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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osity Killed the Cat.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그 문장에, 아르텔의 손가락이 멈추었다.


" What, courage man! what though care killed a cat, thou hast mettle enough in thee to kill care.“


대사를 읽는다. 글자를 음미하 듯 천천히 씹어본다.


아르텔의 개인 공간에는 많은 책들이 있다. 그 중에는 아주 오래된 고서, 대본이 실린 책도 존재한다.


"이 말이 여기서 나온 말이군요."


아르텔은 나지막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많이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배움이란 즐거운 일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다.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건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책은 우리에게 같은 경험을, 지식을 공유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지만...


"이런 책이 왜 있을까요...?"


미간이 찌푸려진다.


그것은 빨간색으로 '19세 이상만' 이라는 딱지가 붙은, 성인용 관능 소설이었다.


대량으로 고서를 매입하다가 같이 딸려온 것인가? 어떤 경로로 들어온 것인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 불건전한 책이 아르텔의 작은 손 위에 올려져 있었다.


평소라면 아무런 관심조차 없었을 테지만...


"흐음."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이런 책이라도 필요한 사람이 있고 원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 책에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굳이 잘잘못을 꼽자면, 책을 잘 못 들인 자신의 탓이었다. 그런데도 책에 읽지도 않고 처분한다는 건, 책에게, 책을 쓴 작가에게, 이 책을 구입하려던 사람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었다.


"기회가 생겼으니 한 번 읽어볼까요?"


아르텔의 귀가 쫑긋거리며 움직였다.


막상 읽어보려고 하니, 흥미가 솟았다. 난생 처음으로 읽는 관능 소설. 첫경험이 소녀를 설레게 만들었다.


아르텔은 모노클을 고쳐 쓰고 차분하게 앉아 책장을 넘겼다.


"마녀에 관한 이야기군요."


숲에 홀로 사는 아리따운 마녀.


마녀는 마귀할멈이라는 오해를 받고 있다.


마녀는 늙었다. 마녀는 괴물이다. 마녀는 못 생겼다.


그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마녀는 그렇기에 자신이 못 생기고 늙은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마녀의 집에 길 잃은 사냥꾼이 당도한다.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군요.'


생각보다 읽을만 하였기에 아르텔의 눈이 반짝였다.


그렇게, 한 장, 한 장 페이지가 넘어간다.


그 속도는 점점 느려져서.


마침내, 아르텔의 눈동자는 한 장면에 붙박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순진한 마녀가 사냥꾼에 꾐에 빠져서... 여자의 부분으로... 사냥꾼의...


"마, 말도 안돼요!"


텁-!


책을 덮는다.


"하아... 하아.."


아르텔의 얼굴은 한껏 달아올랐고 두껍고 복실한 꼬리는 털이 바짝 선 채 파르릇 떨렸다.


과감하다 못해 노골적인 성에 대한 묘사.


순수한 마녀가 열락에 빠져 신음하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듯 했다.


어떻게, 여자가 저럴 수 있는 거지?


허구다. 거짓말이다. 


소설은 소설일 뿐.


그렇게 믿지만, 믿고 싶을 뿐이었다.


소녀는 제 몸을 내려다 보았다.




@시즌2호시즈닝






짐승스톤 2연패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