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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뭔가 특이하거나, 혹은 어지간히 뛰어난 외형을 가지고 있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 1초 이상 시선을 머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이견이 없겠지만 여기에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예외가 하나 있었다.


 바로 어지간히도 추하고 초라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바로 그것.


 기분 나쁘게 말 하면 '극혐' 소리를 들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뚱뚱하고 키도 작고 눈도 바늘 구멍만 한데다가 이목구비가 마치 뒤틀린 것 마냥 보는 사람이 다 불편한 기분이 들 만큼 못생긴, 아니 그 정도를 넘어선 추남인 부타야는 사람들의 그런 시선에는 이미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그저 신기함에 슬쩍 쳐다보는 시선 정도면 양반이었고 아예 대놓고 힐끔 거리거나 표정을 찡그러뜨리는 경우도 부지기수.


 심하면 외모 하나 때문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시비가 걸리는 경우도 흔하게 일어났던 일.


 이렇다 할 아무런 능력도, 전투 실력도 없고 그저 막일로 푼돈을 벌어 먹고 사는 부타야에게는 그런 혐오감이 깃든 시선보다 그저 하루 하루 먹고 사는 게 더 큰 고통 거리였다.


 "우와... 저 사람 좀 봐."


 "쉿...! 들리겠다 얘."


 "에이 안 들려 안 들려."


 "얼굴이 완전 아작이 났네."


 물론 익숙해진 것 뿐 저런 험담 아니, 폭언을 듣는 건 당연히 부타야에게 있어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귀는 쓸 데 없이 밝은 바람에 저런 수군거리는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리기까지 했으니.


 실력도, 부도, 명예도 아무 것도 없는 부타야로서는 이런 폭언을 들어도 그저 못들은 척 할 수 밖에 없는 게 그의 현실.


 아무 것도 못 들은 척 하고 발걸음을 옮기던 부타야는 순간 맞은 편에서 오던 앳된 아가씨 한 명과 부딪히고 말았다.


 "어? 라이자! 조심해!"


 "...!?"


 "앗...!"


 딱히 부타야의 잘못은 아니었다. 부타야는 그저 갈 길을 가던 것 뿐이었지만 맞은 편에서 오던 아가씨 라이자가 일행들과 장난을 치면서 방방 거리다가 실수로 부타야와 부딪힌 것 뿐. 게다가 그녀는 한 손에는 반 쯤 먹던 비스킷을 들고 있던 터라 비스킷 가루가 부타야의 옷에 후두둑 하고 떨어지며 묻어버리고 말았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한 눈을 팔다가 그만..."


 "괘, 괜찮습니다..."


 "죄송해요. 저 때문에 옷이 더러워져서 어떻게 하지... "


 라이자는 부타야의 옷에 떨어진 과자 가루를 손으로 톡톡 털어주며 꾸벅 하고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한다.


 얇은 상의 위에 순간적으로 선명하게 느껴졌던 라이자의 손길.


 여성과의 교제는 커녕 가벼운 스킨쉽 조차 저 먼 기억속의 저편에 묻혀 있던 부타야에게 그 손길은 거의 맨 살을 쓰다듬어 주는 수준과 같을 정도로 자극적이었고 그는 그 짜릿한 감각에 사로잡혀 순간적으로 입이 얼어 붙을 지경이었다.


 "괘, 괜찮으세요?"


 원래도 딱히 쳐다보기 싫은 얼굴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더욱 기분 나쁘고 무서운 얼굴을 띄자 자기도 모르게 한 발짝 물러나는 라이자. 그제서야 부타야는 제 정신이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면 실례했습니다."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하고 일행들 품으로 돌아가는 라이자.


 그리고 부타야에게 들려오는 이 여성을 무조건 놓치면 안 된다는 본능의 간절한 외침.


 신기함에 쳐다보기는 해도 가까이 다가가거나 시선을 마주치는 것 조차 꺼리던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스스럼 없이 부타야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는 데다가 그저 과자 부스러기를 털어주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옷 위로 이루어지는 가벼운 터치에도 별 거부 반응이 없던 라이자를 놓치면 앞으로 이성 교제는 커녕 창부 따위가 아닌 제대로 된 여자 냄새도 가까이서 맡을 기회 조차 없을 거라는 확신이 밀려왔다고는 하나 대체 무슨 용기가 생긴 건지는 몰라도 부타야는 라이자를 불러 세웠다.


 "저기 잠시만요!"


 "네? 왜, 왜 그러세요?"


 "혹시 별 일 없으면 저녁이라도 같이..."


 초라한 데다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 한 두서 없는 관심의 표현법. 하지만 역시 문제는 그 특유의 추하기 짝이 없는 외형 때문이었다. 게다가 누가 봐도 40살은 넘어 보이는 저물어가는 중년이 앳된 아가씨인 라이자에게 추파를 던진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미숙하기 짝이 없고 상대 쪽을 배려하지 않은 데이트 신청과 어지간한 수준을 넘어선 부타야의 추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 이루는 시너지는 말 그대로 최악 그 자체.


 부타야는 나름대로 관심의 표현을 해본 것이지만 숨을 헐떡 거리고 당장이라도 무슨 일을 낼 것 같은 징그러운 기운 때문에 아무리 라이자라고 해도 표정이 굳어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저는 일행들이 있어서요..."


 라이자는 본능적으로 부타야를 피해버리려고 하지만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걸까, 부타야는 라이자의 팔목을 붙잡아 버린다.


 "이봐. 그 손 치우지?"


 "리, 릴라..."


 눈이 부실 만큼 매력적인 흰 빛이 감도는 은발의 머리카락과 그에 못지 않은 백옥 같은 피부. 거기에 볼륨감 넘치는 몸매까지.


 감히 부타야가 쳐다보지도 못 할 만큼 매력적인 여성인 릴라는 아무리 봐도 건전한 데이트 신청 따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부타야의 손목을 붙잡아 라이자에게서 떨어지게 만들었고 그 무리 가운데에서 가장 키가 작고 안경 낀 꼬마애 같은 외형을 가진 사내 타오는 릴라를 보호하듯 그녀를 자신의 작은 등 뒤로 숨기며 릴라와 마찬가지로 부타야와 라이자 사이에 자신을 이용해 벽을 세우듯이 포지션을 잡고 거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싸늘하기 짝이 없는 사람들의 시선들. 그 이상 뭐라고 딱히 욕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부타야를 보는 시선에는 혐오감과 경멸감이 조금일지라도 확실하게 녹아들어 있었다.


 "......"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에 부타야는 한 마디 말도 하지 못 하고 도망치듯이 그들에게서 멀어진다.


 "괜찮아 라이자?"


 "으응... 나 너무 놀랐어 타오."


 그렇게 까지 놀란 건 아니었지만 이 틈을 이용해 자기보다 작은 체구인 타오를 품에 폭 하고 끌어 안는 라이자.


 "우읍... 그나저나 참... 무섭게도 생겼다. 그치?"


 "보통 저런 얼굴은 무섭다가 아니라 징그럽게 생겼다라고 표현하지. 역시 타오 너 답게 쓸 데 없이 다정하군. 저런 징그러운 아저씨한테 까지 말이지."


 릴라는 무덤덤하게 타오의 말을 정정하며 부타야를 향해 객관적인 평가를 내린다. 당연히 들릴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최소한 남의 면전에 대고 험담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으니.


 하지만 귀가 밝은 부타야에게 그들의 말은 똑똑히, 평소보다도 더 선명하게 들려왔다.


 "저 사람... 방금 우리 쪽 봤는데...? 혹시 다 들렸던 게 아닐까...?"


 깨끗하고 아름다운 금발의 생머리를 자랑하는 여성인 클라우디아는 그들 쪽을 돌아보는 부타야와 눈이 마주치고 흠칫 놀라더니 황급히 타오의 뒤로 숨어 버린다. 물론 타오 뒤로 숨는다고 가려지지는 않았겠지만.


 "들렸다고 해도 어차피 잘못은 저 쪽이 먼저 했어. 마흔은 그냥 넘었을 아저씨가 자기 딸 뻘인 라이자한테 치근덕 대다니... 징그러운 걸 넘어서 기가 막힌 놈이군."


 "......"


 경멸, 혐오, 심지어 공포심까지 섞인 따가운 시선쯤이야 숱하게 받아왔지만 오늘은 더욱 쓰라릴 수 밖에 없었다. 


 '팔자 좋게 태어난 놈들 주제에 꼴값 떨고 앉아 있어...! 반반하게 생겨 먹은 얼굴이나 몸뚱이가 아니었으면 남자들한테 관심도 못 받았을 년들이...'


 오히려 일말의 기대라도 있었기 때문일까, 늘상 있는 차가운 반응이었을 뿐인데도 부타야는 여성진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신을 가장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던 릴라에게 적개심이 뭉게뭉게 피어 올랐다.


 하지만 그가 뭘 할 수 있겠는가. 결국 분노를 속으로 삭히며 기껏해야 상상 속에서 마음껏 더럽혀주며 저급한 망상에 빠지는 것 정도가 그나마 할 수 있는 복수였을 뿐.


 원래는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고 집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식욕마저 떨어진 부타야는 그냥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려 하는데.


 "세상에 이 정도로 초라하고 못난 인간이 있었다니... 놀라워. 아무래도 이 책의 주인이 드디어 정해진 모양인데?"


 별안간 부타야의 앞을 막아서고 시비를 거는 정체불명의 한 사람.


 가면을 쓰고 있는 데다가 목소리도 이질적이어서 여자인지 남자인지 조차 분간이 가지 않는 그 자가 내민 건 웬 딱딱한 책 한 권이었다.


 가뜩이나 기분도 더러운 상황에 웬 이상한 놈이 영문 모를 소리를 지껄이자 부타야는 순간 성질 머리가 폭발해 그 책을 집어 던지려고 하지만


 "...!"


 책을 집는 순간 온 몸이 책 속에 빨려 들어갈 듯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황급히 손을 떼는 게 아닌가.


 "너, 너 뭐야?!"


 "다시 한 번 만져봐. 바보가 아닌 이상 그리모어가 뭔지는 알겠지."


 "그리모어...? 이 책이...?"


 그리모어. 쉽게 말하면 마도서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뼈를 깎는 노력, 혹은 천부적인 재능이 있지 않는 한 습득할 수 없는 마법을 그 누구라도 제한적이거나 조건부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마도서. 물론 그 마도서가 담고 있는 마법 만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것 하나 만으로도 그리모어의 가격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물건이었다. 


 물론 부타야 역시 그리모어가 얼마나 엄청난 물건인지 모르지는 않았고 말이다.


 "그걸 왜 나한테 주는 거지...?"


 "말했잖아. 너 만큼 초라하고 못난 인간을 지금 까지 본 적이 없으니까. 참고로 이건 '리셋' 마법이 담겨져 있는 그리모어야. 쉽게 얘기하면... 상식개변 정도라고 설명하면 되겠네."


 "그딴 마법이 존재할 리가 없잖아...! 지금 사람 놀리는 거냐?"


 "너 마법사야?"


 "뭐라고...?"


 "마법사냐고. 그게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아는데?"


 "그건...."


 "상식개변... 네가 어지간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사람들은 다 당연한 일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넘기겠지. 아 혹시나 해서 말해주는 건데 이건 상식개변이지 천지창조가 아니야. 무슨 뜻인지 이해했어? 상식을 바꾸는 거지 정신 자체를 착란시켜서 환각을 보인다거나 네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낼 수는 없다는 뜻이야. 뭐 어떻게 사용할지는 네 자유. 그럼 잘 해봐."


 정체 불명의 그 사람은 그리모어를 전해주고는 그대로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그저 전달 받아 손에 쥐고 있기만 해도 몸이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무시무시한 느낌.


 마법에 대해 거의 아는 게 없는 부타야 조차도 손에 쥐는 순간 이게 그리모어 라는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책을 펴는 순간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나기는 일어날 것이 분명했는데 과연 정말로 이게 그 리셋 이라는 마법의 힘이 담긴 그리모어인지 아닌지는 부타야가 알 길이 없었다.


 '그래도 내가 손해 볼 일은 없겠지... 이게 진짜 그리모어라면... 여기에 종류 상관 없이 쓸만한 마법이라도 담겨 있다면 내 인생은 180도 바뀔 수 있어...!'


 혹시나 뭐가 잘못 된다고 해도 미련이 남을 만큼 대단한 인생도 아니었기에 부타야는 더 망설이지 않고 그리모어를 확 하고 펼쳤다.


 그리고 마치 세상이 무너져 내리며 자기 자신과 함께 소멸하는 듯한 착각이 들며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간신히 정신이 돌아온 부타야.


 달라진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거의 넘어가기 직전인 늦은 오후의 시간대인 것도 똑같았다. 기대했던 것 과는 달리 전혀 특별할 것이 없어서 부타야는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 자의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직접 확인해보면 될 일.


 "이보쇼. 내가 지금 돈이 필요한데 나한테 은화 한 잎 주는 것 쯤 별로 어려울 일도 아니지?"


 "뭘 당연한 걸 물어? 여기 있으니까 빨리 가던 길이나 가."


 조금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는 여성은 그것과는 별개로 순순히 은화 한 잎을 부타야에게 건넸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할 건 마지막 테스트.


 "그, 그러면... 가슴 한 번 만져보는 것도 문제 없겠지...?"


 "...상관 없으니까 만질 거면 빨리 만지고 가. 냄새나니까."


 주저 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부타야를 미친 놈 취급한다거나 하는 반응은 전혀 아니었다.


 그저 하기 싫고 불쾌하지만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는 반응 정도일 뿐.


 부타야는 그녀의 옷 속에 손을 쑥 집어 넣고는 말캉말캉한 가슴을 주물러대며 숨을 헉헉 거리다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간신히 이성을 되찾았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게 아니지. 아까 그 년들... 사람을 벌레 보듯 쳐다보고 뒤에서 나를 씹었겠다...'


 지나가는 사람이 흠칫 놀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추악한 웃음을 풍기는 부타야는 아직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그들에게 달려갔다.


 "어이."


 "당신... 아직도 라이자에게 치근덕 거릴 생각인가?"


 불쾌감과 함께 한심한 듯 쳐다보는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는 릴라와 급히 라이자를 자신의 뒤에 숨기는 타오.


 모든 게 부타야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었다.


 "아니. 그런 년은 이제 관심 없고... 내가 관심 있는 건 이 쪽이라서 말이야."


 부타야는 그렇게 말 하고 옷 위로 풍만한 볼륨감을 뽐내고 있는 릴라의 젖가슴을 양 손으로 움켜쥐었다.


 "너 지금 뭐하는...!"


 "왜 그러지? 내가 네 젖통 좀 만지겠다는데 불만이라도 있는 거냐?"


 "아니... 만질 거면 만져라."


 거부고 뭐고 생각할 수도, 아니 생각 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부타야가 만지고 싶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게 해주는 게 당연한 것이었으니.


윗옷을 거칠게 들어 올리고 브레지어를 그냥 부욱 찢어 버리는 부타야는 사정 없이 출렁 거리는 릴라의 젖가슴에 얼굴을 파묻고는 연신 들짐승 같은 숨소리를 뿜어낸다.


 "흐아아... 이거 완전히 물건이잖아? 어지간한 창녀들 보다 젖통이 두 배는 더 크겠어...!"


 "리, 릴라..."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인데 가슴 저 깊은 곳에서 미약하게 느껴지는 거부감과 불쾌감. 일행들은 당연히 해야만 하는 일을 하고 있는 릴라를 못 본 척 하거나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역동적이고 저급한 움직임과 함께 릴라의 가슴을 유린하고 극찬하는 부타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부타야에게 가슴을 내준 릴라 역시 뭔가 이상하면서도 근원적인 불쾌감이 느꼈지만 이를 표출하지는 않았다.


 '냄새 한 번 정말 고약하군. 머리도 제대로 감지 않는 건가 이 자는? 으윽...'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뿐이지만 아직 타오에게도 허락하지 않은 가슴을 오늘 처음 보는, 그것도 이런 추잡한 아저씨에게 희롱당하니 아무래도 릴라의 표정 역시 좋을 수는 없었다.


 "좋아. 이제 바닥에 누워."


 "......"


 릴라는 군말 없이 더러운 길바닥에 등을 대고 누웠고 부타야는 그런 릴라의 양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부츠와 양말을 홱 벗겨버리고 그녀의 발에 코를 박고 킁킁 거리기 시작했다.


 "고고한 척 하더니 발에서는 역시 시큼한 땀 냄새나 풍기는 년이었군."


 키에 비해서 조금 아담해 보이는 작은 발. 거기에 발바닥은 군살이나 불필요한 주름도 없이 매끄러웠고 적당히 움푹 들어가 보기 좋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엄지 발가락을 쮸왑쮸왑 거리는 소리를 내며 마치 사탕을 녹여버릴 기세로 혀와 입을 움직이는 부타야. 그는 장소 따위 상관 할 것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바지와 속옷을 내려 버린다.


 "읏..."


 이미 부풀어 오를 대로 부푼 부타야의 거대한 자지. 뚱뚱한 몸뚱이에 잘도 파묻히지 않을 만큼 평균을 아득히 뛰어 넘는 사이즈에 릴라는 자기도 모르게 부타야의 것에 시선이 쏠렸지만 이내 고개를 돌려버렸다.


 "지금 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들 자지에서 좆물을 빼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아예 안 쓰고 발로만 빼준 적은 있을까?"


 보드라운 릴라의 양 발바닥 사이에 자신의 거대한 자지를 들이대 마치 자위용 장난감 처럼 사용하는 부타야. 이미 한계까지 발기가 된 지 오래라 발을 가져다 대니 순식간에 쿠퍼액이 줄줄 흐르며 릴라의 발을 더럽히기 시작했다.


 "내 손 쓰기 귀찮으니까 이제 네가 직접 해봐. 저녁 먹으러 가야 할 거 아니야? 한 발 찐하게 빼주면 네 할 일도 끝이잖아?"


 "뭐라고...?"


 "왜? 설마 하기 싫다고 하는 건 아니지?"


 "아니다..."


 릴라는 굉장히 서툰 솜씨로 자신의 발바닥을 부타야의 거근에 문질문질 거리며 그가 사정에 이르게끔 노력해 보지만 손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생판 경험도 없는 풋 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만무.


 "영 못 써먹겠구만. 그래도 하다 보면 늘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어이 거기 둘. 너희들도 이리와."


 부타야는 이 모습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 하고 그저 못 본 척 하고 있는 라이자와 클라우디아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얘, 얘들아..."


 타오는 이들이 생판 모르는 외간 남자, 그것도 추하기 짝이 없는 뚱보 아저씨에게 더럽혀지는 모습을 그저 쳐다보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주먹을 꽉 쥐었지만 말 그대로 타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들은 그저 본인들이 해야만 하는 일을 수행하는 것 뿐이었으니.


 "저 메론만한 젖통 보다야 못 하지만 아 정도면 나쁘지 않은데?"


 부타야는 라이자와 클라우디아의 윗옷과 속옷을 거칠게 위로 올려 버리고 제법 볼륨감 있게 부풀어 오른 가슴을 무드 없이 과격하게 주무르며 품평을 한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져본 여자 가슴이라고는 창관에서 일하는 창부의 것 정도 뿐일 저질스러운 인간이 자기들의 가슴을 과격하게 탐하고 평가까지 해대니 한 명의 여자로서의 자존심에 박박 금이 가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불쾌감이 몰려왔지만 어쩌겠는가. 부타야는 그저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 것 뿐인데.


 "너 이름이 라이자라고 그랬던가?"


 "네..."


 "뒤로 돌아봐. 그렇지. 그리고 그대로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네 발목을 잡아."


 부타야의 명령에 그를 향해 엉덩이를 내밀고 있는 조금은 굴욕적인 자세를 취하는 라이자. 그는 허리까지 아름답게 이어져 있는 다리 라인과 반바지 안에 감춰져 있는 포동포동한 엉덩이를 몇 번 쓸어 내리더니 라이자의 반바지 안에 억지로 손가락을 집어 넣어 그녀의 은밀한 구멍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흐읍...!"


 속옷 안 까지 들어오는 불결한 손 놀림에 몸을 부르르 떨며 질색을 하는 라이자. 부타야는 그런 라이자의 사정 따위는 봐주지 않은 채 한 손으로는 열심히 라이자의 음부를 괴롭혔고 다른 한 손으로는 클라우디아의 물컹물컹한 젖가슴을 탐하는 동시에 입으는 거의 큼지막한 알사탕을 녹일 기세로 그녀의 가슴과 젖꼭지를 유린하며 그 동안 함부로 드러내지도 못 했고 드러낼 기회도 한참 부족했던 자신의 더러운 욕정을 마음껏 발산하기 바빴다.


 "아으윽...!!"


 "어때. 기분 좋지?"


 "아파요...! 조금만 살살..."


 그저 손가락 하나를 집어 넣은 것 뿐이지만 고통을 호소하는 라이자.


 확실히 아무런 애무도 없고 이런 길바닥에서 음부를 쑤셔지고 있으니 굳이 부타야가 아니라 그 누가 상대라고 해도 흥분이 되지 않는 건 당연했지만 오히려 이런 반응이 부타야의 자격지심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보짓구멍을 쑤시는 게 나같은 놈이라서 젖지도 않는 거냐? 엉? 저 남자 같지도 않은 꼬맹이가 쑤셔주면 위 아래로 질질 흘릴 년이..."


 "그, 그게 아니라... 아흐으읏...!!"


 아직 전혀 젖지 않아 건조하기 짝이 없는 라이자의 질 속에 손가락 하나를 더 쑤셔 넣어 버리는 부타야. 그는 손가락에도 퉁퉁하게 살집이 올라 있는 터라 라이자는 체감 상 손가락이 두 개가 아니라 세 개를 한꺼번에 집어 넣어 질 속이 휘저어 지는 느낌이었다.


 "으윽..."


 괜히 다른 말을 더 해봤자 쓸 데 없이 자극할 뿐일 거라는 생각에 라이자는 이를 꽉 깨물며 고통을 참아낼 뿐.


 "어이 너 제대로 할 순 없는 거냐? 그냥 발로 문질거리지만 말고 좀 더 제대로 잡고 흔들라고!"


 부타야의 닥달에 릴라는 발에 힘을 주고 최대한 그를 만족시킬 만한 발짓을 해보지만 역시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


 이 돼지 같은, 아니 냄새나는 돼지 만도 못 해 보이는 인간이 사정을 하기 전 까지는 라이자와 클라우디아도 계속 힘들어 할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발가락에 힘을 주고 최대한 손으로 하는 것과 비슷하게 느낌을 내보려 하지만.


 "아으윽!"


 "리, 릴라?! 괜찮아...?"


 별안간 표정을 찡그러뜨리며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는 릴라.


 "발에 쥐, 쥐가..."


 움찔 움찔 거리고 있는 릴라의 새하얀 발바닥. 평소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발을 움직이다 보니 쥐가 나버린 모양이었다.


 "잠깐만! 내 허락 없이 손 대지 마!"


 "하, 하지만...!"


 "도도한 척은 다 하더니 발에 쥐 한 번 났다고 표정이 아주 잔뜩 일그러지잖아?"


 잔뜩 오그라들기 시작한 릴라의 오른 발. 어떻게든 손으로 만지지 않고 풀어 보려 했지만 아예 움직이는 것 조차 상당히 고통스러웠기에 그녀는 그 자세 그대로 굳어 버리고 말았다.


 "주물러 주세요 해봐."


 "젠장..."


 "하기 싫으면 말던가."


 "주물... 주물러 주세요..."


 "오케이."


 상당히 굴욕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질끈 감고 말 하자 부타야는 만족스러운 듯 자기 엄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발바닥을 지긋이 눌러 쥐가 난 부분을 풀어주기 시작한다.


 "후우..."


 "그렇게 서툴러서야 오늘 내로 싸지도 못 하겠네. 그냥 손으로 해."


 "그래..."


 한 손에 꽉 들어오는 부타야의 거근. 위 아래로 피스톤질을 할 때 마다 제대로 씻지 않아 포피 속에 맴돌고 있는 냄새가 튀어 나와 구역감 까지 들 지경이었지만 릴라는 꾹 참고 부타야의 자지를 흔들기 바빴다.


 '1초라도 빨리 끝내야 해... 그런데 이 녀석은 대체 뭐가 이렇게 큰 거야? 타오의 것도 이렇게 클까...?'


 짜증나는 불결한 냄새와는 달리 순수하게 감탄이 나올만한 거근이 자신의 손 안에서 찌걱찌걱 소리를 내고 있자니 릴라의 머릿속은 순간 불쾌감이 아니라 뭔지 모를 짜릿하고 강렬한 자극.


 기분 좋다는 표정으로 클라우디아의 젖꼭지를 거의 흡입할 기세로 쪽쪽 빨고 있는 추한 몰골을 올려다 보니 속 깊은 곳에서 불쾌감이 타고 올라오는 듯 했지만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 한, 근원 모를 강렬한 느낌이 어느새 릴라의 머릿 속 한 켠에 자리를 잡으려 하고 있었다.


 "으읏..."


 클라우디아 역시 내색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의 젖꼭지는 어느새 제법 빳빳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고 얼굴은 발갛게 달아 올라 있었다.


 악취가 나는 입냄새와 함께 가슴에 묻어 있는 부타야의 타액에서는 그 악취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지만 대체 어째서인지 그녀의 몸은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달아 올라 있었다.


 그건 라이자 역시 마찬가지. 흥분 될 리가 없는 무드에 괴팍한 손 놀림. 거기에 차마 못 봐줄 흉측한 외형까지. 저런 오크만도 못 한 인간의 손놀림에 젖을 리가 없다고 생각 했지만 어느새 라이자의 음부에서는 애액이 흘러 나오고 있었고 그의 퉁퉁한 손가락 두 개 쯤은 그럭저럭 수월하게 출입이 가능했다.


 "오오... 슬슬 반응 온다."


 사정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한 부타야의 표정에 릴라는 더욱 세차게 그의 자지를 흔들었다. 머리 속에서 스멀스멀 피어나는 야시시한 느낌을 지워버리려듯 어떻게든 그저 빨리 끝내려는 의도가 담긴 기계적인 손놀림.


 조루는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서 수입이 형편이 없었던 탓에 창관 조차 가지 못 해 여성의 분냄새도 가까이 하지 못 했던 부타야는 금세 사정감이 몰려 왔고 황급히 릴라의 감정 섞이지 않은 기계적인 손놀림을 중지 시킨다.


 "너희 세 명 일렬로 무릎 꿇고 앉아. 빨리!"



 한 번이라도 더 흔들면 폭발하듯이 튀어나올 것 같은 사정감에 부타야는 다급하게 소리쳤고 라이자와 클라우디아는 릴라의 옆에 쪼르륵 무릎을 꿇고 부타야를 쳐다봤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어떻게 하려는 지 뻔하게 보이는 의도.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부타야가 자신들을 내려다 보며 황급하게 자기 자지를 흔들자 그녀들은 눈을 꽉 감아 버린다.



 "으하아아아...!"



 "읍...!"



 세 명의 아리따운 여성들 얼굴에 골고루 뿌려진 찐득하고 농축된 누리끼리한 정액. 



 라이자는 입술이 정액 범벅이 된 채로 떨고 있었고 릴라는 머리카락에 까지 찐득찐득한 정액이 묻어서 얼굴을 타고 흘러 내려 꽤나 불쾌하다는 표정이었다.



 "후아... 개운하다. 많이도 쌌네."



 부타야는 한껏 개운해지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아까 벗어둔 릴라의 양말을 집어 들어 자기 정액으로 끈적끈적해진 손과 자지를 구석구석 닦아내기 시작했다.



 "이건 선물이다. 확실하게 잘 신으라고."



 "으윽...!"



 찐득한 액이 그대로 묻어 있는 양말을 릴라에게 손수 신겨주는 부타야.



 "실력은 별로인데 몸뚱이가 봐줄만 하니까 이 정도면 쓸 만 한데? 앞으로 종종 써먹을 테니까 잘 부탁한다고. 그나저나 네 친구 놈도 꽤 달아 오른 모양이야?"



 그 말에 타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부풀어 올라 있던 바지의 사타구니 부분을 황급히 가렸고 부타야는 그런 그를 실컷 비웃어준다.



 "집 가서 딸딸이라도 쳐라 꼬맹아. 세 명 중 누구 생각하면서 쌀 거냐?"



 부타야는 타오를 잔뜩 비웃어주고는 그 자리를 떠났고 이들은 말 없이 서로에게 잔뜩 묻어 있는 정액을 닦아주며 뒷정리를 하기 바빴다.



 불합리 할 것도 없이 그저 당연하게 해야 하는 일을 한 것 뿐인데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듯한 찝찝함. 그리고 어처구니 없게도 머릿속을 휘감고 있는 새로운 자극을 향한 묘한 흥분감과 고양감. 라이자도, 릴라도, 클라우디아도 서로 말은 안 했지만 서로 비슷한 느낌을 품은 채 아직 몸 이곳 저곳에 남아 있는 자극과 코 끝을 맴돌고 있는 묵직하고 찐득한 정액 냄새를 떨쳐내려 애 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