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느껴졌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오늘도 천계로 돌아가기 위한 목표와 본연의 임무는까맣게 잊어버린 채

인간계에서 전문 스트리머로서 거듭난 일리엔은 오늘도 카메라로 송출되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모여든 시청자들 앞에서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재치있는 입담과 현란한 게임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저녁 무렵부터는 조용히 한 해 있었던 일들에 대해 돌아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그러니깐요 설마 그 게임이 그렇게 망작이 될 줄 누가 알았어요.... 진짜... 전작에 나오던 주인공이 퇴장할 수는 있는데 그건 아니지...."

"음.... 바위맨×9이 나올거 같냐구요? 그건
케이브콤이 알지 않을까요? 클래식 바위맨 11이 나쁘지 않았다는데~"

"아 마계의 기사 .. 마계의 기사 깨느라 여름에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이템이랑 마법 조합 잘하면 역대 시리즈 중에 제일 쉬울 수도 있어요"

진정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채팅을 보며
그에 대한 감상평을 이야기해주기도 하고

곧 다가올 새로운 해에 출시될 게임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 지고있었고 일리엔은 잠시 자리를 비우더니 이윽고 샴페인 한 병을 들고 

즐거운 표정으로 나타났다.

"자 여러분 올 한 해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같이 새로운 한 해도 같이 힘 내봐요...!
이거요? 기분 좀 내려고 사봤어요.

음주 방송 안해요~ 저 오늘 저녁도 안 먹었잖아요?
이거 따고 방송 종료한 다음에 야식 먹을거에요
 헤헤..... 자 그럼.. 슬슬 따 볼게요..!"

어딘가 어색해 보이는 일리엔의 코르크 마개 개봉
마게를 누르지 않고 오프너로 빙글빙글 돌리기만 하는 모습에 이를 불안하게 바라보던 시청자 중 

하나가 도네이션을 통해 이를 전했다

-그거 그렇게 따시면 안되는데...! 두 손으로 잡고
마게 누르시면서 천천히 돌리세요...!-

"네?"

그리고 시계가 이윽고 11시 59분을 지나
새해를 맞이하는 그 순간...

뻥!!!!

코르크 마게가 병에서 세차게 발사되며 일리엔의
앞에 세워져 있던 모니터를 세차게 강타하였다.
그와 동시에 잘못된 개봉으로 인해 콸콸콸 솟는
샴페인에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는 그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일제히 빵 터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멈춰....!!! 그만...!!!"

당황해서 어쩔줄 몰라하며 병의 입구를 틀어막으려 애썼
지만 이미 책상과 일리엔의 옷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수건으로 급한대로 샴페인이 튄 부분들을 정리하던
일리엔의 눈에 뒤늦게 샴페인 마게에 맞고 넘어진 모니터가 눈에 들어왔다.

"........어? 어?!..어?!?!!!!"

화들짝 놀란 시청자들의 반응과 삽시간에 울상이 되고만 일리엔.. 그녀는 캠을 돌려 모니터의 모습을 시청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비춰주었다.

"여러분..... 이거 보세요..."

게이밍 용도로도 사용하는 주 모니터의 화면은 커다란 균열이 생겨나 있었고 금이 간 부분을 따라 새까맣게 물들거나 색이 바래어 있었다

"......새해 시작이 참 좋네요.... 으헝... "

울상이 된 일리엔의 모습을 보며 채팅창은
폭소를 터뜨리는 반응 안쓰러워 하는 반응으로
나뉘었고 한동안 의자에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훌쩍이던
일리엔은 채팅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가
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그래도 본인 일처럼 안타까워 해주는 착한 분들이
많으셔서 위로가 되네요... 그래요 액땜한 셈 칠게
놀린 분들은 진짜 못됐어요 흥...!

천사 시청자분들도 악마분들도 지난 해 방송
계속 찾아와 주시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울상이 된 일리엔의 모습을 보며 채팅창은 폭소를 터뜨리는 반응 안쓰러워 하는 반응으로  나뉘었고 한동안 의자에 쪼그리고 앉은 자세로 

훌쩍이던 일리엔은 채팅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가 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말했다.

"그래도 본인 일처럼 안타까워 해주는 착한 분들이많으셔서 위로가 되네요... 그래요 액땜한 셈 칠게 놀린 분들은 진짜 못됐어요 흥...!

천사 시청자분들도 악마분들도 지난 해 방송
계속 찾아와 주시고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그렇게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일리엔
그리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주는 그녀
얼굴을 맞대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소통의 장을 통해 함께 울고 웃으며 보내온 사람들 모두 새해에도 건강하고 밝은 나날을 

보낼것이다, 지난 해와 같이..

나날이 천계로 돌아갈 날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지만 아무렴 어떠랴 현재의 그녀는 누가 봐도 즐겁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으니...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인준 작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