요.”

 쯉 하고 핥아대며 나는 야한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남자는 좀 더 만끽하고 싶은 것인지 좀 더 삼켜주길 원했다. 하지만 일리엔이 도통 움직이지 않자 
잠시 뒤통수를 잡아 천천히 당겼다.
“네, 그렇게요.”
“으읍! 읏… 음.”
“너무 좋아요 일리엔 양.”
 숨이 곤란해진 일리엔이 고개를 당기려 했지만 남자는 양보하지 않고 그녀의 뒤통수를 쭉 잡았다. 일리엔은 코로 숨을 쉬며 겨우 혀놀림을 이어가야 했다.
 혀놀림은 한참동안 지속됐고 곧 남자가 작은 신음을 냈다. 둥글게 말은 혀로 점점 익숙해져가는 애무를 열중하듯 계속해가고 있을 때였다. 뜨겁던 남자의 분신이 갑자기 솟아오르듯 멈췄다. 흠칫한 일리엔이 고개를 뒤로 빼려 했다.

 하지만 남자는 오히려 그것을 뿌리까지 입 속으로 밀어넣으며 그녀의 뒤통수를 꾹 잡는다.
 

“으으으읍!! 읍! 읍……! 자ㅁ…!!”
 일리엔이 말할 새도 없이 남자의 절정은 다가왔고 완전히 삼켜진 페니스는 감싸돌고 있는 입 속에 열혈히 음욕의 결과를 뿌려댔다. 젤리같이 질척이고 끈적이는 백탁액이 그녀의 입 안에 완전히 내보내졌다. 이내 남자의 기둥도 잠시 그 의욕이 사그라들었다.

 

글 버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