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렇게 사과하셨다면 굳이 보상같은거 받으려고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카톡방 들어오자마자 바로 사과하셨고 앞으로는 어떻게 대처할지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그저 말뿐이고 지켜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한 번 실추된 신뢰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것은 사후대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한 통보이고 앞으로 이분에게 갱생의 여지가 있을는지는 커미션 박제챈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에게 판단을 이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받은 보상은 위 내용과 같습니다


기존 커미션과 동등한 대우를 하며, 이미 받은 슬롯에 관계없이 최우선적으로 작업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이 보상이 시원찮았을 경우에는 다시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6일 정도만에 완성된 그림은 제가 6개월 전에 넣고 싶었던 커미션의 내용과 완벽히 일치했으며 퀄리티도 평소 그리는 것과 차이가 없었고, 배경도 따로 넣어주셨습니다(6개월 전 그때도 배경 넣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다만 보상이라고 생각하니 이걸 받았을 때 마음이 특별히 엄청 좋지는 않았습니다 보통 이 정도 퀄리티 그림을 받으면 뛸듯이 기쁘고 뽀찌도 넣어주고 그러는데 말이죠


하지만 저는 보상 이상의 것을 원하지는 않았고 이분에게서 제 마음과 금전에 대한 상해를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뿐 상대를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일에 있어서 사과받는 사람은 기분이 풀릴 때까지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통념에 있어서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그리고 다음에 커미션 열 때 제게 우선권을 추가로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말 그대로 제가 이 분에게 또 신청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학생 신분"이라고 하시니 이 분이 가진 능력의 한계선 안에서는 최선의 보상이었다고 생각되었고 저는 이 일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됐습니다 여러분 먼젓번에 써두었듯이 판단은 여러분들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분을 용서하기로 결정했지만, 여러분들은 안 그러셔도 됩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용서해줘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장한다고 판단하지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는 이상 정말로 반성했는지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인간의 도덕적 성향에 대한 실험에서 나온 내용대로 시험을 하나 했고


이 분은 그걸 통과하셨습니다


제 기준을 통과했으니 저는 용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지켜볼겁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 자리의 너 나 우리 모두가요


이 글은 사과를 받고 용서해준다는 의미도 담겨 있지만 미래에 대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물론 또 실수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때도 저한테 했던것처럼 신청자를 내치지 말고 사과와 함께 성의를 보여주신다면, 또 박제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작가님도 사람이고, 저도 사람이고, 그 분도 사람이니까요


한쪽이 작가님을 맹목적으로 이해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이해해줘야 하는 관계인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죠


자신의 말과 달리 마굿간에서 빌린 말은 다치거나 잃어버리거나 하면 큰 돈을 물어줘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말보다 더 아껴게 되고, 그래서 유독 개인이 키우는 말보다 마굿간의 말이 더욱 품질이 좋다 


그러니 그것이 당연하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요


이것이 손님대우를 하는 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서로의 사정을 모르는 이상 사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바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야기의 내용처럼 작가님의 작품 활동도 미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이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또한 이 사건의 당사자로서 많은 분들이 저를 두둔해주셨고 도움을 주신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음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면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