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가은에게도 마침내 봄이 찾아왔다. 기나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이었다. 그녀는 선생님의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은: 은발 금안의 소녀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에서 태어났다.

쓰레기를 주워 먹으며 하루하루를 간신히 연명하는 삶. 소녀는 갑작스레 창고에 들이닥친 반군에게 끌려가 저항 끝에 침식체 출몰 지역에 버려졌다.

----다가오는 침식체 앞에서, 소녀는 소원을 빌었다.

"다시 태어나면 꼭.... 지금보다 조금만 더 평범하게 살고 싶어....."


...

....

.....


"....?"


"그건 곤란한걸.

네가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는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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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선생님이라 소개한 남자는 신비한 물건을 써 침식체가 우릴 못 보고 지나치게 했다.


선생님은 보물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지만 찾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보물, 나를 찾았다고 했다. 나는 선생님에게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했다.

---선생님의 손길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따스함이 있었다.


...


선생님이 내일이면 국경을 넘을 수 있을거라고 했다.

--나는 선생님에게 대단한 사람이라고 했다. 선생님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실수도 많이 했고, 서툰 점도 많다고 했다. 그러나 선생님은 자신의 소원을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나는 선생님의 소원이 뭔지 물었다. 선생님은 우주 평화라고 말했다. 


"풋...! 바보 같아."


그렇지만, 또다른 소원이 생겼다. 선생님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선생님과 함께하고 싶다.


....


국경을 넘어 도착한 곳에서 나는 선생님 덕에 새로운 국적을 얻었고, 시력도 되찾았다.

----그러나 시력을 되찾았을 때, 선생님은 더이상 내 곁에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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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이 국적을 얻은 곳에서 하트베리에 합류했다. 다른 목적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유명해지면 선생님도 널 알아볼 거야'라는 설득 때문이었다. 


진실이었다. 비록 로봇으로 나타났고 모르는 척을 하시긴 했지만, 선생님의 목소리는 내 뇌리에 깊이 각인돼 있었다.

감동적인 해후는 아니었지만 선생님과 다시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카페 사람들의 도움덕에 선생님과 일주일에 한번씩 사적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기나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이었다.


행복... 했다.


...

....

.....


"....ㄴ양! 가은양! 정신차리게!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 내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나와 함께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조금만 더 버티면... 응급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그러니 제발 조금만 더 견디게...!"


시야가 돌아왔다. 이번엔 선생님이 날 부축하고 있다. 이윽고, 자신이 어째서 쓰러진 것인지 떠올랐다.

선생님과 만나 카페 스트레가에서 이야기를 하던 도중이었다. 한낮이었음에도 하늘이 어두워졌고, 달은 피처럼 붉게 물들었으며 달에는 마치 신과같은 모습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도시는 순식간에 고요해졌으며, 몇몇 사람들은 홀린듯 달을 향해 경배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굳은 얼굴로 "가짜 구세주"가 나타났다고 하셨고 코핀 컴퍼니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했다. 난 선생님과 코핀 컴퍼니로 출발했다.


----순간이었다. 하늘에서 다수의 날개달린 하얀 존재가 낙하했다. 그것들은 무차별적으로 사람을 잡아먹었고 그들의 창으로 사람들을 죽였다. 

급히 가비야를 꺼내 우리 앞에도 낙하한 그것을 해치웠지만, 이미 그것은 선생님에게 창을 날린 후였다.

고민할 시간조차 없었다. 나는 급히 뛰어 선생님을 밀치고 창을 대신 맞았다. 푹. 나는 정신을 잃었다.


흐린 시야 속에서, 나를 안고 뛰는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 선생님은 가쁜 숨을 내쉬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ㅅ... 생... 님..."


울지 마세요.


"가은양. 조금만 참게. 코핀 컴퍼니엔 자네를 치료할 수단이 있어."


나는 서서히 입술을 열었다.


"다행....."


"그렇지? 다행이지 않나. 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사랑하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나는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아직 선생님과 하고 싶은게 많고, 사랑도 나누고 싶었다.


이나 언니에게 고맙단 말도 하고 싶었다.


선생님의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마음과는 반대로 나의 몸이 식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가까스로 얼굴을 들어 선생님을 보았다.


"감사..."


감사합니다.


"사랑...."


사랑해요.



다시 한번 선생님을 보며 웃었다.


갑작스레 시야가 어두워진다. 아까부터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다.


나는 잠시 눈을 붙이기로 생각했다. 그 순간, 가까스로 유지되던 무언가가 갑자기 툭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가은은 눈을 감으며 생각했다.


자신에게도 봄이 찾아왔다고. 비록 짧은 봄이었지만, 겨울의 냉기를 녹이기엔 충분한 열기였다고. 

ㅡ기나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이었다. 그녀는 선생님의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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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줘서 고마워오 가은이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