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 닌자 섹스 배틀 해주세요."


이 의뢰를 처음 받은 순간 나의 멘탈이 폭발했다.

입으론 대체 어떻게 이런 상황을 만드는가

머리로는 어떻게 이걸 써야하는가 싶었다.


"하드 보일체."


건조하게, 길고 자질구레하고 꾸며주는 말 없이.

이 경우 내용을 더 집어넣어야 한다.


3일 동안 쓰면서 지우고, 쓰고, 지웠다.

머릿속으론 그냥 환불 박아버릴까 싶었으나


결국 썼다.

신청자는 돌아갔다.


그 날 이후 나는 모든 주제를 다룰 수 있다는 착각이 들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딜도에 박히는 여자 이야기 써주세요."


이 것도 써보고.


"지하철에서 TS 최면으로 모든 여자들이 상식 개변하는 소설 써주세요."


써드렸다.

점점 내성이 강해지는게 두려워지는 한 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