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ia





서산으로 기우는 태양을 바라보다 검을 털어냈다. 칼에 맺힌 몇 방울의 피와 기름이 말끔히 떨어져 나간다. 아직 더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트롤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떻게 할까? 


사방으로 흩뿌려진 트롤의 피와 웅덩이처럼 맺힌 마력을 가늠한다. 손을 뻗어 피를 움직이려 했지만.


퍼-억.


피는 그대로 모이는가 싶더니 공중에서 터져버렸다.


"으음, 역시 잘 안돼네."


능력의 한계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숙련도의 문제일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는걸까?


트롤과 나와 능력은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다. 피를 다루는 내 능력. 피에 깃든 마력으로 비상식적인 재생 능력을  발휘하는 트롤.


그래서인지 트롤의 피는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아니, 움직이는 건 다른 피와 마찬가지로 수월한데, 세세한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마치 말을 듣지 않는 개를 산책하는 느낌이랄까? 순간적으로 이끌 수는 있어도 곧바로 다른 길로 가려 한다.


전투에 지장이 있던 건 아니었다. 세세한 조작 따위는, 피를 응축시키고, 폭포처럼 쏟아내고, 휘두르는데 영향을 주지 않으니깐.


문제는 전투를 끝내고 난, 지금부터였다.


사방으로 흩뿌려진 트롤의 피.


트롤의 부산물 중 가장 귀한 것은 역시 피다. 포션을 만드는 주재료이기에 언제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가격도 높다. 


나는 다시 한 번, 피를 움직여 본다.


그러니깐..... 이런 느낌인가?


스르륵. 마치 살아있는 연기처럼 허공으로 올라오는 푸른 피. 그러나 그것은 마치 트럼프 카드로 만든 종이성처럼 너무나 위태로워....


"아...."


펑- 하고 다시 터져버렸다.


'이게 안되네.'


그래도 불가능 한 느낌은 아니다. 영 안될 것 같으면 어쩔 수 없이 트롤의 어금니, 심장 등 만을 갈무리해 가겠지만 이건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다만.


펑---


'오늘은 노숙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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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담았다....!"


나는 푸른피가 담긴 가죽 물병 12개 째의 마개를 막으며 기쁨의 탄성을 내질렀다.


오오오오! 인간 승리! 대단하다 티오! 이 몸은 역시 한다면 하는 인간이라, 이거다!


중간에 요령을 터득한 덕분에 예상보다 많은 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숙련된 트롤 사냥꾼 파티가 수통 8개 정도를 수확한다길래 12통을 준비했건만, 통을 전부 채우고도 트롤의 피가 남아 흘러내리고 있다.


어렴풋이 예상은 했지만 역시 피에 가치가 높은 몬스터를 잡는 것이 여러모로 효율적이란 판단이 맞았다. 


피에 어떠한 특수한 능력이 있건, 피 그 자체를 다루는 내 능력은 상성상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피를 갈무리하는 것도, 다른 모험가들은 사체에서 밖에 뽑아낼 수 없지만 나는 바닥에 흩뿌려진 피도 어느정도 챙길 수 있다.


'그래도 너무 성급하게 굴어서는 안 돼. 피를 다루는데도 난이도가 있다는 것을 안 것처럼,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지 몰라.'


이건 게임이 아니다.


두 번째 트라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죽으면 끝인 세상이기에, 신중하게 한 발 한 발 나아가야 한다.


하늘을 바라보니 태양은 이미 산등선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붉고 보랏빛이 노을이 커튼처럼 드리워지고 그 어스름 속으로 무수하게 많은 별들과 각기 다른 2가지 색상에 달이 떠 있다.


'저 달도 계속 보니 정감가네.'


이 세상에 떨어진 지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수룩했지만 시간이 흐르니 점차 익숙해져 갔다.


길드를 통해 퀘스트를 수주하고, 몬스터를 잡거나 도적들을 소탕하는 것이, 마치 평생 해온 일 마냥 거리낌이 없다. 


살갗을 파고드는 검의 감촉도 이제는 내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다.


칼을 통해 타고 올라오는 근육과  혈액에 박동이, 그 감촉이 너무나 끔찍하여 손잡이를 으스릴듯 움켜쥐었던 것이 오래된 일 같다.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라 그런 것인가, 아니면.....


나는 허릿춤에 매단 마검을 지긋이 응시해봤지만 녀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자고 있는 걸까?


검이 자고 있다고 하니 이상하지만, 자의식을 가진 녀석이니 잠을 자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일단 나도, 자러 가볼까?


나는 피가 담긴 12개의 수통을 배낭에 쑤셔넣은 뒤, 발을 놀렸다. 제법 무게감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게다가 이 무게만큼 돈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해니 없던 힘도 생기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자꾸 걷다보면 그곳에는 풀이 자라지 않고 그것이 곧 길이 된다는 말이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가고 있는 '숙영지'는 그렇게 생긴 것 같다.


성문이 닫히기 전에 도시나 마을로 들어가는게 최고지만 모험가의 임무 특성상 밖에서 오래 머물거나 제법 먼 거리까지 나가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내가 이번에 수주받은 트롤 사냥처럼 강한 몬스터는 마을 근처에서 발견할 수 없으니깐.


그러다보니 모험가들이 모여 잠을 자는 장소가 생기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이 세계에는 몬스터가 있으니 피곤하다고 아무곳에서나 자면 다음날 시체로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불을 피어도 발각되기 어렵고, 몬스터가 오기 힘들고, 오더라도 발견하기 쉽고, 전투가 벌어지더라도 유리한 지역에 노숙을 해야한다.


그런 장소가 있겠냐?! 라고 되물었지만 부족한 건 내 이세계 상식이었다.


풍수지리 같은 것들이 이 세계에는 당당히 학문에 한 축을 자리하고 있을때부터 알아차렸어야 했다.


-사람은 양의 마력을 가진 생명체이기에, 양의 마력에 깃든 땅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그러니 아가씨께서 집을 고르신다며면 그곳보다 양의 마력이 뭉치는 이쪽을 추천합니다. 거기는 겉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너무 음기가 가득해요.

 

부동산 아저씨의 추천. 그 말을 들었어야 했다.


그렇지만 나는 알량한 현대의 지식과 왠지 끌린다는 이유로 덜컥 집을 계약해 버렸다.


지금 아저씨의 눈은 사기꾼이 아니라 예쁜 여자한테 환심을 사려는 남자의 눈이었다. 끌리는 느낌은 내가 마족이기 때문이었고.


밤마다 들려오는 여자의 울음소리. 기괴한 폴터가이스트 현상. 떨어지는 집값 흘러내리는 눈물....


어쨌든 그런 것들이 실제로 적용 가능한 세계이기에, 몬스터가 가득한 숲 속에서도 사람이 안심하고 몸을 누일 수 있는 장소 또한 있다.


당연히 그런 장소는 한정되어 있고,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사람이 모이면서 제법 그럴듯하게 환경이 조성되는데 그때부터 그곳을 '숙영지'라고 부른다.


몬스터가 소탕된 지역, 마을이나 도시 근처는 그런 숙영지가 형성되어있지 않다. 그런 곳은 오히려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위험하다. 초보자를 노려 한탕 털어먹으려는 도적들이 모험가인척 합류하니깐.


그런 면에서 숙영지는 어느정도 안전이 보장되어 있다. 외곽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실력이나 경험이 일천한 사람은 없다.


현대인이 예절이 없는 건 대가리가 깨질 염려가 없다는 말은 이 세상에서도 통용된다.


중세 판타지인이 예의 없는 건 자기 목이 온전히 붙어 있을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상대가 이쪽을 슥-삭- 해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면 누구나 예의범절이 탑재된다. 


그래서 숙영지에 머무는 인간들은 이세계 사람답지 않게 상대를 존중한다. 


내가 여자라고 추파를 던지거나 성희롱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숙영지를 제법 좋아한다.


"오늘은 나 혼자인가..."


나직히 중얼거려보지만 대답은 오지 않는다.


숙영지에는 아무도 없었다. 차디차게 식은 모닥불과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침낭들이 나를 반겨줄 뿐이었다.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딱 그정도 뿐인 감정이다.


모닥불에 둘러앉아 세상 돌아가는 거라든가, 모험가에 대해서라든가, 검술에 관한 이야기 같은 건........기대하지 않았다고!


.....


사실 좀 기대했다. 아니, 정정한다. 좀 많이 기대했다. 그야 그럴 수밖에 없잖아? 내가 술집이나 여관에 가면 남자들은 나를 보며 입을 헤벌레, 벌리거나 어떻게 같은 이불을 쓸 수 없을까 작업이나 걸어대는데!


모험가에 대한 낭만과 로망을 충족시켜 주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단 말이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나를 여자로 만들고 이 세계로 끌어들인 원흉.


이 녀석만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집에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치킨을 뜯어 먹었겠지. 


망할 중세. 망할 '끝없는 스튜'


'판타지면 판타지답게 이런쪽에 유두리가 있어야지, 왜 식문화는 중세에서 멈춰 있는거야?'


끝없는 스튜(Perpetual stew)라는 이름만 거창한, 꿀꿀이 죽은 이제 더는 먹기 싫다! 설탕 없는 찐감자 싫어! 육포랑 흑밀빵을 넣은 야전식은 더 싫어엇!


그렇지만 그런 것보다도, 굶는 게 더 싫다.


냉수로 씻는 걸 선택해서 하는 사람과 냉수로 밖에 씻을 수 없는 사람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나는 굶주림이란 것이 그리 큰 고통을 주는지, 이곳에 와서 처음 깨달았다.


빵 한덩이를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것에 의미를.


그 한 문장에 표할 수 없는 비참함, 애환, 괴로움을.


"야, 자냐?"


마검을 바라보며 나직이 으르릉거리지만 녀석은 대답이 없다.


진짜 자나?


툭, 툭 건드려 본다.


이거 진짜 성질나네. 남은 열심히 일하는데 지는 뭐가 잘났다고 잠을 자는 거지?


검을 쥔 양손에 힘이 들어간다. 마침 딱 좋은 크기에 바위가 있네?


4번 타자, 티오 선수. 자리로.


"흐읍---!"


나는 진심을 담아 베트(마검)를 휘두른다.


콰앙----!


[뭐, 뭐야?!]


"오, 역시 마검. 검면으로 휘둘러도 바위가 부서지지 검이 깨지지는 않는구나!"


[이...이.....미친년이....!]


마검이 온갖 비속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또라이, 미친년, 생리하냐?


그래, 그래. 어차피 네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입으로 재잘거리는 것 밖에 없지.


무언가, 내 머리에 섬광이 스치듯 빛이 터졌다.


마검을 다스리는 법.


코난 선생님. 당신의 말은 진리오, 세계를 관통하는 법칙이었습니다.


문명인이, 지성을 가진 존재가 무례한 건 대가리가 깨질 염려가 없어서 였어요.


[야....잠깐...멈춰...멈춰봐!]


그래. 그런 거였다.


"5번 타자, 티오 선수. 입장"


[.......!]


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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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 녀석은 피곤한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심심하면 혼자서 놀아, 이 미친년아!'라고 소리치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나는 한결 홀가분해진 어깨로 뒷정리를 했다.


감정적으로, 홧김에 저지른 짓이지만 나름 일리있는 행동이었다.


강한 몬스터는 숨지 않는다.


큰 소음을 만드는 건 몬스터의 이목을 끌기도 하지만 정도 이상의 소음은 반대로 몬스터를 쫓아낸다.


고블린이나 오크가 근처에 있었다면 폭음을 듣고 멀리 도망갔을 터다.


대신 오우거를 비롯한 중량급 몬스터가 찾아올 위험이 생겼지만, 나는 오히려 이쪽이 낫다.


자잘한 녀석들이야 돈도 안되고 귀찮지만 중량급 몬스터는 나오는 부산물부터 차원이 다르다.


애초에 이리 깊이 들어온 것도 트롤을 잡으러 온 건데.


잡는 김에 한 마리 더 잡으면 좋잖아?


그러나 내가 자리를 정리하는 동안에도 근처로 접근하는 몬스터는 없었다.


생각보다 이 나와바리 녀석들은 근성이 없군.


도적때도 이렇게 소란을 떨면 '무슨 일이야!'하며 바보같이 얼굴을 들이내미는데 몬스터란 것들이 빠져가지고, 도망이나 치고 말이야.


왠지 마검이 미친년, 미친년이라고 중얼거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착각이겠지?


그래도 괘씸하다.


이제 우리 사이의 서열 정리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


감히 검이 주인한테 반기를 들다니. 어언도단. 있을 수 없는 일.


"이제부터 상명하복은 엄벌에 처한다."


.......


자나?


왠지 머쓱해져 서둘러 결계를 둘렀다.


결계라고 해봤자 마법적인 무언가는 아니다.


피와 그림자를 매개로 감각의 권역을 넓히는 것.


모닥불을 중심으로 둥글게 퍼져 나가는 그림자. 그곳에 나의 피를 섞고 그림자의 장악력을 높인다.


그림자는 나의 손발이오, 피는 나의 피부라.


빛이 닿는 모든 영역이, 그림자가 깃든 수풀의 움직임이 손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단순히 감각만 연결한 것이기에 불침번이 따로 필요하지만.


"그럼 오늘도 수고해주세요. 마검선생."


나는 결계에 '핵'이라 할 수 있는 모닥불 근처에 마검을 꽂았다. 그림자 능력은 마검으로부터 파생된 능력이기에, 내가 펼쳐둔 결계를 마검이 유지할 수 있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거였다.


마검은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녀석이 아니었다.


위급한 순간이 오면 알아서 알려겠지.


그럼 슬슬....자볼까?


자, 침낭이.......어?!


"뭐야! 내 침낭!"


대형사고가 터졌다. 배낭에 넣어둔 침낭이 푸르게 물들어 있다. 서둘러 꺼내보니 트롤의 피가 담긴 수통 중 한 개에 마개가 열려 있었다.


"아.....아악!"


망할 중세! 망할 공업!


어째서 판타지인데, 마법이 이리 발달한 세계인데 공업은 중세에 머무는가! 패트병 뚜껑이 그리 대단한 발명품이었던가? 고무! 천연 고무는 어디에 있는가?!


발광하고, 현실을 부정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침낭이 죽어버렸다. 푸르게 물들어서 질척거리는 침낭. 제 한 몸 희생해서, 베낭까지 그 참사가 미치는 걸 막고서는 장렬하게 전사하셨다.


......사실 뚜껑을 제대로 안 닫은 내 잘못도 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


제대로된 뚜겅의 수통은 비싸다. 게다가 12개라니. 혼자 사는 여자애가 무슨일에 쓴다고 수통을 12개가 필요할까?


그래서 염가판으로 샀는데, 이게 현대와 달리 중세의 싸구려 수통은 그 구조가 좀 부실하다.


쉽게 열고 닫히지도 않고, 제대로 닫혔나 확인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니깐..... 결국 내 잘못이지.


이런 면에서, 나는 아직도 이쪽 세계에 적응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만다. 


이런식으로 깨닫고 싶지는 않은데.


이렇게 된 이상, 침낭은 전 사람이 쓰던 걸, 숙영지에 놓여있던 걸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찝찝하지만, 찬바람과 이슬 맞고 딱딱하고 먼지 날리는 흙바닥에 눕는 것보다는 나으니깐.


"뭐야? 생각보다...... 좋잖아?"


예상외 상(上)품이다. 버리고 가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 푹신푹신하고 손을 넣어보니 금새 따뜻해졌다.


왜 버리고 간 거지?


부산물을 챙기다보니 침낭을 가져갈 공간이 없었나? 


어쨌든 기분 좋은 오판이다. 버려진 침낭이라는 찝찝함도 사라졌다. 이 정도면 벼룩과 이가 득실거리는 싸구려 여관보다 훨씬 낫다.


나는 침낭에 몸을 넣었다.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며, 쌀쌀한 밤공기가 귓볼을 스친다. 타오르는 모닥불의 불티가 나풀나풀 날아오르며, 그것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점차 잠이 온다. 


오늘도 많은 일이 있었다.


숲속을 헤치고, 트롤을 잡고, 피를 채취하고, 마검을 교육하고.


그래도 오늘도 이렇게 무사히 하루를 끝마쳤다.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기를....


눈이 점차 감겨온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별들이 자취를 감춘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도 멀어만 간다.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몸을 포근히 감싸 안는 침낭의 감촉.


나는 그 아늑함에 점차 수마 속으로 깊이, 깊이 빠져드려고 하는데....


미끄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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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은 없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