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이고 종북이고 뭐고 날이 너무 습하고 덥다




최근엔 치킨도 먹어서 닭고기 쿨타임은 안 돌았지만


뭔가 보양식은 먹고싶고




그렇다고 돈은 너무 과하지 않게 쓰고싶어서 생각한 오늘 메뉴는 콜라수육이 되시겠다




요리챈인만큼 이 메뉴가 익숙한 사람도 있겠지만


콜라+수육이라니,무슨 별 해괴한 괴식일까? 싶겠지만

막상 요리를 해보고나면

이것보다 편할수 없고

저렴한 가격에,특히 자취생 특성상 다양한 야채를 구비할수 없는 입장에서

이 콜라수육은 혁명이 아닐까 싶어서 일기 느낌으로 남긴다

오늘의 고기

앞다리살(미박)이다

챈에서 사태수육이니 후지수육이니 질문 조빠지게 하다가 앞다리를 택한 이유는 별거없다

싸게 팔더라

100그램당 1200원...

1키로 좀 덜 되게 1.1만원 주고 사왔다

껍데기의 쫀득함을 느끼고 싶어서 미박으로 사왔다.


우선 한 번 물로 가볍게 행궈주고 껍데기쪽 물기만 치킨타월로 닦아줬다


그리고 혹시 모를 돼지털을 대비해서 토치로 가볍게 지져준다

다 태워먹은거 아니냐? 싶겠지만 끝까지 보자


오늘의 주인공2 코카콜라다(3800원)


사실 팹시나 콜라나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 내 상식은 코카콜라>팹시라고 생각해서 800원을 더 주고 코카콜라로 사왔다

레시피상으로는 팹시를 써도 상관없다.


특히 이 콜라수육은 배달음식을 자주 시켜먹는 챈럼이라면 개꿀이 아닐수 없는게

김 빠진 콜라로 대충대충 끓여도 그럴싸한 결과물이 나온다. 참고해라

극한으로 돈을 아끼겠다면 당근에 올라오는 배달콜라를 싸게 업어와서 하는것도 방법이겠지만...

얼마나 자주 먹으려고..? 참고만 하자

콸콸콸 부어주자


정식 레시피는 고기2키로 기준 콜라 1.2L에 간장 200ml다

내 경험상 1키로면 콜라 800~1.2L정도 넣고 간장 200ml에 물로 농도를 조절하는것도 괜찮은것 같다


나는 대왕 큰 곰솥냄비를 쓰기때문에 콜라 1.5l에 간장 200ml를 넣고 물을 2리터정도 때려넣었다.


콜라를 많이 넣을수록 고기가 부드럽고 달달해지고

간장을 많이 넣을수록 고기에 진한 색이 나오고 짭쪼롬해져서 족발 느낌이 난다.


한 두 번 해보면 나만의 비율이 생길거다

비율이 안 맞아도 고기 색깔이 안 난다거나,약간 고기의 달달함이 부족하게 나올 뿐이지

실패해서 못 먹을 수준으로 나오지는 않는다. 부담없이 해보자

간장이랍시고 찍었는데 콜라랑 같이 있으니까 간장같지 않지만 간장 맞다.


대충 고기가 이렇게 잠길 정도는 돼야된다

나는 상술했듯이 물을 넣는 방식으로 높이를 맞춘다.

그리고 이제 고기 잡내를 잡아줄 야채를 넣으면 되는데

월계수

마늘


후추

그리고 대파를 넣는다.


다른건 몰라도 마늘이랑 대파는 무조건 넣는걸 추천한다

월계수는 우리 정육점에서 고기 살 때 달라면 주던데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다

이건 국룰 아닌가? 아님말고


그리고 기왕 커뮤에 글 올리는거 좀 있는척좀 해보고싶어서 대파에 장난질좀 쳐보겠다

내가 일본식 데리 닭꼬치 할 때 쓰는 방법인데

대파를 이렇게 토치로 한 번 지지면 대파의 매운 향이 사라지고 단맛이 확 나더라

물론 나도 남의 레시피 베낀거임 ㅎ


이번 콜라수육에 넣으면 어케되나 싶어서 한 번 해봤다

대충 이렇게 하고 끓이면 된다


그르르 못 참겠다




한 20분정도 끓인 모습이다


위에 삐져나온 쪽이 안 익는것 같으니 한 번 뒤집어주자

굿 ㅋㅋ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끓일수록 콜라랑 간장만 들어가서 그런지 굉장히 찐득해진다

나는 물을 거의 2리터 때려박아서 물처럼 보이지만

혹시라도 따라할 요붕이라면 적절히 물을 타주자

안 그러면 설거지할때 지옥이 펼쳐진다


캬 때깔봐라


? 안익었노 이기

당황하지 말고 다시 넣어서 익히자


진짜 완성

이거거든 ㅋㅋ

굿 ㅋㅋ

이 살코기에 붙어있는 힘줄? 콜라겐?같은 이 부분이 난 너무 좋아

너무 행복하다


나는 엄마 집에서 꽁쳐온 깻잎장아찌랑 먹지만

깻잎에 청양고추+마늘 편 썰어서 보쌈처럼 먹어도 좋고

마늘소스 만들어서 마늘보쌈 느낌으로 먹어도 좋고

무말랭이랑 먹어도 좋다

그냥 뒤지게 맛있다

그리고 돼지고기라 그런지 막걸리랑 먹으니까 끝장나더라


엄연하게 따지자면 수육보다는 족발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완전히 족발 느낌은 아니고 수육은 맞다 ㅇㅇ

그냥 쉽게 설명하자면

파는 맛?

딱 그 수준인것 같다


어디 맛집느낌도 아니고

그냥 배민 어느정도 별점 보장된 보쌈집에서 시키면 딱 이정도 느낌일것 같다


자취하는 요붕이라면 한 번쯤 기억해뒀다가 할만하다


콜라,대파,마늘에 고기만 있으면 되고

설거지도 저 대파랑 마늘만 적당히 건지고 나머지는 하수구에 흘려버리면 된다 ㅋㅋ 개꿀임

뒷정리가 엄청 편하고 준비해야될 재료도 간단하다니 안 할 수가 없잖아?


다들 맛있는거 먹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