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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여러 힘이 존재했다. 


처음에는 공존을 택하는 척을 했으나 머지않아 탐욕에 미쳐 서로를 죽고 죽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정의는 권력을 결정하는 것이 아닌 권력에 의해 결정되는 모순적인 것이 됐다. 


우리는 이런 세태를 가만히 보지만 않을 것이며, 힘에 취해 거만한 자들을 쓰러트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것이다. 


힘에 의한 정의가 아닌 정의에 의한 힘의 균형을 추구할 것이며, 비소로 평화를 이룰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속보입니다. 락쉬코프 지역에서 무차별 총기난사와 폭발물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경찰은 명백한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진압하려 하고 있으나.....'



30XX년 7월 4일,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테러가 일어났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테러로 생각했으나 그 규모는 점점 커져 국제사회를 향한 커다란 위협으로 부상하고 말았다.



국제연합은 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군사를 파견하였으나 번번이 허사였다. 끽해야 그들의 영역확장을 저지하는 것 뿐이었다.



결국 국제연합은 이들에 굴복하는 듯, 군사의 개입을 완전히 포기해버리고 힘의 애국자들은 스토이코프라는 지역을 수도로 하는 자신들의 국가를 수립, 선포하는데 이른다.



테러집단이었던 그들에게는 군사를 동원할 수 있었으나 이제 국가를 선포한 그들에게 군사력을 쓴다는 것은 외교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그들을 신생국으로 인정하든 안하든 각 국가들을 먼저 나서서 전면적인 공세를 펼치기 부담스러워 했고,


그들은 그것을 믿는 양 엘함 루드비히라는 수장의 통치하에 공포정치를 시행했다. 끊임없이 각국에서 테러를 감행하고. 심지어는 일개 군인들에게 불심검문 및 즉결심판권을 주는 등 민간인 학살 또한 자행했다.



이들을 제거하고싶은 연방 또한 쉽사리 군대를 파견하기 힘들었다. 잘못하면 국제사회에서 빈축을 사고 국제적 영향이 크게 축소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스토이코프 해방전선이라는 가상의 군대를 만들어 힘의 애국자들에 지배당하고 있는 비스라에 파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의외로 지방에는 적군이 많이 없었던 턱에 손쉽게 수복할 수 있었다.


 허나 문제는 스토이코프였다. 힘의 애국자들이 루드비히 수장을 지키기 위해 비스라를 지배했다고 믿을 수 있을 만큼 스토이코프에서는 지역경계선 조차 넘기기 힘들었다.



스토이코프 해방전선의 최고 통수권자인 레즈다미르 중장이 매번 경계선을 좁히려고 파견당할때마다 크나큰 부상을 입고 돌아오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였다.


 역시 똥별이었던 그인만큼 쓸모없는 권력을 댓가로 처참한 지휘력을 가진 것이 큰 원인이었지만, 중장이란 계급이 그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기 때문에 그의 휘하 병력들도, 연방도 골머리를 썩긴 마찬가지였다.



결국 연방의 B플랜이었던 오스카 라울 준장이 이끄는 대테러부대 ZERO:DAY가 스토이코프 해방전선에 합류하게 된다.


 '연방의 맹견떼'라는 미친별명의 특수부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돌격하며 모든것을 파괴해버리는 그들은 현재 교착상태인 스토이코프 전쟁의 양상을 뒤바꿀 조커였을 것이다.


그녀를 보며 레즈다미르 중장이 비아냥 대듯 말했다.



"이런이런이런, 별달았는데도 전장에 합류하다니. 참군인이 납시었군"



"그러는 삼성따리는 군인이랑 참스캔디랑 바꿔잡수셨습니까? 안그래도 윈스턴 테러를 진압하고 바로 오는 길인데 피곤하게 하시네요"



"그 경솔한 언행은 자제하도록. 최고지휘권자에게 대들면 전시상황에서 총살형인거 모르나?"



"댁이나 그 입 닥치시죠. 연방에서 지휘권을 나한테 넘겼으니까 저어어기 군수품이나 관리하시죠. 긴빠이하면 그거야말로 총살형인건 아시겠죠?"



이렇듯 투입직후 신속하게 레즈다미르 중장의 지휘권을 강탈하고 자신의 입지를 견고히다지기 시작한 그녀,


해방전선의 지휘권이 바뀌자,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스토이코프 시내에 주둔하던 힘의애국자들 군대를 점차 격파하기 시작했다. IED로 테러하거나 민간인을 자폭병기로 사용하는 등 군사협정따위는 옆집 개이름인 마냥 무시하며 저항했으나 강화복을 입은 그녀에게는 그저 어린이가 쏘는 고무줄총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준장인 오스카가 지휘하는 부대는 힘의 애국자들의 제3순위 인물들이 숨어있는 안전가옥을 습격하여 생포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본부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그들을 고문하였으나 지독하게도 입을 열지 않던 그들은 잠깐 스토이코프의 전기가 끊어질 정도로 못에 허벅지가 박혀 전기고문을 받다 검은 잿더미로 변하거나 폐에 물이 흘러넘칠 정도로 찰때까지 입을 열지 못한채 죽기도 했다.



아무리 광을 내도 마지막에 작은 흠집하나를 못잡으면 가치가 떨어지는 다이아몬드처럼, 이들의 작전 또한 깨져버린 다이아몬드가 될지도 모르는 교착상태였다. 포격을 가하자니 민간인거주구역을 타격하기라도 하면 지역 내 민심이 하락할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파괴의 화신인 그녀도 섣불리 행동하기에는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다른 도움이 필요했다.



 이에 대답하듯 연방은 루갈의 블랙옵스 팀인 군정보국 감시대대(MIB-SAX)를 해방전선에 은밀히 합류시키기로 한다.





30XX년 12월 19일


"그래서 말야, 언제 결혼할거야?"



"글쎄. 파견오기전에 청혼하니 받아줬으니까....이 작전이 끝나서 귀국하면 좀 쉬다 식을 올려야지"



"오올~새끼 대테러부대에서 근무하니 여심을 브리칭하는 방법을 터득한 모양인데~"



"잡담은 그만, 연방에서 연락이 왔다. 감시대대가 3분뒤에 도착한다고 하니까 준비하도록"



그녀가 잡담때리던 소총수의 사진을 슥 내리며 말했다.



"예예 준장님. 하필이면 정보국 놈들이 합류한다니. 족제비같은 얍삽한 놈들을 왜 합류시킨겁니까?"



"본부의 위치를 빨리 파악해서 소탕해서 집에 돌아가야지. 지체하면 지체할수록 우리만 지칠 뿐이야"



"뭐 보나마나 컴퓨터나 뿅뿅두들기면서 씨부리싸겠죠. 총은 제대로 쏘지도 못할거면서"



"좆빠는 소리는 그만해라. 지금 고사리손이라도 빌려도 모자랄 판에. 적어도 저 중장새끼보다 훨씬나으니 무례하게 굴지나 마라"



"그럼 준장님은 진짜 좆을 빠셨습니까?"



"그런적 한번도 없으니까 군장이나 갖춰라. 좆이 있어도 못쓰는 놈이"



시시콜콜한 그들의 만담이 이어지던 중 트럭 한대가 다가왔다.


[끼ㅣㅣㅣㅣㅣ익]


"그새끼들인가?"



그녀의 부대원들이 일제히 총기를 트럭에 겨눴다.



최근들어 힘의 애국자들이 민간인 차량을 위장한 자폭차량을 보낸다라고 하지만 멈춰있는 트럭에서는 별다른 소리가 안들리고 짐간의 문이 열릴 뿐이었다.



"아직은 공기가 차갑네. 그래도 장비들이 정상적으론 작동하겠군" 감시대대의 리더인 연방정보국 지부장인 루갈 아이온의 차분한 목소리였다.



"방구석에서 컴만 두들기는 씹덕들 나셨구만"털털하게 웃으며 그녀가가 그를 향해 다가온다.



"그런 소리마. 연방지시로 내려온 거니 쓸모없는 충돌은 만들지 마라. 그리고 왜 우리한테 총을 겨누는거지?"



그는 불쾌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권총을 부대원 한명에게 겨눴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그녀의 부대원들이 트럭에서 내리는 병사들을향해 조준하기 시작했다.




"전 부대원, 총기 내려"



그녀의 부대원들이 총기를 내렸다. 그 역시 동시에 총기를 내렸다.



"저건 내가 사과하지. 최근 이테러범 새끼들이 민간물자를 이용한 테러를 계속자행하고 있어서 민감해졌을 뿐이야"



"그래도 정보국 뱃지를 봤으면 방아쇠에 손가락을 뗐어야지. 이럴 시간이 없어. 즉시 브리핑할테니 지통실에서 보자"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아이온은 부대원들과 장비와 함께 지통실로 향했다.



"쯧, 씹덕새끼가 냉정하네. 넌 항상 그래왔지만"



살며시 중얼거리며 너털스럽게 웃음짓는 그녀였다. 어릴때부터 친했으며 학교, 심지어는 사관학교까지 같이 다녔든 둘이었던 만큼 말은 험했어도 누구보다도 아이온이 반가웠을 그녀였다.



"준장님 정말 저새끼를 믿습니까? 완전 말투 자체가 싹수가 노란데요"



"걱정마라. 저들도 지체하기는 싫을테니 협력하는게 좋을거다. 지통실로 간다"



지통실에 그녀와 그의 부대가 모두 모였다. 종이가 아닌 빔프로젝터가 화면을 비춘다.


다모이자 아이온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현재 힘의 애국자들은 각국에서 공작원이 잡히기 시작하며 국제적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 비스라 내 지배세력도 여러분 덕분에 격파돼서 현재 본거지로 추정되는 스토이코프만을 남기고 있는 처지죠. 하지만 최근 저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단순히 이들의 본부만을 소탕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겁니다"




두 인물의 초상화, 그리고 미사일 사진이 있는 화면으로 전환하며 그가 이어말했다.



"엘함 루드비히, 현재 힘의 애국자들의 수장으로 알려져있는 인물이죠. 현재 이 자가 사용한 신호기록의 일부를 해독한 결과 심각한 열세에 몰렸을 경우에 준비해뒀던 계획을 시행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계획의 이름은 라그나로크 계획. 현재 열강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에 치명적인 독가스를 포함한 미사일을 쏘아올려 무력화된 틈을 타서 국제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대규모 살상 계획입니다. 현재 이 가스는 상온에서도 치명적이지만 열압력탄에 의해 뜨거워진 공기와 섞이면 매우 치명적으로 변해 타버리기 전에 가스에 고통스러워하며 죽일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겠지만 가스가 퍼져 국가가 무력화되는건 시간문제겠죠"



"그리고 또 다른 문제, 엘함 루드비히와 더불어 힘의 애국자들의 숨겨진 수장입니다. 현재 그 어떠한 정보도 알아낼 수 없으며, 주재위치나 정체또한 밝히기 힘든 상태입니다. 저희 부대원이 강화벽을 겨우 뚫어가며 얻어냈던 데이터가 있지만 해독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립니다"



"아니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한다는 겁니까? 본부만 소탕하면 되는거 아니었습니까?" 



제로데이의 소총수 한명이 투덜거리듯이 질문했다.



"본부위치 파악 및 소탕과 더불어서 라그나로크 계획 저지와 숨겨진 또 다른 수장을 암살해야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작전을 시행해야할 겁니다.''



"뭐 당장 내일이라도 급습해야합니까?"



"적어도 올해가 끝나기 전에 모든 것을 끝마쳐야합니다. 라그나로크 계획이 올해 안에 시행된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변경된 작전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아이온이 화면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간다.



"위성을 통해 포착한 이들의 미사일 발사대입니다. 1개의 중앙발사대와 분산된 위치에 있는 7개의 추가 발사대로 파악되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들은 모두 중앙관제소에서 제어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본부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선 먼저 이 곳을 장악하여 발사대를 무력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시 난점이 있습니다. 단파신호체계를 사용하고 있어서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히도 해당 중앙관제소를 관리하는 미사일 개발자와 기술자들의 신변정도는 확보하였습니다. 드라코비치, 빌헬름 슈타이너, 그리고 슈틸헬름 비에트리. 이들의 안전가옥을 급습하여 생포 후 심문을 통해 중앙관제소를 찾아내 급습하는 것이 우리 첫번째 작전입니다"



"그럼 또 안전가옥 위치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할겁니까? 그 요술 컴퓨터로 할 수 있는게 뭡니ㄲ"



"안전가옥의 위치는 파악해놨습니다. 3번가 민간인 밀집거주지역에 있어서 까다롭지만 다행히도 민가로 위장하려는 탓에 경비병력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조용히 급습하기만 한다면 이들도 눈치는 못챌것입니다" 



그가 헛소리는 싫증난듯이 말을 끊고 계속 브리핑을 이어갔다.



평소와는 다르게 심각한 얼굴로 듣던 오스카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래서 작전개시시간은?"



"내일 새벽 2시. 인원은 제로데이 5명 SAX 3명을 본병력으로 구성합니다. 나머지는 근처 공실인 민가에 숨어서 예비병력으로 대기합니다"



"좋아. 모든 총기에 소음기를 부착하고 섬광탄 좀 챙겨. 브리핑은 종료다"



그녀의 명령 한번에 모든 부대원들이 즉시 뿔뿔이 흩어져 총기를 손보기 시작했다. 누구는 즐겁다는 듯이, 또 누구는 진지하게 말이다.



한켠에 마련된 자신의 개인막사에 들어가던 아이온을 몰래 따라오가던 그녀는 그가 막사에 들어가 코트를 벗고 간이침대에 앉았을때 문을 열고 들어와 그에 안겼다.



"보고싶었어~~~~! 너 사진만 보고 있는 것도 한계라 너무 그리웠는데~"



아까의 진지한 목소리와 다르게 살가운 고양이처럼 그릉그릉대며 그를를 꽈악 껴안던 그녀였다.



"켁! 너 언제부터 따라왔----"당황한 그였지만 무뚝뚝하고 냉철한 그도 내심 그녀의 응석을 받아주며 등을 토닥여줬다.



"흐응~우리 사관학교 졸업하고 서로 부서가 다르게 배치됐을때 하울링하면서까지 울었던 순둥이가 이제 정보국 한자리를 꿰찼다니 무시못하겠어~"



"나 근무중일때마다 메세지 폭탄을 보내는 암코양이가 할말은 아닐텐데. 그리고 지금은 전시상황이야. 이렇게 꽁냥댈 시간은 없다구"



"그건 알지만~그래도 오랜만에 얼굴보는건데 잠깐만이라도 부비게 해줘~원한다면 가슴도 만지게 해줄거라고"



그녀가 자신의 큰 가슴을 그의 가슴팍에 꾸욱 누르며 그의 목에 얼굴을 부벼댔다.



"히,히이익! 그, 그만해!"



얼굴을 붉히며 그녀를 살짝 밀치는 그였다. 



"다른사람이 이거 봤으면 어쩔려고..!"



"아 괜찮아 괜찮아~저 좆대가리 중장이 있어도 지금 최고지휘권자는 너랑 나니까~그리고 여긴 아무도 안오잖아~"



이런 짖궂은 장난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의 반응이 귀여운 그녀였다.



"뭐 그건 그렇고....정말 새벽 두시에 급습할거야? 정보는 확실하고?"



"몇번씩이나 확인해봤어. 그리고 경비병력이 두시에 교대를 하니 허술할때 잠입해야지. 강화복은 넣어두고 방탄복입고 진입해"



"알았어. 접근은 어떻게 할거야? 레펠장비도 챙겨야 하나?"



"너희 부대는 차량으로 정문에서, 우리 부대는 스텔스 헬기로 옥상으로 잠입한다. 탈출은 모두 차량으로 하고"



"거 참 장비자랑은 그만하지. 연방새끼들 은근 섭섭하네?"



"정면돌파는 너희부대 전문이잖아. 자료 다 보고 짜는 최상의 전략이야"



"하....알겠어 이 원칙주의자야. 새벽에 졸아서 강하하다가 낙사하지나 마"



"컨디션 조절 잘해. 한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작전인 만큼 아드레날린 조절 잘해야할거야"막사를 떠나는 그녀에게 루갈은 말했다.



"여전하네 쟤는.....다른 사람이 파견나갈거 내가 강력하게 주장해서 내가 온건데 잘 온것 같긴 하네"



살랑거리는 막사 문을 보며 그가 싱긋웃었다.



아무래도 장시간 비행에 오자마자 브리핑과 정보국 베이스 구축을 쉴틈없이 했던 탓일까, 피로감이 그의 두뇌를 감싸고 있었다.



'잠깐이면 괜찮겠지' 아직 오후 5시를 가리킨 시계를 보며 그는 간이침대에 완전히 몸을 뉘어 잠시 눈을 붙인다.



앞으로 크나큰 폭풍을 여러번 거쳐야 할 그에게 허락된 마지막 휴식. 이 냉랭한 긴장의 끈을 끊을 이빨은 점차 어둠속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30XX년 12월 20일 새벽 1시, 3번가 힘의 애국자들 안전가옥


"정말 라그나로크 계획을 실행해야합니까? 아직 우리 파견 공작원들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어서 조금 더 기다려도 될겁니다. 타나토스도 아직 연방에서 잡히질 않아서 사보타주를 할 수 있을겁니다"


힘의 애국자들 간부 중 하나인 드라코비치가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해방전선 녀석들이 지금 우리를 옥죄어오고 있어. 그리고 파견 공작원들로부터 오는 메세지도 현저히 줄어들었고. 그들에게만 맡기기에는 더이상 우리도 손놓고 지켜보기 글렀어" 


변조된 이상한 목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나온다.


"놈들이 쥐잡듯이 샅샅이 찾기 시작하면 거기도 더이상 안전하지 않을거다. 놈들이 활동하기 전에 거길 떠나라. 최소한의 경비병력만 남기고 모두 본부와 중앙 관제소로 보내도록"


"알겠습니다 수장님. 위대한 애국을 위하여"


 드라코비치와 누군가의 무전이 그렇게 끝났다.


"제길 좆같은 해방전선놈들....당최 새끈한 여자들 모아서 좆을 박지 못하게 하는 구만....새 명령이다! 짐챙기고 여길 떠난다! 일단 최소한의 경비병만 남고 반반씩 본부랑 중앙관제소로 가!"


불호령 같은 그의 목소리에 병사들이 일제히 군장을 챙기고 후문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정문으로 가기에는 해방전선의 시야에 들어올거라고 생각했을터이니 훌륭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한 하늘에서는 이미 그들의 동태를 지켜보고 있었다.


"놈들이 병력을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떡하죠 지부장님?"


"우리가 도청한게 맞았다면 본부랑 중앙관제소로 배치되겠지. 지금 우리랑 제로데이 인원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수도 있겠군"


예상치못한 상황에 루갈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을 뿐이었다.


"어이 씹덕들! 여기는 감마. 전 병력 목표지점 옆옆 민가에서 대기중이다. 이새끼들이 군용트럭타고 어딜 가려는 모양인데. 빤쓰런 치려는 걸까?"


 긴장된 분위기를 비집고 들어오는 오스카의 무전소리


"아무래도 그러겠지. 지금 세명을 본부에다가 안전하게 피신시키려는 모양이야. 지금 이 시간 아니면 모든 목표가 실패할수도 있다"


"그리고 우린 싹 다 뒈질거고. 히히히히"

살짝 흥분된 목소리로 쪼개는 그녀였다. 이런 긴장된 상황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그것이 그녀가 준장계급을 달았음에도 전장에 남아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통꺠지마. 오히려 경비/호위병력은 줄었으니 훨씬 수월해질지도 몰라. 열감지 카메라 틀어봐"


"아직 목표들이 짐을 싼것 같진 않습니다. 병사들을 미끼로 보낸 후에 가려는 모양인데요"


"좋아. 팀 감마, 듣고 있지? 지금부터 5분내로 본병력을 건물 근처에 대기시킨다. 우리가 강하하면, 진입하도록. 그쪽 예비병력들은 저격총으로 본병력 호위를 하도록"


"라져. 사냥개들아, 이제 본업을 해보로 가자고. 오버"


생각보다는 차분했던 무전대화가 종료된다.


SAX의 스텔스 헬기가 점점 건물 옥상 위로 접근하기 시작한다. 가까이 가면 조금은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겠지만 총성이 울리는 전장에서는 고고히 하늘에 숨어있을 것이다.


제로데이 역시 쥐새끼처럼 조용히 걸어가 정문 근처에 도달했다. 이제 그들에게 남은것은 진입명령 뿐


"모두 고개 돌려. 눈앞에서 태양이 터져서 눈알 타기 전에" 일제히 부대원들이 고개를 돌리고 총을 꽉 움켜잡는다.


"여기는 감마. 모든 준비는 끝났다. 섬광탄을 던지고 진입하도록 하겠다" 


조용하지만 사냥감에 집중하는 맹수의 목소리였다.


문이 열린 헬기에서 방탄복을 입고 문턱에 발을 걸친 루갈도 모든 출격 준비가 끝났다. 시계의 초침과 분침이 째깍거리며 사냥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알려준다.


"강하한다. 진입하도록"

 그와 부대원들이 사신처럼 옥상으로 내려왔다.


동시에 오스카가 섬광탄을 건물 안으로 집어던진다. '빡!'하는 소리와 함께 건물에 섬광이 잠시 채워진다.


"으아악!!! 기습!!! 기습이다!!! 내눈!!!!"


"이런 씨발 것들!! 슈타이너! 비에트리! 얼른 짐싸!!!''


패닉룸에 있어도 경비병들과의 무전통신 너머로 총성과 비명소리가 들리는 아비규환을 눈치챘을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허둥지둥 짐을 싸고 있던 세 사람의 패닉룸에 어둠이 갑작스레 찾아왔기 때문이다.


"이건 또 뭐야! 불을 끄기라도 한건가!"


"1층 클리어! 두명은 위에가서 소탕하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 지하로 이동한다!"


그녀의 칼같은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쿵쿵쿵'하는 발소리가 점점 패닉룸에서 크게 들린다. 그들에게 더이상 시간이 없다. 결사항전을 할 수 있겠지만 패닉룸에 있는 무기라고는 자살용 6연장 리볼버 하나 뿐. 하지만 그들의 생존본능은 도망을 택했다.


"여기! 뒷문으로 탈출합시다! 내가 이럴 줄 알고 패닉롬에 만들었지!"


슈타이너 박사가 쥐구멍만한 뒷문을 열며 말했다.


"씨발 안전가옥이라더니 전혀 안전하지 않았구만..."


드라코비치를 선두로 세 사람이 윗층으로 향해 뛰어간다. 총성으로 혼란스러울때 탈출하면 아무도 눈치채지 모를거라는 현명한 생각이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던 사신들을 만나기 전까진


"놈이다! 잡아!"

SAX 부대원들이 일제히 달려온다. 거기에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그녀까지.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셋은 대범하게도 후문으로 도망간다.


"안되겠소! 옆 민가로 피신을 가야합니다!"

둘을 옥외계단으로 인도하며 옥상으로 올라가는 슈타이너. 텅텅빈 옆집 민가에 가서 어떻게든 교란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새끼 어디갔어!!!개새끼들아 총맞기 싫으면 당장 멈추라고!!!"


대노하듯이 뒤를 따르는 그녀와 부대원들은 붉은 안광을 띄며 맹렬히 추격하고 있었다.


"헥 헤엑....옥상에 레펠이 있을겁니다! 그 레펠을 타고 아아아ㅏㄱ!!!"


"ETA -3분. 아슬아슬했어"


그가 케이블타이로 박사의 손목을 묶으며 그를 방패삼아 드라코비치에게 총을 겨눈다.


"이 씹새끼!!!"


뒤늦게 올라온 그녀가 미친듯이 드라코비치와 비에트리를 동시에 시멘트 바닥에 엎으며 얼굴을 갈겨대기 시작한다.


"그러게 작작 도망치라고 했잖아!!!일을!키우지!말란!말이다!!!!"


"그만. 우린 생포하려고 왔지 죽이러 온게 아니다"


권총자루로 슈타이너박사의 뒤통수를 갈겨 기절시키며 말했다.


"잠깐 기절만 시키는 거야. 알잖아. 나 주먹질 꽤나 한거. 이정도로는 안죽어"


손에 묻은 피를 탈탈 털며 침을 밷는 그녀. 후련하다는 듯이 기절한 셋을 지켜보며 씨익 웃는다.


"델타, 여기는 감마. 목표를 확보했다. 탈출지점으로 가겠다. 엄호해!" 


그와 그녀 그리고 그녀의 부대원 한명이 각자 한명씩 목표를 짊어지고 나머지는 호위를 하며 후문에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타 기지에 복귀한다.


"이제 고문만 남은거지? 정보를 다 캐내면 죽여도 되나?"


그녀가 숨겨진 지하실문을열며 한껏 흥미로워하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어떤 정보를 입수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엉성하게 국가를 만든 새끼들이라고 해도 아무나 제어하지 못하게 했을거란 말이야. 먼저 심문하고 있어. 데이터 분석하고 가도록 할게. 의식은 붙어있게 하고"


새벽의 차가운 공기에 입김을 뿜으며 그가 정보국 베이스로 갔다.


8시간 뒤, 잠깐 허락된 취침에서 깨어난 그녀가 머리를 손으로 정리하며 일어났다.


"으으으음.....역시 불침번은 괴롭단 말이지....애들이 잘 구슬리고 있나?"


풍선껌으로 풍선을 불며 그녀가 진입했다.


"그냥 불어 이새끼야!!"


"거 불기면 하면 될걸 일을 나쁘게 만들지 마쇼 선생"


"뭐 평소대로 잘하고 있구만"

킬킬 웃으며 그녀가 심문의 방 하나에 들어간다.


심문실 안에서는 끝없이 드라코비치에게 부대원들이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그는 새벽동안의 비수면 고문을 겪었다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식이 비교적 멀쩡했다. 물론 핏자국이 날정도로 상처를 입은 것에 대한 고통은 참지 못했던 것 같지만


"그만. 여기서부턴 내가 맡지. 루갈 지부장보고 심문시작하라 그래" 


부대원 1명이 심문실을 떠나고 그녀가 드라코비치 앞에 앉는다.


"디트리히 드라코비치 . 전직 '붉은10월' 소속 요원 현 힘의 애국자들 간부. 민간인에 대한 테러 54건, 강간 23건, 살인 520건. 맞나?"

붉은 안광으로 드라코비치를 째려보는 그녀였다.


"그래....사생팬마냥 콕콕 찾아냈구만.....그런데 이렇게까지 나에게 해야할 이유라도 있나? 어차피 니들이 얻을 정보는 쓸데없을텐데"


이마에 상처가 새빨간 피를 흘려 한쪽 눈을 적시고 있었지만 그 기개는 그녀에게 도발하는 듯 했다.


"있지. 그리고 우리에게 협조만 잘해준다면 목숨은 붙여주고 정치적 망에 큰 지원을 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협조를 잘해준다면 말이야"


"자네도 특수요원이라면 알텐데, 그딴 소리하는 놈들 중 좋게 대해주는 데는 없었지. 그냥 죽이던가 ㅎ"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굴에 주먹이 꽂혀 묶인 채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럼뭐 어쩔수없지 꽂아!" 


한숨 내며 얼음물에 손을 식히는 동안 드라코비치 옆에 있던 부대원들이 팔과 허벅지에 전선이 연결된 대못을 박기 시작했다.


"아아아악!!!! 이 썩을 년이 협정따위는 어디다가 말아먹은 거 냐아아악!!!!!!"


그의 절규가 끝나기도 전에 그의 몸에 전류가 휘감았다.


"니들같은 테러리스트한테 협정따윈 휴짓조각이다. 내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하면 다음에는 부랄이 타버릴 줄 알아라. 너희 조직의 수장에 대해 불어" 


그녀는 오히려 차분히 강력한 압력의 오라를 띄우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킥킥킥......엘함 루드비히잖아....정보체계가 체첸수준인 해방전선이 그것도 모르다니. 군대 맞긴 해?"


이미 이런 경험은 수도없이 겪어봤을 그에게 그녀의 압력은 더이상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 새끼 말고 실세. 진짜 힘의 애국자들을 지배하고 있는 자 말이다. 루드비히를 꼭두각시처럼 부리는 씹새끼 말이다!"


책상을 쾅 내려치며 그의 면전에 침을 뱉으며 고함을 쳤다.


"아아 그분의 존재를 파악할 줄은 몰랐는데....히히......근데 이걸 어쩌나.....너흰 그분을 결코 찾지 못할게다.....그분의 실체를 본다면 놀랄지도 모르겠지.....물론 그땐 지금 나처럼 칭칭 묶여가며 고통속에 신음하겠지만 말이야''


허벅지에 대못이 박힌 자리가 욱신욱신 거리며 신음하던 그였다.


"제 정신을 못차린 모양이군. 전압 올려"

330볼트가 그의 몸을 또 다시 통해 흘러간다.


"끄아아아아악!!!!!이미 늦었어!!!너희들은 그분을 결코 잡지 못할 것이야!! 이미 수도없이 봤을수도 있고 그랬겠지만!! 그분의 존안을 멀쩡히 볼 날은 더 이상 없을 것이야!!!"


"라그나로크 계획을 막지도 못하겠지!!! 너희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애국자들이 너희같은 반역자들을 짓밟고 이 세상에 평화를 안겨주시리!!! 거짓된 애국에 죽음을!!!!"


전류에 경련하면서도 그는 또렷하면서도 도발적인 말을 하면서 순간 혀를 굴려 어금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씹었다.

[카득]


'으브브읍!!크허어억!'


"스위치 내려!! 이새끼 자결하려고 한다 해독제!!!''


순간 피를 토하며 죽음의 문턱에 스스로 걸어가는 자를 붙잡으려고 그녀가 해독제를 바로 주사를 놓았다.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그의 입에서 검붉은 피가 주르륵 흐르며 고개가 뒤로 꺾였다.



"좆됐군.....옛날 방식을 쓸 줄은 몰랐는데.....개새끼 어금니만 녹아내리기만 했어야 했는데...."


더이상 박동하지 않는 맥을 짚어 죽음을 확신한 그녀가 간만에 느끼는 난처함이었다.


"일단 못자국 우드퍼티로 봉합하고 소각장에 태워. 끝까지 도움이 안되는 새끼였구만..."


"그런데 우리가 수도 없이 봤을거라는데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요?"


"그냥 전기고문에 미쳐서 헛소리를 했겠지. 우리가 수도 없이 본 사람 중에 배신자가 있겠나? 뭐 그 똥별 중장새끼는 그러고도 남을 새끼긴 하지만 지 군대도 운영 못하는 똥별새끼가 이놈들 지휘할리가 있나"


 녹음을 마치며 얼굴에 튀어버린 피를 닦으며 다른 심문실로 향했다.


다른 심문실에서는 슈타이너 박사를 심문하는 루갈이 있었다. 피가 낭자했던 그녀의 심문과는 다르게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압력을 가하는 그였다.


"히,히이익!!!!"

옷에 흥건한 핏자국을 보고 사시나무 떨듯 슈타이너 박사가 떨고 있었다.


"흠?걱정마시오. 피가 좀 묻어있을 뿐이지 당신을 죽이진 않을거요. 뭐 손가락 정도는 스무개로 만들어줄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가 방에 들어온 오스카를 보더니 다시 박사를 보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으으으 ㅇ,안돼!!제발 살려주시오!!나는 ㄱ,ㄱ,ㄱ,그저 돈을 준다길래 ㅎ,해줬을 뿐이오!"


"대부분 과학자란 새끼들이 그딴 변명을 하더라!!''

그녀가 박사의 손가락 사이에 칼을 꽂으며 으르렁댔다.


"으아아악!!!진짜란 말이오!!!나도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냉골같은 칼날에 식은땀을 흘리며 그에게 살려달라는 눈빛을 보내는 박사


"말했잖습니까. 이 자는 못할 일이 없다고. 그러니까 이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올바른 정보를 모두 알려주신다면 몸 성히 지켜드리죠" 

그가 노트북의 화면을 박사에게 보여주며 살갑게 말했다.


"이,이건.....내가 만든 미사일이오...수르트의 검....열압력탄과 신경가스를 내재한 미사일로 한번 타격으로 10km내 모든 지역의 생물을 모두 즉사시키고 50km까지 가스를 퍼트린다오.....서방세계를 포함한 주요국가의 행정부에 발사할 계획이었지....."


"라그나로크 계획을 말하시는 겁니까?"

눈썹을 들어올리며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가는 루갈


"그렇소...모든 국가를 무력화시키고 그 틈을 타 세계를 장악하는....어찌보면 영화에서 흔해빠지게 나온 계획.....수장은 반드시 이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무력화 시스템을 넣지마라고 했지만 혹여나 미사일이 불발되어 우리가 되려 당할 경우를 대비해서 몰래 넣었소...."


"중앙 관제소에다가 말이죠"


박사가 끄덕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중앙 관제소는 스토이코프에 인접한 비르자나에 있소. 중앙 발사대 또한 거기에 있지...그 곳에 들어가려면 내가 필요할거요. 모든 시스템의 결정권은 나한테 있으니 지금 나를 죽이면 안될거요"


"확실해? 손가락 대신 네놈 혓바닥을 걸고?"

그녀가 칼을 뽑아 박사의 혀에 칼끝을 대며 살기넘치게 협박조로 말했다.


"흐으윽. 사, 사실이오! 모든 시스템에 나의 지문이 필요하고 중앙 콘솔실에는 내 홍채까지 인식시켜야 하니까!! 제발 나를 믿어주시오....나의 윤리관을 걸고 말하는 거요...."


"물러서 오스카. 지금 그렇게 나가봤자 상황만 악화될 뿐이야"

그녀의 단검을 뺏고 책상위에 놓으며 그가 노트북을 접었다.


"좋습니다. 이쯤하죠. 당신의 말에 거짓말은 없는 것 같으니 지금은 살려드리겠습니다. 다만 저희 작전에 협조를 하지 않는 순간, 머리에 총알박힐줄 아십시오. 다시 씌워서 가둬놔. 브리핑을 해야겠어. 심문실에 오라고 해" 


그의 부대원이 박사의 머리에 마대자루를 씌우고 더 철저히 속박하며 내는 박사의 입막힌 비명을 등뒤로 그녀랑 함께 그가 심문실을 나갔다.


"정말 저 박사를 믿어? 드라코비치 저새끼는 실세에 대해 제대로 불지도 않으면서 청산가리를 씹어서 자결했다고"


"심문하면서 생체신호 확인해보니 거짓말은 안하는 것 같아. 그리고 데이터에 있었던 녹취록 들어보니 일치하는게 많았어. 그가 말한 위치에서도 다수의 신호가 오가는걸 포착했고"


짧은 대화가 끝나자마자 그녀와 그의 부대들이 로비에 모였다.


"세 사람을 심문하다가 두 사람이 죽고 슈타이너 박사만 살았습니다만, 다행히도 그가 모든 정보를 제공해줬습니다. 비르자나에 라그나로크 계획을 실행할 미사일들을 제어하는 중앙관제소가 있으며, 이 곳을 급습해서 본부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미사일을 무력화하는 것이 저희의 다음 작전입니다"


"정말 그 박사가 진실을 말했다고 생각하십니까? 만약에 거짓말이라서 우리부대가 모두 전멸시킨다면요?" 

역시 사람생각은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지 유탄수가 질문을 했다.


"생체사인을 보니 거짓말이 아닌것으로 파악되니 안심하십시오. 제 커리어를 걸고 장담합니다." 

두번째 같은 질문에 살짝 짜증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브리핑을 이어갔다.


"여하튼 저와 오스카 준장을 포함한 제로데이 5명, SAX 5명, 그리고 슈타이너 박사가 습격할 것입니다. 다만 현재 저희 군복으로 진입하면 발각되어 매우 난처해질 것이니 페이즈 1 작전 도중 헬기로 사살한 힘의 애국자들 병사들의 군복으로 갈아입어 위장하고 진입할 겁니다. 올라가면 군복을 하나씩 지급해줄테니 이동 직전에 갈아입어주시면 됩니다"


"혹시 슈타이너 박사가 평시에도 중앙 관제소를 관리하고 있나?"

잠자코 듣던 그녀가 굳게 다문 입을 열었다.


"CCTV확인했을때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대낮에 작전을 개시하면 대항병력이 다가올수도 있으니 페이즈 1처럼 심야나 새벽에 작전을 개ㅅ-"


"아니. 위장하고 갈거면 대낮에 가는게 의심을 덜 받을거야. 3시 50분까지 위장을 마치고 내일 오후 4시에 중앙관제소로 이동하여 작전을 개시한다. 이상"

 그녀의 말에 모든 부대원들이 끄덕이며 다시 각자의 자리로 복귀했다.


"너 미쳤어? 대낮에 총격전이 얼마나 위험한데! 뭐 광고라도 할거야?!"


당황스러우면서도 그녀의 결정에 깊은 의구심을 품으며 그갸 다그쳤다.


"내 직감이야. 슈타이너 박사가 항상 같은 시각에 중앙관제소로 갔다면 차라리 그의 일정에 맞춰 하는게 의심을 덜 살거야. 비상신호야 니들이 갖고 있는 재머로 무력화하면 되고"


 평소에 그의 생각을 존중하는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그를 올려봤다.


"그러다가 대항병력이 도착해서 전면전으로 번지면? 드라코비치처럼 자결할것도 아니잖아"


"날 믿고 내 말대로 해. 정보는 너희부대가 많을지 몰라도 이런 전투 경험은 우리쪽이 더 많아. 내 가슴에 달린 별 하나를 걸고 말하는거야"


"하아.....알았어.....EMP보호캡을 지급할테니까 부대원들 건강 관리 잘하고 있어. 저격수는 필요 없으니까 전원 소총수랑 지정사수로 구성해줘"


어릴때부터 그녀가 확신에 차면 자기주장을 고집한다는 것을 안 그는 걱정의 한숨을 쉬며 베이스로 올라갔다.


평소에 그에게 내지않던 화를 내버린 그녀는 그가 올라가자 이마를 탁치며 자책하고 말았다.


"바보야....왜 하필 평소처럼 쏘아붙이듯이 말한 거야....나중에 케러멜과자라도 줘야겠어...."


이내 그녀는 자신의 단검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되뇌었다.

"그나저나 드라코비치의 말이 사실이라면......도대체 이새끼들의 실세는 누구인거야?"


순간 심문실의 문 너머로 차가운 공기가 그녀의 뺨을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