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나는 한숨을 내쉬며 복도에 놓인 쓰레기를 버렸다. 정말이지 그 여자,변한 게 하나도 없이 일일히 짜증난다니까...!



"지금 이런 곳을 데이트 장소라고 정한 건가요? 버넷 경이 다른 건 몰라도 여심을 사로잡는 법은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 정도는 확실하네요."


"물벼룩은 이런 음식을 먹는 건가요? 흠,앞으로는 식당탐방보다는 미각 활성화가 먼저겠네요."



어찌저찌 연애를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그녀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다. 달라진 점이라고는 가끔씩 날 챙겨주거나 칭찬해주거나 살짝살짝 달라붙는 정도....?



"어라?"



생각해보니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아닌가. 처음 만났을 때 다짜고짜 면전에 욕부터 날리던 그때보다는 훨씬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어찌됐든 어제의 데이트 플랜도 가차없이 퇴짜를 맞은 후이다. 고급스러운 식당을 예약하면 귀족의 품격은 겉모습에서만 나오는게 아니라 하고 일반 식당을 데려가니 품위가 없다 말한다. 날보고 어쩌라는 걸까.



"하아,그냥 집에서 먹자고 할 수도 없고."



자랑은 아니지만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혼자 살다 보니 집요리에는 제법 능하다 자부할 수 있는 편이다. 사실 왠만한 요리집보다 낫지만 그렇다고 다짜고짜 내 집으로 초대할 수도 없는 법이니.



"에이씨,쓰레기는 또 왜 이렇게 많아?"



혼자 투덜거리며 계속해서 회사복도의 쓰레기를 치워나가던 중 휴대전화가 시끄럽게 울렸다.



"여보세요."


"오늘 시간 되나요?"


"시간이야 뭐...어제 그렇게 뭐라 하더니 바로 연락을 주네?"


"따,딱히 당신이 보고 싶다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니까 신경쓰지 마시죠!"


"알고 있어 그정도는. 그 쪽이 내가 좋아서 매달린다거나 그런 건 상상하기도 힘드니까."


"눈치없는 남자인 건 버넷 경이랑 판박이네요"


"응? 방금 뭐라 했어?"


"아무 것도 아닙니다. 오늘만큼은 저를 만족시킬 수 있기를 기대할게요. 아시겠죠?"


"그렇게 말해도 항상 결과는 똑같은데 뭐. 아무튼 알겠어. 몇 시까지 만나면 돼?"


"그렇네요. 지금이 6시니까....7시까지 회사 앞에서 만나기로 하죠. 저녁 식사후 가볍게 산책으로 마무리하면 되겠네요."


"오케이. 그럼 그 때까지 준비하고 있으라고."



삑-



전화를 끊고서 나는 부랴부랴 남은 청소를 후다닥 마무리하고는 휴대전화를 켜서 식당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어디를 고르든 퇴짜맞는 것은 똑같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예 대충대충 고르는 건 내 양심에도 찔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뾰족한 수가 잇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잠시 생각하던 중 묘안이 떠올랐다. 다른 사람,그 중에서도 믿을만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 거의 퇴근 시간이 가까운 지금 내 조언에 진지하게 답해 줄 사람을 찾기는 힘들겠지만 다행히 이미 내 머릿속에는 도움이 될 법한 사람이 한 명 존재했다.

아니,그걸 사람이라 부를 수 있나?





"그래서,퇴근을 준비하는 이 엘레강~스한 내게 무슨 일인가?"


"아,아니 그게. 조언을 얻고자 해서 좀..."


"흠,조언? 우리 코핀 컴퍼니의 청결을 위해 매일같이힘써주는데 그 정도 조언이야 얼마든지 해주도록 하지. 그래서 무엇이 궁금한건가?" 


"연애관련해서 조언을 얻고자 좀....."


"!!!SYStemErroR! 긴급 재작동 프로토콜을 시동,평행세계 시퀸스와의 접속 시작....."


"뭐,뭐야?!"



내가 사장님께 질문을 하자마자 갑자기 그 검은 몸체에 수많은 !가 떠오르더니 미친듯이 방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사장님 특유의 표정이 다시 로봇 표면에 떠올랐다.



"휴,잠시 에러가 있었군. 걱정말게. 어떤 질문에 관한 것이든 답은 얻었으니. 자,말해보게."


"연인이랑 데이트를 하려는데 확실한 데이트 플랜이 필요-"



쾅쾅쾅쾅쾅



사장님은 갑자기 벽에 머리를 박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또 잠시 후 사장은 여느때와 같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흠,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자네와 그 연인에게 어울리는 데이트 코스는 아마-"











카붕이들의 의견을 적어주십쇼. 2~3군데 정도 돌아다닐 생각.