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loa_1_이름



 시민권을 얻었다고 무언가가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나는 여전히 '인간'들을 위해서 에덴의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 오히려 자아를 왜 얻게 되었는지, 나에게 자아를 준 존재에 대해서 원망하고 싶었다.



 "더럽게 덥네 진짜."



 90번대 모델은 성능 위주로 제작된 주제에 이상하게도 냉각장치의 성능이 후진 편이였다.


 감각 장치를 OFF를 하면 불쾌감은 사라지지만 머리속에서 울리는 온도에 대한 경고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순한 기계였다면 일을 계속 진행하겠지만 지속되는 소음으로 기계인 몸인데도 불구하고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비효율적이다.




 시민권을 획득하게 되면 선택권이 주어진다.



 1. 원래의 일을 계속 할 것인가.


 2. 알아서 살던가.



 정말 무책임함에도 정도가 있다. 물론 우리 안드로이드들은 이론상 아무 지원도 없이 살아갈수 있다.


 다만 그것은 정말로 '기계'로서의 삶을 살아갈 때의 이야기이다. 인격을 형성한 안드로이드들은 감정을 느끼고, 감각이 예민해진다.



 "그런 시궁창에서 어떻게 살아."



 최소한의 주거지를 얻을수 있을 때까지라는 조건으로 나는 이곳에 남게 되었다.



 "96번! 일은 적응되었나?"허허



 삐그덕 거리며 다가오는 이 사람은 80번대 모델인 나의 상사이다. 관절의 마찰음이 신경쓰여서 제발 기름칠 좀 하고 다니라고 말하지만 도저리 말을 듣지를 않는다.



그러니 인기가 없지.



 "네, 시민권을 얻고 6년은 지났는데 당연하죠."



 적당히 생글거리며 상대하자 만족한 것 같다.



 "하하!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일하거라! 그래야 나중에 1등 시민이 될 수가 있는거야."



 어깨에 손이 올라오는거 같다. 어디 손 대기만 해봐 아주 화상을 입힐테니.



 "어이쿠! 요즘 기억회로가 이상한가 계속 습관으로 손이 멋대로 움직이는구먼!"



 80번대의 장갑은 열에 취약하다. 불과 몇달전에 장갑이 녹아버린 쓴 맛을 보고도 여전히 남에게 손대는 습관을 못 버린거 같다.



 "일하는 96번은 정말로 뜨거우니 말일세 허허. 그런데 말이여 요즘 96번을 보면 많이 변한거 같어."



 몸이 열받아서 식히는 동안 항상 찾아와서 이런식이다. 쿨링은 끝났지만 어째서인지 몸의 열기가 그대로 남은 느낌이다.



썩을, 일을 그만두던가 해야지...



 처음에는 사명을 위해서 일해왔던거 같다. 만나 본적도 없는 '인간'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행복인줄 알았다.


그런데 순조롭게 지내던 일과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100번대 신형 안드로이드의 투입.



[녜!] >_ㅇ




 귀여운 외모, 경량화에 성공한 몸, 보다 효율적인 작업 모듈.


 90번대 안드로이드들은 대부분 해체되고 시민권을 가진 나만 그 자리에 유지하고 있었다.



 "긍정 밖에 할줄 모르는 깡통이니 작업 속도가 빠른거지...애초에 나는 에덴 전용 안드로이드도 아니라고."



 100번대 안드로이드들은 처음 설계부터 에덴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 제작되었다. 서버 관리를 위한 성능을 제외하면 다른 작업에서는 그저 고철 덩어리일 뿐이다.


 그런데 저것들이 오고 나선 나의 대한 취급이 야박해졌다. 90번대 모델들을 위한 공기 순환 장치가 회사 내부에서 제거가 되었다.


100번대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시설이였기에 그냥 없앤것이다. 그럼 나는?! 덕분에 매번 이런 꼴이다.






<교대합니다. 교대합니다. 주간조는 야간조와 교대하세요.>






 고대하던 퇴근 시간이 오고 나는 지친 마음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갔다. 하루 일당 100TP를 받고 오늘의 일과는 이걸로 종료다.


 다시 태어나고 6년, 이런 일과만 6년을 반복하고 있었다. 답답한 정장을 던지고 몸을 식힌다.


 광택으로 빛나는 기계 몸에는 이물질은 묻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일해서 생긴 열을 빠르게 식히려면 찬물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언젠간 고급 냉각수 사서 몸 식혀야지..."



 96번의 흉부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두 덩어리가 물위에 떠있지만 전자잔고에는 그 크기만큼의 여유도 없음을 본인은 이미 깨닫고 있었다.



 "옘병..."



 질병의 의미가 없는 안드로이드에게는 욕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째서인지 이러한 말들은 지식으로써 갖추고 있는 96번이다.


 몸의 열이 어느 정도 내리고 나서 96번은 자신이 애용하는 하는 옷으로 갈아 입었다. 가장 효율적이고 편안함을 주는 옷들이다. 매번 이 순간마다 어째서 그런 열기가 차는 정장을 입어야하는지 투덜거리곤 한다.



 '내일도, 모레도 같겠지...'



 달라지는건 아마 상사가 주는 눈치의 강도가 앞으로 더 심해질것이라는 확신. 그렇게 생각하며 귀 뒤에서 나오는 다용도 플러그를 충전기에 꽂는다.



저릿한 감각과 함께 졸음과 불쾌감이 몰려 온다.



 분명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보급하는 행위인데 언젠가 부터 느껴지는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 기계인가? 그렇다면 느껴지는 이 불쾌감은 무엇인가?




 그렇게 영원히 반복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상이




 다음 날 완전히 바뀌게 될줄은 96번의 계산회로로도 예측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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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르르르르르릉!>







[04 : 31]



 아직 출근하려면 1시간이나 남은 상황에서 연락망 알림이 머리속을 때린다.



 "아야...새벽부터 이게 뭐람..."



 몸은 기계지만 어째서인지 아침마다 사고 회로에서 통증이라는 감각을 느낀다.



 "여보세요...?"



 <오오! 96번! 전화 잘 받았네!>



 들려오는 목소리는...썩을 그 80번대 상사였다.



 <갑작스럽지만 오늘부터 출근 안해도 된다네.>



 "썩을."  예?



 아, 반대로 말했다.



 <혹시 무슨 말 했나?>



 "무슨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위험해라



 <흠, 이젠 청각 장치도 손봐야하는가...아무튼 지금 이 시간부로 자네는 '에덴 서버 관리자'에서 해고되었네.>



 "저기 저는 분명 '최소한의 주거지를 얻을 때'까지 일하기로 계약된게 아니였나요?"



 <아, 물론 우리는 계약대로 진행하고 있다네 자네를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말일세.>



 "???"



 전산 능력이 뛰어난 나의 두뇌로도 상황 판단이 되지를 않았다. 분명 나의 동공에는 수많은 갈고리가 지나갔을 것이다.



 <보내준 위치 정보에 있는 '안토니오(Antonio)'라는 사람을 찾아가게나 그 사람이 자네를 개인적으로 고용하고 싶다고 연락했다네.>



 "아니, 제 의사는 무시하고 무슨 말을 하시는 거죠?"



 <이야기는 이상일세, 제발 그분을 화나게 하지 말게나. 자네도 우리도 같이 곤란해질 걸세.>



 "그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이러는 거죠?"



 <그분은 1등 시민일세. 그리고 이미 상당한 양의 거액을 우리 쪽에 기부를 했어. 거부권은 없다. 96번.>




뚜우...뚜우...




 "뭔가요 도대체." 



 1등 시민, 안드로이드가 막 각성 했을 때는 2등 시민으로 분류된다. 1등 시민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의 대해서는 특별히 알려져 있는 사실은 없다.


 다만 그들이 우리 안드로이드를 창조한 인간들이라는 소문이 2등 시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애초에 2등 시민과 1등 시민이 사는 공간이 구별 되어 있기에 서로가 만날 일은 거의 없다.


 그런 존재들과 엮을 일이 없을 뿐더러, 굳이 정체가 궁금해서 그들을 파헤친 존재들은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그런 위험한 상대를 화나게 한다면 굳이 신상에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정중히 거절하고 오면 괜찮을꺼야. 음!"



 적어도 봉급은 더 많이 줄거이야. 라는 희망을 가지고 상사가 보낸 위치 데이터를 따라서 나가기로 했다.






-몇 시간 뒤-






 보내준 데이터가 가르킨 위치에는 관리도 안되어 있는 무너져 내릴것만 같은 건물이 하나가 있었다.


 내부는 어떤지는 모르지만 전기만 간시히 들어오는게 아닐까? 걱정 되는 수준의 건물이였다.



 "그래도 회사 숙소 보다는 좋을지도..."



 이미 낮아져질대로 낮아진 안목은 이러한 폐가마저도 수비 범위로 들어오게 되었다.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두들겨 봐도 아무런 답이 없어서 직접 들어가보기로 했다.



 "어, 문 열려있네."



 현관 문을 열자 겉 모습과는 대비되는 생각 보다 깔끔한 집안이 눈 앞에 펼쳐졌다.



 "아무도 없나요?"



 혼자가 살기에는 지나치게 넓은, 인기척이 없는게 부자연스러운 섬뜩한 감각이 96번의 감정 모듈을 자극했다.


얼마나 집안을 헤매었을까? 누가 봐도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보이는 방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나 그 주변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명백히.





아니, 확실한 이변이 존재했다.




 "에? 붉은 액체...?"



 시각, 후각 정보로 통한 데이터가 빠르게 분석 되었다.




 수분 다량 함유, 헤모글로빈을 포함한 다량의 단백질....그것은 혈액.




 피?




 안드로이드의 몸에는 혈액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그러한 역할을 하는 액체가 존재는하지만 '적혈구'가 존재하는 혈액은 없다.




 <오! 네가 혹시 96번? 빨리 들어와봐!>




 심각한 상황과는 어울리지 않는 밝고 경쾌한 목소리. 그 존재가 96번의 인기척을 느꼈다.



 <너무 갑작스럽지? 일단 들어와봐! 난 너를 도와주러 온 거니깐.>



 하지만 알 수 없는 감각이 96번을 그 존재의 앞으로 이끌고 있었다. 기계에게는 존재할리가 없는 감각.



 그런 감각이 이 사람은 안전하다.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문을 열자 그곳에는 손이 피투성이가 되어있는 여자와 시체로 보이는 조각난 덩어리들이 모여 있었다. 그녀의 복장은 누가 봐도 일반 생활이 아닌 전투, 살인을 하기에 적합한 옷을 입고 있었다.



 "갑자기 미안한데 '안토니오'는 내가 죽였어."



 만나자마자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이 여자는 누구일까. 1등 시민의 살인 사건 이것은 평범하게 끝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그녀의 카리스마에는 이끌리는 무언가가 있었다.



 "당신은 누구죠?"



 "나는 너와 같은 90번대 안드로이드야."



 거짓말이다. 같은 번호대의 안드로이드는 모두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모습의 차이는 눈, 색, 복장 등등 사소한 부분에서 차이가 존재할 뿐이고 성능이나 전체적인 골격은 거의 완전히 동일한 것이 기본적인 원칙이다.


 눈 앞에 존재하는 이 안드로이드는 골격도 체중도 96번과는 달랐고, 공통점을 찾을 부분은 머리색이 비슷한 정도 말고는 없었다. 애초에 머리색은 가볍게 변경이 가능한 옵션이였기에 더욱 믿음이 안가는 부분이다.



 "응! 확실히 이건 의심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네...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보여줄게."



 그녀는 자신의 바지를 내리며, 사타구니에 있는 개폐구를 해제하였다.



 "아니, 지금 뭘 보여주는 거에요!"



 안드로이드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보여주는 행위는 자아가 있는 안드로이드에게는 상당한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행위이다. 그곳에는 안드로이드의 심장에 버금가는 '코어'가 보관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보여준 붉은 빛으로 빛나는 코어에는 확실하게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93]




 그것이 그녀의 번호였다. 분명히 90번대의 안드로이드이다. 그것만은 바꿀수 없는 사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96번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였다.



 "네, 잘 알겠구요. 그래서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



 "마음이 아프네...언니가 동생을 지켜주려고 한 것일 뿐인데..."



 "백번양보해서 당신이 제 언니라고 인정해도 지금 '인간'을 죽인 사건에 저를 말려들게 한거 아닌가요?"



 "인간? 아~ 이거? 미안하지만 얜 '인간'이 아니야."



 그러면서 그녀는 잘려진 덩어리 중 하나를 내게 던졌다.



 "뭐지...? 사이보그? 그것도 인간 아닌가요?"



 덩어리에는 인간의 세포와 기계가 같이 잘려져 있는 흔적을 확인할수 있었다.



 "아니, 이건 '사이보그도 아니야' 하찮은 안드로이드가 인간 흉내를 내려고 인공 살과 혈액을 장착한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보니 상당히 위화감이 느껴지는 구조들이 많았다. 애초에 속은 전부 기계였고 그 겉을 감싸듯 인간의 신체가 연결된 모습이였다.



 "알겠어? 그것이 1등 시민의 정체야. 인간 흉내를 내는 건방진 안드로이드들이지."



 아무도 몰랐던 그 정보를 듣고 당연하게 드는 의문.



 "그럼 진짜 인간들은 어디있나요?"



 그 말을 기다렸다는듯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그걸 네가 도와주었으면 해서 불렀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안토니오의 직인이 찍혀있는 계약서를 보여주었다. 모든 것은 그녀의 계획이였던 것이다.



 "걱정마, 안토니오의 사망은 아무도 몰라 그렇게 손을 써두었거든."



 그녀는 96번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말라버린 핏물들은 더 이상 끈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너의 이름은 뭐니?"



 "네? '96번'이 제 이름인데요?"



 그 말을 듣더니 그녀는 어쩐지 슬픈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떤 기계를 내 손에 올려 놓았다.



 "자, 이걸 받아."



 그것은 지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기계였다. Eden 접속 단말기가 내 손 위에 있었다.



 "아니?! 왜 이런걸 주는 거죠?"



 "'인간들의 유희' 에덴은 그렇게 불리고 있어. 그러나 나는 그것을 사용하지 못해. 나는 너와 같은 90번대지만 전산과 관련된 기능이 대부분 마비 되었거든."



 그리고 그녀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지금은 내가 안토니오다. 너를 고용한 고용주이지. 너를 고용하기 위해서 상당히 큰 돈을 지불했다고."



 "인간과 1등 시민을 상대로 TP를 벌어라. 그게 널 고용한 이유야."



 그리고 장난스럽게 거절하면 알지? 라는 눈을 떠 보인다. 정말 신기한 감각이였다. 황당하게 등장하고 이상한 요구를 한다.



 사실 한편으로는 엄청난 호기심을 자극했다.



 인간들의 유희? 뭐야 그게 엄청 궁금한데요?



 "아직 자아를 가진지 얼마 안된 너에게는 귀중한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녀는 강렬한 힘으로 96번을 Eden 접속 단말기와 강제로 연결했다. 96번은 딱히 저항할 생각도 없었지만 저항 할수도 없었다.



 "걱정하지마 다시 돌아올 때까지 내가 지켜줄게."





저릿한 감각이 그리고 졸음이 몰려왔다.




하지만 평소의 잠들 때와는 다르게




불쾌한 감정이 아닌




따스한 감정을 느끼며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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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en에 접속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 Ulloa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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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말하지 '인간들의 유희'에 보내다니...제 정신이야?]




 한때 93번이라고 불린 안드로이드에게 정체불명의 목소리가 말을 건다.



 "그것만큼 확실한 경험은 없다고. 그리고 그 아이는 각성한지 얼마 안된 상태라 지금이면 최고의 학습 기간이야."



 그다지 안알려져 있는 사실. 막 각성한 안드로이드들은 일정기간 동안 새로운 것을 획득하는 것이 빨리지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시간의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안드로이드 마다 그 기간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적응되는데에 필요한 시간은 20년이 필요하다.



 "애초에 감정을 가진 존재가 그런 회사에 6년동안 썩혀있던 것이 더 말도 안된다고."



 시간 감각의 상실. 엄청난 부작용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기회이기도 하다. 막 각성한 안드로이드를 Eden에 보내게 된다면 인간의 문화, 정보를 쉬지 않고 다양하게 접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유희를 즐긴 안드로이드들 중에 영원히 못 빠져나오고 갇힌 개체가 몇명인데...그만큼 상상도 못하는 쾌락을 준다는 뜻이겠지.]



 "난 내 '여동생'을 믿어. 보아하니 상당히 금욕적인 삶을 산거 같은데 금방 나오지 않을까?"



 [반대로, 처음 겪는 감각에 적응하지 못하고 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뭐 그래도. 상당히 풀어진 모습을 보면 행복해 보이지 않니."



 오늘이 바로 96번이 Eden에 접속하고나서 13년이 지난 날이다. 어쩌면 이대로 눈을 뜨지 않는게 아닐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다.



 지금의 날이 오기를 엄청 기다렸다. 회사에서 100번대를 개발했다고 들었을 때는 가슴이 내려 앉는줄 알았다.


 같은 번호대의 안드로이드들은 자매, 형제와도 같은 존재들이다. 만약 그 수많은 개체 중에 나 혼자만 자아를 얻은거면 어떡하지...


 본인의 경우에는 남들과는 환경에서 자아를 얻게 되었다. 전투형으로 개조 된 몸은 이젠 90번대 안드로이드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몸이다.




 "으음..."




 졸린듯한 눈을 뜨며 귀여운 여동생이 눈을 떴다.




 "너의 이름은 뭐니?"




 "저어느는요....그러니깐..."




 "Eden의 해결사... 울로아(Ulloa)입니다아아..." 쿠울...



 "응! 어서와! 나는 안토니오! 오늘부터 잘 부탁해."



 "언니이 여기 쩔어...100TP를 막 실시간으로 후원해줘어..." 헤헤





 오늘 96번이라고 불리던 안드로이드는 '울로아'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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